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상품 투기서 벗어나라?

유후2007.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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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이나 뉴욕, 밴쿠버 등지의 집값이 최근 40% 이상 올랐어도 국민적 관심사가 되거나

투기가 난무하지 않는다. 따라서 시끌벅적한 부동산대책도 나오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부동산 투자는 숨어서 하는 게 아니라 건전한 자산 증식으로 인식되고

투자수익률까지 공개될 정도로 개방적이다.

이에 반해 왕에게 모든 토지의 소유권이 있다는 왕토사상(王土)에서 이탈해

부동산이 사유화되고 투자의 대상이 된 지 70~80년이 지났지만

우린 여전히 투자와 투기 사이에서 고민하고 부동산을 음지 투자의 대명사로 여기며

투자자를 죄인시하는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토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선진사회를 향한 토지정책 방향 및 추진 전략 연구

`(채미옥, 정희남, 송하송 연구진) 자료를 보면 우리 사회의 부동산 투자 문화가

한 단계 성숙되어 가는 게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투기(?)의식으로 흐르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투기의식의 내면화와 사권의식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기회가 되면 토지를 이용해 자산을 증식시키겠다`는 응답이 지난 1979년 51.1%에서

작년에는 67.5%로 크게 높아졌으며 `여윳돈이 있으면 토지나 건물에 투자하겠다`는 비율도

79년 28.6%(토지 17.8%, 건물 10.8%)에서 57.4%(토지 29.9%, 건물 27.5%)로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유형별 선호도를 보면 말이 투자지 실제로는 투기를 하고 싶은

국민적 욕망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음을 더욱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지난 79년 기타(27.2%)-농지(26.4%)-택지(24.9%)-투자목적

농지ㆍ임야(11.9%) 등의 순으로 선호했으나,

작년 조사에서는 투자목적 농지ㆍ임야(34.2%)-택지(31.9%)-

기타(17.1%)-농지(13.3%) 등의 순으로 바뀌었다.

이는 갈수록 토지 등 부동산을 통한 재산증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크게 약화되면서

부동산 투기 욕구가 강해졌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특히 토지에 대한 투기적 욕구가 증폭되고 있다는 것은

`부동산 투자=투기`라는 등식을 고착화시키고 이는 숨어서 하는 투자라는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결정적 동기가 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국민적 투자의식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주택과 토지에 대한 투기적 투자를

제도적으로 원천 봉쇄하는 반면 나머지 상업용 부동산 등 다양한 투자대상에 대해서는

물꼬를 트는 정책의 방향 전환이 절대 필요하다.

또 투자 대상을 다양하게 확대하고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얘기이다.

이를 위해서는 토지의 공공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 수준을 높이고

토지정책의 규범성 회복이 절대 필요하다.

또 투자자 역시 부동산시장이 선진화되면서 투자 흐름이 크게 바뀐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예컨대 인구 감소와 도시화의 안정 추세 등은

원시 부동산 상품인 주택과 토지의 수요를 크게 약화시킨다.

원시 상품의 투자 시대는 가고 상업용 부동산 등 이른바 성숙된 부동산시장이라 할 수 있는

리테일 시장이 주류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오는 2018년을 정점으로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우리나라의 경우

향후 주택이나 토지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는 주택이나 토지의 투자매력을 크게 떨어뜨릴 것이다.

 

선진시장의 경우 투자 패턴이 직접 투자가 아니라 리츠 등

간접투자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05년 이후 증권투자의 패턴이 직접투자에서

펀드투자로 급속하게 바뀌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주택이나 토지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얘기이다.

선진국 부동산시장이 우리와 달리 투기가 문제화되지 않고

건전한 투자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리라.

 

(ch100@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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