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물감-8. 아픈 첫사랑

始偶2007.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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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아픈 첫 사랑




“그래. 관심 있고 욕심가고 뺏고 싶었다면 줄래?”


“!!!”


두 사람은 내가 없는 듯 얘기를 하고 있다. 더욱이 무슨 물건에 대한 흥정하듯 나를 두고 줄 수 있냐 없냐를 묻고 있다. 나도 내가 이렇게 인기 많은 줄은 몰랐다. 더욱이 한 인물 하는 두 남자가 서로 나에게 관심 있다하니 십여 년 동안 이렇게 내 존재가 대단해 보인적도 없다. 헌데 좋아야 할 기분이 덜 익은 과일을 삼킨 듯 아리고 쓰다.


“아니, 내 깔이야. 내꺼야. 그래서 못주겠다!”


여직 나란 애 안중에도 없던 녀석이 이제서 덥석 손을 잡으며 제 옆으로 붙인다. 그리고 욕심쟁이 어린 아이가 장난감 손에 쥐고 자랑 할 때처럼 제 꺼라 쏘아붙이고 있다. 저 놈에 깔 소리 이제 딱지 붙겠다. 항상 꿔다 놓은 보릿자루인데 그 보릿자루 이름이 깔인가 보다. 누가 물으면 보릿자루 한번 안 쳐다보던 놈이 생각난 듯 그제서 그 보릿자루 보며 깔이라 한다.  


“그리고 제 입에 도장까지 찍었어.”


헉 자랑하듯 내뱉는 지완의 말에 보릿자루 얼굴이 빨갛게 물드는 것이 느껴진다. 난 고개도 들지 못하고 지완이 옆에 서 있다. 너무 창피해 이완 오빠 표정이 어떤가 살필 여력도 없는데 다행스럽게도 그때 막 문이 열리며 연우가 들어섰다. 문가에 있던 우리를 보고 반갑게 말을 건넨다.


“여기들 있었어?”

웃으며 우리 셋을 돌아 본다. 살벌했던 분위기는 일순 조용해 졌고 난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 두 사람만은 무슨 일 있었냐는 표정이다. 지완은 연우를 위해 웃어주고 이완 오빠 또한 알 수 없는 표정이다. 그리고 아직도 얼이 빠져 있는 내게 웃으며 말한다.


“겁먹지 마. 그 얼어 버린 표정 좀 어떻게 해봐.”


하며 검지손가락으로 머리를 콩 쥐어박는다. 장난스런 행동이었지만 난 얼굴이 빨게 졌다. 뭔지 모르게 연우를 돌아보게 된다.


“계속 할래? 계속 할까? 네가 선택해?”

이완 오빠가 지완에게 묻는다.

 

지완의 표정은 바로 구겨졌고 이내 연우를 본다. 지완에게 또 다시 보릿자루는 보이지도 않는 것 같다. 그러면서 왜 혹처럼 달고 다니는지, 그러면서 왜 깔이라 말하는지, 깔을 두고서 왜 자꾸 연우만 살피는지 꿔다 놓은 보릿자루 오늘 너무 많은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하다.


“아니, 그만. 나중에 얘기해.”


역시 지완은 연우를 돌아보며 말하고 있다. 이완 오빠 표정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이다. 한쪽 입 꼬리가 올라가고 여유 있게 웃어 보이기까지 하다. 


“그런 식으로 해서 네 거 지킬 수나 있겠냐?”


나를 돌아본다. 그 네 거라는 말이 나를 뜻 하나보다. 하지만 지완이 표정은 읽을 수가 없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하고 싶은 말을 참고 있는 게 역력해 보인다. 이완 오빠 표정은 여전히 느긋하다. 여유 있고 느리다.


“무슨… 무슨 얘긴데?”


알지 못하는 연우가 묻는다. 그때 또 다른 손님이 들어오고 어정쩡하게 입구를 막고 있던 우리는 자리에 앉아야 했다. 서로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도 처음 만난 사이처럼 서먹하고 어색하다. 자꾸 연우가 좋으면 사귀라던 이완오빠의 말이 생각난다. 지완이 연우를 좋아하기에 연우를 사귈 수 없다고, 그래서 관심 없다 말했다던 이완오빠의 대답이 겹쳐왔다.


연우가 껄끄러운 분위기를 눈치 채고 먼저 입을 연다.

“왜들 그래? 무슨 일 있었어? 뭐야?”

 

“나 그만 가야겠다. 승아야 다음에 보자”

이완 오빠가 일어서며 인사를 한다.


“오빠……?”

연우가 붙잡는다. 하지만 이완 오빤 눈인사만 하고 그대로 나가버렸다.

 

그에 비해 지완인 굳어진 표정으로 커피만 마신다. 영 껄끄럽고 불편하다. 연우도 지완이 표정만 살피고 있다.  그날 셋이 마주 앉아 커피만 마시다 나왔다. 커피숍을 나오면서 오늘은 혼자 가야겠구나 생각했다. 연우를 만나는 날은 의례 혼자 가야 했기에 두 사람을 향해 먼저 인사를 했다.


“그럼 가…….”

어정쩡하게 인사하고 돌아서는 내 팔을 지완이 잡는다.


“???”


“…타. 연우야 갈께.”


“어? 어…….”

연우도 놀란 것 같다. 처음 표정은 분명 당황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여니 때와 같은 표정으로 되돌아와 우리 둘을 향해 웃고 있다. 오토바이를 올라타면서도 뭔지 모르게 오늘 지완이 이상하다. 평소 같으면 분명 연우를 데려다 준다고 했을 지완이 왜 갑자기 연우를 뒤로 하고 보릿자루를 챙기는지 등 뒤에서 옆 자락을 겨우 붙잡고 복잡한 생각에 빠져 있는데 덥석 지완이 손을 잡아 허리를 감싸게 한다.


“꽉 잡아. 그렇게 허리춤만 잡고 있다간 떨어진다고!”


정말 이상하다. 언제는 꽉 잡으면 죽는다더니 그래서 그 뒤로 조심했었는데 원래 스킨십 싫어하는 놈이니 그러려니 했었는데 오늘은 손까지 끌어다 허리를 감싸 쥐게 하니 놀랄 일이다.


집 앞까지 와서는 바이크에서 내리는 내 이마에 입맞춤까지 한다. 놀라 이마를 부여잡고 멀뚱이 쳐다보는데 환하게 웃어 보이기 까지 한다.


“울보 간다. 잘 자라.”


그리곤 아무일 없었다는 듯 굉장한 소음 내며 멀어진다. 그러고 보니 오늘 첫 키스도 했고 입맞춤까지 당했다. 살며시 입술로 손을 가져갔다. 뭐 그렇게 낭만적이진 않았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다. 꿈꾸던 이벤트는 없지만 얼떨결에 이뤄진 키스가 나쁘진 않았다.


그 뒤로 지완은 어딘지 모르게 달랐다.  지랄스럽지도 않았고 걸을 때도 손 까지 잡아주고 또 오토바이 뒤에서 허리 춤을 꽉 잡아도 뭐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숙제나 공부로 날 힘들게 했고 한번은 독후감 숙제를 해줬는데 내가 쓴 글이 최우수로 뽑혔단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상은 안주고 누구 거 베꼈냐며 학생들 보는 앞에서 수 십대를 때렸단다. 그날 엉덩이가 아파 오토바이를 타지도 못한다며 나에게 투덜거린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글에 젬뱅이인 자기가 읽어봐도 잘 쓴것 같다며 나더러 작가를 하란다. 은근슬쩍 칭찬에 기분이 좋아졌다. 아마도 그때 지완의 말에 난 작가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 겠다. 또 몇 달이 흐르고 난 여자친구면서도 어딘지 여자 친구 같지 않은 존재로 여전히 지완의 옆에 달라붙어 있었다. 그러보니 그 어정쩡한 관계가 벌써 1년이 넘어서고 있다.


그리고 초여름쯤… 정말 기억 하고 싶지 않지만 그날 난 듣지 말아야 할 말을 들었다. 그리고 그때서 왜 지완이 나를 깔로 삼았는지 왜 지완이 나를 잡는 이완 오빠에게서 제꺼라 말했는지 확실하게 알게 됐다. 그리고 그렇게 나의 첫 사랑도 막이 내려졌다.


그날은 연우를 도서관에서 만나 우리가 잘 가는 커피 전문점으로 함께 향했다. 우린 공부 얘기를 했고 또 이완 오빠 얘기도 나왔다. 그러다 어린 시절 얘기가 나왔고 그 어린 시절 얘기에 내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우리 셋이 함께한 어린 시절은 없기에 나와 지완 아니면 지완과 연우 였기에 내가 둘의 대화에서 빠져 줘야 했다.


아니 지완이 어린 시절을 얘기하며 웃었고 그 웃음의 어린 시절엔 연우가 있었다. 둘이 서로의 어린 시절을 얘기하며 추억에 잠기기에 난 화장실을 핑계 삼아 자리를 떴다.


머리를 만지고 화장실에서 나와 테이블로 향해 갈 때까지도 지완과 연우가 여전히 얘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막 들어서려던 난 주춤 했다. 꼭 들으려고 했던 건 아닌데 불려지는 내 이름에 다가서던 걸음이 멈춰 섰다. 지완은 뒤에 있는 나를 알지 못했고 연우 또한 커다란 인테리어에 가려서인지 다가서는 나를 보지 못했다.


“오빠가 승아 좋아하나봐…….”


‘!!!’

다들 가만있는 나를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지완에게 끌려 다니면서 완전한 보릿자루 노릇을 해주니 내가 만만해 보이는 건가? 나에게 좋아하는 감정 하나 안보이면서 서로 나를 좋아한다 말하고 있다. 정말 웃기는 두 형제다. 지완이도 그렇고 이완 오빠도 이해 할 수 없다.


“무슨 말이야?”


“며칠 전에 오빠 봤는데… 그런 비슷한 얘기를 했어.”

말하고 있는 연우의 표정이 어둡다. 나에 대한 얘기가 끝나면 못 들은 척 테이블에 앉으려 했건만 계속해서 내 얘기가 흘러 나온다. 이젠 본의 아니게 엿듣는 꼴이 되고 말았다.


“걱정 마. 승아가 형 옆에 얼쩡이지 못하게 할 테니까 넌 아무 걱정 마.”


“…….”


“네가 아파 할 일 없어. 너 힘들게 하지 않을 거야.”


“… 네 여자 친구잖아. 너도 승아 좋아 하고 있잖아? 넌 괜찮아?”


연우가 지완에게 묻는다. 이완 오빠가 나를 좋아해도 괜찮은지 묻고 있다. 순간 가슴이 심하게 뛰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지완이 좋아진건지 두근댈 이유가 없는데 연우의 물음에 내 가슴이 쿵쾅 거린다.


왜 그리 초여름의 날씨가 좋던지 커피숍 안으로 부서지 햇살을 받으며 난 인테리어 뒤에 숨어서 두 사람의 대화를 숨죽여 듣고 있었다. 이런 장면 흔히 드라마에서 나온다. 이런 장면 뒤에는 항상 여주인공이 아파한다. 그 기분 나쁜 머피의 법칙은 잘도 들어맞는다. 연우의 질문에 들려오는 지완의 대답은 머피의 법칙 그대로다.


“아니. 좋아하지 않아. 좋아 한적 없어.”


‘!!!’

나도 모르게 손이 입으로 간다. 나오려는 탄식을 손으로 틀어막고 있다. 본능이 그만 들으라 말린다. 엿 듣는 건 나쁜 거라고 어서 자리를 뜨라고 말하지만 내속에 있는 악마는 다음에 들려오는 말이 진심이라고 그 말을 꼭 들으라 유혹했다.


“???”

연우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지완을 보고 있다.


“승아 좋아한 적 없어. 지금 좋다고 말하는 건 단지 형 옆에 가는 걸 막기 위해서야. 내가 그딴 기집에 좋아 할 것 같아? 모르겠어? 네가 아파 할 테니까 형이 너 외에 다른 사람에게 눈 돌리면 네가 아파 할 테니까. 그럼 그런 너를 보는 내가 아파 질 테니까.”


“!!!”

뭔가… 커다란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다. 턱 숨이 막히며 답답함에 가슴을 쳐댔다. 여직 아무 말 없이 바보처럼 끌려 다녔어도 그냥 나 좋다니까, 내가 자기 여자친구라니까 자기 깔이라니까 그냥 넘겼었는데 그 모든 것이 이완 오빠에게 다가가는 나를 막기 위함이었단다.


그러보니 갑자기 친절해진 게 이완오빠가 날 갖고 싶다 말한 뒤부터였던 것 같다. 얼마나 연우가 걱정되면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과 사귈 수 있을까? 다리에 힘이 풀린다.

 

“지완아…….”

묻고 있는 연우의 표정이 어둡다.


“괜찮아. 네가 그랬지? 나 때문에 형이 다가서는 너를 막는 것 같다고. 그래서 나에게 여자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네 한마디에 여자친구 만든 거야.  형이 승아를 좋아한다 말하는 이유는 하나야. 승아가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라 또 내가 가진 것에 대한 뺏고 싶은… 그런 욕심에서지 네가 걱정할 정도 문제 아니야.”


‘!!!’


왈칵 눈물이 나왔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왜 눈물이 날까? 이제라도 알게 되어 다행인데 바보처럼 눈물이 났다. 무조건 뛰어 나왔다. 눈물이 꾸역꾸역 새어 나와 앞이 보이지 않았지만 그곳에 있을 수가 없었다. 테이블에 걸려 의자와 함께 넘어지면서도 정신없이 빠져 나왔다. 나오려는 울음에 입을 틀어막고 뛰어 나오는 나를 누가 잡는다. 눈물 그렁해 올려다보니 이완 오빠다.


“무슨 일이야? 왜 그래 승아야?”

하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연우가 오빠를 좋아한다거나 지완이 내가 이완오빠에게 다가갈까 혹 그로 인해 연우가 아파할까 나를 잡고 있고 또 나를 찾은 이유가 연우의 그 한마디에 그녀를 위해서였다고 어느 것 하나 말 못하고 울고만 있었다.


눈물범벅인 나를 보고 이완 오빠가 놀란다. 잡은 팔을 놓지도 못하고 나를 보고 있다. 그때 지완이 달려와 나를 거칠게 돌려 세운다. 그 뒤로 연우도 보인다. 


“뭐야? 뭐 때문에 그래?”


난 주저하지도 않고 지완의 뺨을 날렸다. 빨갛게 물드는 뺨을 보면서도 씩씩거리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 연신 눈물이 나고 연신 주체 할 수 없게 화가 났다. 지금 지완의 행동도 이완 오빠 옆에 있는 내가 싫어서 아니 좀 더 정확하게 연우가 그 모습을 보는 게 싫어서 남친인 척 붙잡는 행동 같았다. 역겹다. 


“미쳤어!”

지완이 소리친다.


“그래! 미쳤다 이 인간 말종아!! 미쳤으니까 다신 내 앞에 나타나지마!”


나도 되받아 쳤다. 정말 무식하게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 댔다. 눈물 콧물 범벅이 돼서 온통 얼굴이 눈물 천지를 하고 지완에게 소리를 질러 댔다. 그때는 이성이란 게 없었다. 세 사람의 얽힌 관계가 뭔지 웃기지도 않은 관계에 나를 끌어들이고 멋대로 장난친 것 같은 지완에게 이성이란게 있을리 없었다.


연우나 이완오빠가 놀란 눈으로 지완과 나를 바라 봤지만 그날 난 내 웃기고 어설픈 첫사랑에 종지부를 찍었다.


“왜 그래? 이유나 듣자”

지완도 평소 같지 않은 나에게 놀랐나보다. 흥분하려는 저를 억제하며 물어 온다.


“네가 마음에 안 들었어! 학교에 나타나 오토바이에 태울 때부터 아니 마법의 성에 나타났을 때부터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 다들 뭐라고 해도 잘해주고 싶었어. 몰랐어 그게 좋아하는 마음으로 변할지 그 어릴 땐 몰랐어. 이제까지도 몰랐고 그런데… 그런데 그렇게 좋아했었나봐. 이렇게 마음이 아픈걸 보면… 화가 나게 아니 바보 같게…….”


눈물 때문에 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거칠게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고 말을 잇는다.


“나한테 지저분하다고 해도 부모 떨어져 혼자 와있는 네가 측은해서!!! 사랑받지 못하는 것 같은 네가 안 돼 보여!! 훌쩍… 무시하고 괄시하는데 그런데도 너가 좋아졌는지… 바보지 하지만 다행이야 이제라도 알아서…….”


지나가던 사람들이 쳐다본다. 그런데도 난 창피함을 잊은 지 오래다. 아까 지완의 대답을 들은 후론 이성이란 것이 마비 됐다.


“너란 놈은 누가 좋아해 줄만한 놈이 못 된다는 걸 이제 알았어. 왜 너를 혼자 뒀는지 이제 알겠다!!”


흥분해 하지 말아야 할 말까지 튀어 나오고 있었다.


“죽을래? 민승아 너 죽고 싶어!”


“그래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너 같은 놈을 상종하느니 죽는 게 났지!”


“이게 미쳤나?”

팔목을 움켜잡고 제 쪽으로 잡아당긴다. 이성을 잃어서인지 보통 때라면 그런 지완에게 겁먹었겠지만 그날은 두려움도 없이 날뛰었다. 그리고 이러는 이유를 세 사람이 다 알아 들을 수 있게 마지막 말을 쏟아 냈다.

 

“그래 나 미쳤다. 그러니까 내 앞에 다신 나타나지마. 절대 너 네 형 근처도 안 갈 테니까 너도 내 눈에 띄지 마. 내 가까이로 오지 말란 말이야!!!!”


거칠게 팔을 뿌리치고 뛰었다. 어떻게 집에 왔는지 기억이 없다. 계속해서 눈물이 흘렀고 몇 번이나 같은 길을 헤맸던 것 같다. 늦은 밤 집으로 들어왔을 때 큰 오빠의 잔 소리를 들어야 했고 작은 오빠의 타박을 들어 했다. 하지만 둘 다 눈물로 팅팅 부은 얼굴을 보더니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다.


그날 밤은 날을 꼴딱 샜다. 다음날 지완이 학교로 찾아왔다. 정문 앞에서 기다리는 지완이 보였지만 무시하고 지나쳤다. 그런 나를 인혜가 놀라서 쳐다봤고 혹 내가 못 봤나 싶어 지완의 존재를 알려준다.


“끝났어. 재랑 나 아무 사이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마.”


인혜 손을 끌고 성큼 성큼 걸어갔다. 그런 나를 지완이 거칠게 돌려 세운다.


“할 말 있다고! 들어야 할 거 아냐!!!”

 

“난 네깐 놈이랑 두 번 다시 말하고 싶지 않아. 다신 내 앞에 나 타나지마! 내 인생에서 너와 연결된 모든 부분을 빼낼 수만 있다면 모두 빼내고 싶은 심정이니까.


“설명 좀 들어봐.”


“설명? 변명이 아니라? 됐어 그 무엇이 됐건 네가 조금이라도 날 생각해준다면 다신 나타나지마.”

말할 건덕 지도 또 말하고 싶지도 않았기에 너까진 놈이 싫어 졌다는 말로 피했다. 그 뒤로 지완이 교문 앞에 서있어도 완전히 무시하고 지나쳤다. 마침 승서 오빠 고집으로 대학 근처로 집을 옮기게 됐고 그로 인해 부모님도 시골을 정리하시고 올라 오셔야 했다.


옮긴 집에서도 지금의 학교가 가히 멀지는 않았지만 난 반대하는 부모님께 투쟁하다 시피 학교를 옮겼다. 그리고 어떻게든 지완이나 이완 오빠와는 가급적 마주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지완의 말대로 꼭꼭 숨어 있었다고 할 정도로 난 마법의 성도 멀리 했고 어쩌다 지완의 얘기가 들려 와도 귀 막고 눈 막았다.


그렇게 나의 짧지만 긴 첫 사랑도 끝났다. 다 잊었다 생각했고 잊으려고 했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 이곳 마법에 성에서 또다시 지완을 만난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서도 모른 채 난 또 다시 얽혀가고 있다. 내 짧지만 아픈 사랑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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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몇 편 안 썼습니다만 제 글을 다 조금씩 다르게 쓴다고 썼는데도 비슷비슷했나봅니다. 첫글은 완전 만화같이 쓰고자 했고 두 번째 글은 진한 로맨스를 쓰고자 했고 세 번째 글은 달콤한 코미디를 쓰고자 했습니다. 이번 글은 슬프지만 울음을 삼키는 뭐 그렇게 쓰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글의 느낌이나 색깔도 조금씩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전 그렇게 쓴다고 썼었는데 비슷비슷한지 쉽게 알아 보십니다.


많은 분들이 묻습니다.  어찌들 그리 금방 아셨는지 확인 하시고 왜 바꾸셨는지 묻습니다. 아마도 통을 보시고 알아 채 신 것 같습니다. 제 통에 일주일에 한 두분딱 그정도만 (푸하하)오십니다. 그분들께는 알려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통에 수채물감을 오픈했습니다. 나중에 완결 후에 저장해 놓을 곳이 그곳이기에 그때 속았다 하실까 그곳에만은 오픈했습니다.


동구 밖을 쓸 때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때 중심을 잃고 힘들었었습니다. 글이 안 돼서 보다 간단한 로맨틱 코미디 었는데 많은 님들이 그냥 제 네임만 보고 읽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 생각했습니다. 다음엔 네임을 바꾸자... 뭐 그렇게요. 제가 쓰고 싶은 글 쓰고 딱 고정도만 공감하고 제 글이 좋다는 분들과만 나누고 싶었습니다. 아... 설명이 잘 안되는데 여튼 그랬습니다.


수채 물감이 완결까지 가면 아마도 전 님들의 원망을 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완결까지 생각하고 글을 시작합니다. 대충 토대까지 생각한 후에 글을 쓰며 살을 붙입니다. 그 선에서 넘지 않습니다. 글을 늘리지도 않고 님들 의견대로 하지도 않습니다(진짜 나쁘죠? 하하) 이글도 제가 쓰고자 했던 대로 이어 가고 있습니다. 좀 밋밋하고 재미없을 수도 있겠지만 끝까지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참 !!! 저를 알아보시는 많은 분들 이뻐 죽습니다. 히~ 다들 한 번씩 와보세요 갈비뼈가 뿌러지도록 안아보게 푸하하 감사합니다.            -벤자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