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퍼챠일드 #42

crux2007.04.23
조회103
 

#42.


 그가 이번 인사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을거란

 것은 말 할 필요도 없다.

 

 나는 이제껏 직장 생활에  연줄이나 친분관계에 전혀

 기대질 않고 지내왔다.

 

 만약 이 사람이 내 승진을 본사에 적극적으로 건의하질

 않았다면 이번과 같은 중요한 인사에서 내가 발탁

 되기란 절대 불가능했을 것이다.


 소장은 자신의 이사 선출 건 이외에도 내 문제까지 돕느

 라 그동안 연구소에 모습을 잘 나타내지 못할 정도로 바

 빴다.


 스스로가 그런 상황에 대한 얘기를 먼저 꺼내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내가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 또한 이 남자가 모를 리

 없었다.


 직장 생활에서는 이런 피할 수 없는 빚이 종종 생기는

 경우가 있다.

 

 물론 이 남자는 치졸한 생색 따위나 낼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그렇지만 내 마음에 지워진 부담은 쉽게 떨어내기가 어려울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진다.


“소장님께서 많이 도와주신 것 알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어쨌든 그에 대한 인사를 해야할 것 같아 입을 열었다.

그는 내 말에 굳이 부정을 하지는 않는다.


“뭐, 윤 실장님께서 소장으로 임명되는 것은 우리 연구소

 에서 본다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본사의 선입견은

 꼭 그렇지가 않아서요.”


 그는 비서가 우리 앞에 가져 온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말을 계속했다.


 “윤 실장님의 경력이나 지금껏 우리 회사에서 쌓은 실적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지만 아무래도 첫 여성 소장이라는

  점도 그렇고...........또한 최연소라는 것도 좀 말이 많이 있더

  라구요.”


 듣고 있자니 좀 억울하다.

 이건 남녀 차별적인 문제가 아닌가.

 

 더군다나 최연소라는 관점도 편파적이다.

 최연소 소장이 되는 것은 사실이긴 하지만 그렇게 파격적인

 인사는 절대 아니다.

 

 지금의 소장이 임명되었을 때의 나이도 지금의 내 나이와

 비교해보면 겨우 3살이 많았을 뿐이다.

 

 결국 여자라는 입장을 사람들이 핸디캡 이상으로는

 봐주질 않는 것이다.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