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대의 사랑노래

김정미2003.05.03
조회419

"이름표를 붙여 내 가슴에~ 확실한 사랑의 도장을 찍어~"

구수한 현철씨의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안개속에서 나는 울었어~ 외로워서 한참을 울었어~ 사랑하고 싶어서 사랑받고 싶어서~"

비록 몸매는 아니지만 애띤 목소리의 사십대 아줌마 혜은이씨의 노래도 감미롭습니다

"창 넓은 찻집에서~ 다정스런 눈빛으로~ 예전에 그랬듯이 마주보며 사랑하고파~"

내 또래의 분위기 있는 가수의 노래도 이 아침을 환하게 해 줍니다

 

"엄마 참 이상도 하지

저 사람들이 지금 누구에게 저런 사랑고백 노래를 부르는 거야

엄마같은 사십대 아줌마 아저씨들이..."

"..."

갑자기 말 문이 막힙니다

"엄마 저 가수들이 다 애인이 있는거야?  내가 듣기엔 서로의 배우자에게 하는 고백은 아닌것 같아"

그러고 보니 저도 의문이 들어졌습니다

옛사랑을 생각하면서?  아니면 아이 말대로 애인에게?  바램의 노래?

아이 생각으로  사십대의 사랑노래가 마구 혼란스러운가 봅니다

새삼 이 나이에...

추억으로도 , 상상으로도,  바램으로도 설득력을 발휘할 수 없는 저 애달픈 사랑노래

아이 생각엔 그럴 것입니다

중년에 불러지는 사랑노래라면 적어도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라든가 "장모님 우리 장모님" 이라든가 "당신" 같은 노래정도라면

몰라도 말입니다

마치 십대인 자기네들처럼 이성을 열렬히 사모하는  노래를 사십대가 애절하게 불러대고 있으니...

특히 태진아씨의 노래에 가서는 그 절정을 이룹니다

"사랑해선 않 되나요~ 정이 들면 않 되나요~     이미 사랑해 버린걸~ 깨어진 유리잔인걸~"

아이 질문에 슬그머니 문닫고 방을 나서는 엄마

아이가 던져주는 물음에 잠시 생각해 보는 엄마 되어봅니다

그 옛날 우리조상님들 성과 관련된 어느것이라도 세상에 드러냄을 부끄러워 했던 시절처럼

우리 이 나이에 지극히도 조심스러운 단어가 " 사랑 "인것 같습니다

아이가 결코 이해 못하는 사십대의 유행가가사처럼

우리네가 결코 마음밖으로 드러낼 수 없는 단어이기에

우린 어쩜 노래만으로 대신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노래에 까지 이해를 요구하지는 않기를...그런 질문하는 아이가 내 나이가 되어 그 답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을때 까지...

"흔한게 사랑이라지만~ 우린 그런 사랑 원하지 않아~ 바라만 봐도 웬지 그냥 좋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