개념상실? 초보운전자의 주차

2007.04.10
조회1,879

때는 저번주 일요일 이었습니다.

그 날, 여자친구가 ITQ 시험이 있다고, 시험장 까지 태워 달라고 하더군요.

뭐.. 주말이고 시간도 이른지라, 할 일도 없고 해서 응원차 태워주기로 했습니다.

 

일단, 시내에서 만난 후 대학시험장 까지 향했죠. 입구에 들어서고~ 시험장 건물 앞에 들어서고~

주차공간을 예리한 눈빛과 무긍무진한 동물적인 감각으로 사뿐하게 후진 주차하고,

여자친구에게 상큼한 응원의 뽀뽀와 함께 화이팅이란 말을 함부로 남발하고

시험장안으로 그녀를 냅다 보내 버렸습니다.

 

그러더니 그녀 나에게 한마디 합니다.

"나 올때까지 기다려~~개념상실? 초보운전자의 주차"

 

.....개념상실? 초보운전자의 주차

 

순간, 두주먹이 움찔 했지만 회사 교대근무 다니면서 자기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회계학 공부도 열심히 하는 그녀라

꾹 참고 견뎠습니다.

 

사람들은 속속히 시험장으로 입실 하더군요`

횡~ 합니다` 오고 가는 사람 하나 없고`` 햇빛은 쨍쨍하고~ 날씨는 바람도 선선하게 불며 참으로

그레이트한 날씨였습니다.

 

근데.. 막상 할 짓거리가 없더군요.

그래서 음악을 틀어서 흥얼 거리면서, 트렁크 안에 레자왁스를 꺼내서 차 안을 열심히 닦았습니다.

너무나 할 짓이 없었습니다..개념상실? 초보운전자의 주차 다시방 정리도 하고..흠..

 

다 끝내고, 시간이 대략 40분 남더군요.

그래서 운전석 의자를 뒤로 살포시 재껴 두고 음악에 심취하며 담배 한까치에 불을 붙였습니다.

 

엥..!?

 

갑자기 옆에 있던 멀쩡한 마티즈가 뒤로 스믈스믈 흘러 내려 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헉..!!!!!

저는 한마디 크게 외치고 차에서 냅다 뛰쳐 내렸습니다.

"조때따!"

그때 왜 제가 그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조땠었습니다.

 

부리나캐 후다닥 뛰어 내려가서 그 마티즈를 제가 온몸으로 막았었죠..

일단, 약간 평지쪽으로 올렸습니다. 

차주가 한 30대중반 여자분인걸 봤는걸 아는 저로써 혼자 한마디 했습니다.

"이 여자 사이드도 안 땡겨 놓고 갔네, 개념이 없구먼"

 

근데, 사이드를 확인해 보니깐 사이드가 눈에 들어 오기전에 오토기어가 "D"로 되있는 겁니다-_-^

"D로 되있으면 안 내려 갈텐데 왜 이래 ㅅㅂ"  

 

여튼.. 한 30분동안 있으면 시험도 끝나니까 오겠지 하고 기다렸습니다.

 

30분 지나고.. 사람들 속속 나옵니다. 근데 이 여자분.. 안나오더군요. ㅅㅂ

여자친구가 내려 옵니다. 그러더니 썩소 한방을 날리며 저에게 한마디 하더군요.

 

왜 남에 차에 기대서 개폼 잡고 있냐고.. -_-

 

'이 망할..'

 

여자친구에게 빨리 앞에 유리보고 전화번호 있나 확인하라고 한 후 전화를 걸었습니다.

여자분 전화 받더군요.

그래서 "마티즈 차주 되시죠? 잠깐 내려 오셔야겠어요" 그랬습니다

여자분 이 "왜요?" 이러더군요.

제가 또 한마디 했죠

"사이드 안댕기셨어요? 차가 지 멋대로 봄날씨 맞으며 놀러갈려고 하길래 제가 막았습니다"

여자분 놀라면서 알았다면서 내려 온답니다.

 

기다렸죠...

 

근데` 옆에 학생들로 보이는 어린 고딩or새내기님하 들이랑 재잘재잘 시험 이야기 하면서 내려 옵디다.. 자기는 잘 쳤는지 좋아 죽을려고 하더군요. "얘들아~ 난  A야~" 이러면서 건물 쪽으로 샤방 한번

날려주고 손까지 흔들어 주는 모습이 정말 하이킥 감이였습니다.

 

오더니 왜 그러냐고 하더군요.

직접 확인해 보세요.. 그녀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어머! 죄송해요..감사합니다

 

저는 두 어깨를 활짝 펴고, 꽃미남 얼짱각도로 그녀를 바라보며 이야기 했죠

아뇨, 괜찮습니다..

 

그녀 차 앞으로 향하더니 차 키를 문에 꼽고, 열쇠를 돌립니다.

철컥.

 

.......

 

문이 잠기더군요개념상실? 초보운전자의 주차

순간 초 움찔했지만... 민망하겠다 싶어서 표정관리 열나게 했습니다.

 

사이드를 올리고, 문 잠그고, 나에게 한마디 하네요..

고마워요, 나중에 밥이라도 한끼 사 드릴꼐요.

 

아.. 그래도 역시 나보다 세상 더 많이 사신 분이라 예절은 지켜 주시는 구나..

라고 생각을 했는데, 알았다고, 괜찮다고 한 후 또 고딩or새내기 들에게 말괄량이 처럼 뛰어 갑니다.

 

얘들아~ 나 A다~~

 

도대체 A가 뭔지는 몰랐지만. 너무 기뻐 보였습니다. 만약 내가 안 잡고 가만히 놔뒀더라면

어떻게 됬을런지... 그런 생각이 대략 0.3455초 만에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그 모습이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화가 조금 나기도 했긴 했습니다. 최소한 미안한게 있더라면, 그렇게 날뛰지 말고 그랬어야 하는데..

내가 바로 뒤에서 보고 있는데.. 왜 저럴까? 난 뭐 저런꼴 볼려고 한시간 동안 아무짓거리도 못하고

차에 기대어서 개폼만 잡아야 했는가..!? 이런 생각..

 

여자친구랑 이제 갈려고 차에 시동도 걸고~ 갈 준비 하는데,

그 여자분 와서 한마디 해 주시네요.

 

 

"오빠~ 고마워요♡"

 


 

제길.. 젊었더라면 어떻게 해보는 건데 ㅋㅋ개념상실? 초보운전자의 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