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할까요..

2007.04.26
조회147

여자이고 20대 후반입니다

하루하루 엄마아빠는 지쳐가시고.. 저는 일을 하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공부한다고

지금 고시원에서 총무노릇한지 1달째입니다

 

아버지가 아프신지 오래라 엄마가 식당다니며 일을 했는데.. 이제 엄마도 지쳐가나봐요, 왜아니겠습니까

 

그럴때마다.. 제가 지금 공부를 한답시고 이러고 있는게 맞는지..

지금 당장에라도 나가서 일을 해야 하는게 아닐지..

정말 많이 혼란스럽습니다

 

제가 스펙이 뛰어나질 않아서.. 지금 제 자신으로는 엄마아빠 모시고 살기도 빠듯한 입장이라서..

장기적으로 보자고, 엄마아빠 일이년 사실것도 아니니까.. 나를 발전시켜서 좀더 좋은 환경을 만드려고..

그러나 우리 엄마는, 오늘 아침에도 일을 나가시며 울먹거리시더군요..

엄마의 쉰 목소리를 들을때마다 가슴이 찢어집니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올 11월에 엄마가 곗돈을 탑니다.. 이천만원 타고 집에 조금 있는거 보태서 장사를 하려합니다..

그치만 조금 더 빌려야겠죠.. 그래서 엄마는.. 제게.. 이왕 고생한거 조금만 더 하면 안되겠냐고..

가게 차려놓고서 하면 안되겠느냐고..

 

그치만 제가 너무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정말 자괴감이 많이들었고..

아무 생각없이, 아무 낙도 없이 그냥 하루하루 죽어가는 기분으로 일했거든요

정말 어렵게 그만두고 나온건데.. 여자나이 20대 중반, 최고의 시기일수도 있는 그 시기에..

저는 밤낮없이 일을 했고.. 일끝나면 횟집에서 알바를 하고, 일주일에 한번 횟집 쉬는 날은

일당을 받고 식당에서 밤샘을 하며 돈을 벌었죠..

친구도 지난 사년여동안 일년에 두세번.. 시집간다 할때만 얼굴내밀기가 일쑤였고..

쉬는날은 뻗어서 잠자기 일쑤.. 늘 몸이 피곤해서 약을 달고 살았고.. 

변변한 옷도 화장품도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집 빚은 다 갚았죠.. 지난 4년동안..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정말 많이 지쳤습니다..                       

 

결혼까지 약속하고 만난 사람이 있었으나.. 그 사람 집과 우리집이 너무 차이가 나서..

당장 결혼하면 미국으로 가 살아야 하는데(시민권자 집안이라) 그럼 부모님은 어떻게 해야하나..

남친집에 엄마 아빠 가게라도 하나 차려주라하면 안되냐고.. 엄마가 울면서 얘길하더군요..

제 입으론 죽어도 남친에게 그런 말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날 정말 아껴주던 사람인데도..

그 부모님도 절 참 예뻐해주셨는데도.. 자존심이 뭔지.. 미안하기도 했구요.. 우리집 짐을 넘긴다는게..

그래서 일방적으로 헤어져버리고 나니.. 남자 만나기도 힘이 들구요..

이제 나이가 20대 후반이라 만나는 사람들 다 결혼을 생각하며 만나니까.. 저는 결혼할 생각이 없으니까..

 

아뭏든 이런저런 생각으로, 공부를 할때 안한걸 뼈에 사무치도록 후회하면서..

이제라도 안늦었다고 해보자고 시작했는데..

 

조금만 더 참고 일을 해야 할까요.. 지지난달엔 내가 지금 공부한답시고 이러는게 사치인것 같아서

당장 돈을 벌어서 가게라도 차려놓고, 자리잡아놓고 해야겠다.. 싶어서

바에서 일했습니다.. 당장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 싶었습니다..

스펙이 뛰어나질 못한지라.. 그리고 이젠 나이도 많은지라 일 구하기가 힘들기도했구요

(그전에 일을 한것도 서비스업입니다)

 

그러나 한달을 못하겠더군요.. 그 많은(비교적) 급여엔 물론 남자들의 추근댐과 사회적인 경멸과

편견등이 포함되었기때문에 그나마 많다고는 생각을 했지만..

제가 그걸 견디기가 힘들더라구요.. 돈때문에 참아보자 참아보자 매일 아침 수련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생판 모르는 남자들과, 그것도 말상대가 필요해서 바에 혼자 찾아온 남자들을 대하며

웃어주고 이야기하는게 정말 힘들었습니다, 성격이 안맞았겠죠.. 자괴감이 더 심해져서

자살할까 충동을 많이 느꼈고.. 그래서 시도도 했습니다만.. 죽기가 쉬운일이 아니더군요..

몇번 실패하고서.. 이렇게 용기 없어서 죽지도 못할거.. 죽지도 못하고 살아야 할거.. 멋있게 살자..

안구질구질하게 살자.. 하고 눈 딱감고 고시원에 들어와버렸는데..

 

너무 답답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엄마 아빠 모시고 살건 맞고, 고생시키고 싶지 않고..

그러려면 내가 자리를 잡고 장기적으로 봐야 할텐데..        

지금 당장 힘들어하는 엄마를 보면서.. 여기 처박혀있는 내가 참.. 나쁘게 느껴집니다..

올 11월까진 일을 해야할까요..

일을 해서 가게를 차리고 나서.. 그때서 공부를 해야할까요..

 

구직이 두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전에 워낙 한곳에 한 분야에서만 일을 5년을 했어서

다른 일을 구해보려고 했을때 정말 내밀만한 스펙이 전혀 없었거든요.. 나이도 이젠 많아지고..

그치만.. 당장 나가서 식당에서라도 일은 할 수 있습니다.. 몸이 힘든것은 겁이 안나지만..

저는 왜 이렇게 망설이고 있는걸까요..

 

 

가게를 차린 뒤에 한동안 봐줘야 할것이고.. 또 막상 잘 안되면.. 그걸 감당해내려면

내가 자리를 잡아야만 할텐데.. 나도 아무것도 없이 엄마랑 식당이나 하다가 망해버리면

뭘 해서 그걸 갚아나가야 합니까.. 그래서 공부를 하는건데..

 

저처럼.. 부모님의 능력이 특별하지 않고.. 힘든 상황에서 다른 분들은 어떻게 부모님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지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우리집만 이렇게 힘든건 아닐테니 말입니다..

빚은 없습니다.. 다행히 빚 다 갚아서 홀가분한 마음에 일도 그만둔건데..

하루하루 늙어가는 부모님을 볼때마다 마음은 조급하고.. 미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