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에 두고 내린 청년의 지갑을 돌려주었어요

나 아줌마2007.04.12
조회2,204

작년 4월에 겪었던 일입니다.

 

그땐 심야에도 일을 했었는데, 새벽 1시쯤 서울역 근처를 지나다가 5대 정도만이 대합실에 서 있길래

 

맨 끝에 줄을 섰습니다.

 

도착한 열차가 없어서일까..한 10분쯤 서 있었네요..그때까지 맨 꼴찌로요..

 

그런데 저만치 두 명의 청년이 앞 택시들을 흘끔흘끔 쳐다보며 제 쪽으로 올라 오고 있는 겁니다.

 

택시 경력이 3개월 남짓된 저로서는 그 청년들의 행동이 궁금하기만 했죠..

 

"무슨 일일까?"

 

결국 저한테까지 와서 말을 걸길래 창문을 내렸습니다.

 

"왜 그러시죠?"택시에 두고 내린 청년의 지갑을 돌려주었어요

 

"저기요, 정말 죄송한데요..명동좀 가주시면 안될까요?"택시에 두고 내린 청년의 지갑을 돌려주었어요

 

제 사전엔 아무리 가까운 거릴지라도 승차거부란 없기에 기꺼이 타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명동으로 가는 길에 물었습니다.

 

"왜 앞차에 타지 그랬어요?"

 

"단거리는 다 안가시잖아요. 그래서 이 친구랑 둘이서 어떤 기사님이 태워주시려나 인상을 보면서

태워주실만한 분을 훑으며 온 거였어요."

 

"내 인상 고약하지 않아요? ㅋㅋㅋ"

 

"아녜요...이렇게 고생 안하게 태워주셔서 고맙습니다."

 

할증시간대여서 3천여원이 나왔습니다. 청년들을 목적지에 내려주고 저는 이태원쪽으로

 

나갔던것 같네요. 가는 중간에 신호등에 걸려 있을때였어요.

 

평소엔 손님 내리고 나서 잘 살피지를 않았는데..그날은 무심결에  뒤를 보게 됐는데..뒷자리에 검은 반지갑이 떨어져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일단 지갑을 잘 챙겨 조수석 트렁크에 넣어두었습니다.

 

그렇게 일과를 마치고는 집으로 돌아왔고, 이튿날은 휴무일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지갑을 살펴보니 어제 그 청년의 신분증과 대기업사원증, 그리고 현금 2만원, 각종 상품권, 각종 신용카드 등등이 들어 있는 거였습니다.

 

다행히 그 청년의 명함도 발견...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받질 않는 거였어요. 아마도 낯선 번호라 그럴수도 있겠다 싶어 바로 문자를 보냈지요.

 

"어제 택시에 두고 내린 지갑 돌려드리려는데 전화 안받으시네요"택시에 두고 내린 청년의 지갑을 돌려주었어요

 

이랬더니 바로 전화가 왔습니다.

 

"저기요, 제가 오늘 일본으로 출장을 가는데요..죄송하지만 지갑좀 인천공항으로 갔다주실 수 없을까요?"

 

"아고..이런..제가 오늘 휴뮤일이라 차가 없어 못가구요..제 전화번호 청년의 핸펀에 떴을테니까..

출장 다녀와서 연락해요..잘 보관하고 있다가 돌려드릴게요.."

 

"죄송하지만요, 제가요..신용카드로 오늘 항공료 계산을 해야해서요. 저녁에 출국하니까 죄송하지만

아무 택시나 잡아서..아니면 퀵으로라도 알아봐서 오후5시 정도까지 인천공항으로 보내주심 좋겠는데요."택시에 두고 내린 청년의 지갑을 돌려주었어요

 

"아, 그런 사정이 있었군요..그래요. 얼른 알아봐서 다시 연락드릴게요.."

 

저는 모처럼 친구들과 시내에서 점심 약속을 한터라 그리 자유로운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최선을 다해 보기로 했습니다.

 

마침, 약속 장소에서 만난 한 친구가 그동네 사정을 잘 아는지라, 퀵도 알아봐주고 했지만..일욜에는 퀵도 잘 없었고..마침 한 군데가 있긴 했는데..신당동에서 인천공항까지 10만원을 달라는 겁니다.

 

퀵은 넘 비싸고 해서 .. 그러자니 아무 택시나 잡고 보내기도 그렇고..결국 이리저리 생각해 보다가

같은 회사 동료 기사분 가운데 교대시간에 종종 태워주시는 분이 떠올랐습니다.

 

그분에게 전화를 드렸더니..넘 좋아라 하시며 흔쾌히 가겠다고 하셨습니다.택시에 두고 내린 청년의 지갑을 돌려주었어요

 

그렇게 그분에게 그 청년의 전화번호를 적어  지갑과 함께 전달해 드렸고, 청년에게는 동료 기사분의 전화번호를 알려 주었습니다.

 

잘 보관해두었던 청년의 지갑은 그렇게 해서 주인의 품으로 무사귀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가끔씩 택시에 중요한걸 두고 내렸다가 못찾았다고 속상해하는 분들을 만나곤 하는데..그럴때마다

참 안타까운 생각이 들면서..이 청년들과의 기억이 되살아나곤 한답니다.택시에 두고 내린 청년의 지갑을 돌려주었어요

 

여러분들 택시에서 내리실땐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심정으로 잊으신 물건없이 내려주세요..꼭이요!택시에 두고 내린 청년의 지갑을 돌려주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