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날같은 턱선, 가는 목, 두드러진 쇄골, 굴곡이란 없는 팔뚝과 허벅지.. 망과의 잠자리에서 가장 불만스런 점을 말하자면 서로의 뼈가 부딪혀 덜거덕 거리는 느낌이다. 루미는 그런 아픔까지 참아내지만 망은 가끔 뼈에 찔려버릴것 같다며 투덜거리곤 했다. 망이 그럴때마다 루미는 흥분이고 뭐고 기분이 팍 상해서는 망을 밀어내버린다. 그렇게 분리된 서로의 서글픈 알몸을 보면 루미는 늘 끝도없이 우울해졌다.
루미는 영화속 여자의 몸을 떠올려 본다. 턱과 목의 경계가 부드럽게 이어지며 변화무쌍한 굴곡으로 이루어진 몸의 실루엣.. 움직임의 반동에 출렁거리던 육체의 파도. 살이란 조직의 덩어리로 이루어진 육체의 선율이 그토록 감동적일 거란 기대는 단 한번도 한적이 없었다. 하지만.. 남자의 무게를 한없이 감싸안을 것만 같은 그 따스한 육체를 어느 남자가 마다하겠는가. 망도 예외는 아니겠지. 망의 생각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 난 루미는 눈을 꾹 감는다.
망을 갖기 위해 얼마나 갖은 노력을 했던가.
망은 한때 셀 수 없이 많은 여성들을 울렸던 유명 영화배우다. 그리고 루미는 망이 출연하는 영화라면 모조리 섭렵하던 망의 극성팬이었다. 비싼 3D시뮬레이션 장비까지 구입해서 영화 속 여주인공이 될 때면 망을 어렴풋이 느낄 수는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수가 없었다. 루미는 진짜 망을 갖고 싶었다. 그래서 루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망에게 접근하는데 성공했으며 모든 여자들의 비난을 축복삼아 망을 차지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소중한 망이 벌써부터 루미에게 싫증을 느낀 것 같아 견딜 수가 없다. 변덕이 심하고 싫증을 쉽게 내는 망이라는 걸 알기에 루미는 망의 달라진 손길하나에도 신경이 바짝바짝 곤두서곤한다. 망을 영원히 사로잡을 수 있는 어떤 것. 그것을 위해서라면 루미는 불길도 마다않고 뛰어 들 수 있다. 그리고 지금껏 그렇게 모든 것을 망을 위해 받쳐왔다. 하지만 그걸로도 부족한 거라면.. 이제 남은 것은 한가지 방법뿐이다. 남자들이 그토록 열광하는 영화 속 여자의 몸. 내가 그런 몸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루미의 심장이 거칠게 뛰기 시작한다. 아니, 가슴이 벅차올라 터져버릴것만 같다. 그런 몸을 갖고 싶다는 열망이 불타올라 숨이 막힐 것만 같다.
하지만 어떻게..
현 사회는 롤리아 외의 음식물은 찾아볼 수도 없을 뿐더러 그러한 음식물의 섭취는 법적으로 강력히 금지되어있다.
루미의 기억이 시작된 때부터 Food라는 건 그 이름만으로도 공포였다. 단 한번의 복용만으로 평생을 금단증상에 시달린다는 가공할 만한 중독성.. 그로 인해 잔혹한 마약으로 치부되는 그것. 조금만 먹어도 비대한 괴물처럼 변한다는 그 Food라는 것. 그렇게 사람들은 Food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 철저히 교육받고 세뇌당해 왔다.
하지만 오늘.. 루미는 Food의 부작용에 완벽히 매료당하고 만 것이다. 교과서에서 등장하던 비대한 사람들이 다가 아니란 걸 알아버렸다. 진실은 왜곡되어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얼마나 먹어야 그녀들과 같은 육체를 완성할 수 있을까? 아니, 우선은 어떻게 그것들을 구할 것인가. 당장이라도 영화속의 육체를 갖고 싶다는 생각에 루미의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어떡한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 가끔 Food를 불법복용 하는 자들이 수용소로 끌려간다는 소문을 들은 적은 있다. 하지만 그들은 평생토록 격리된 채 살아가야 한다. Food공급의 확산을 막기 위함이리라. 그렇다면 어딘가 공급처가 있음이 분명하다. 그 비밀 공급처를 찾아야 할것이다. 찾을 방법이 있을 것이다. 분명 어떤 실마리가 있을 것이다.
루미는 Food와 관련된 각종 기사를 찾아가며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분명 무언가 단서가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Food의 공급처에 관련한 단서는 찾을 수가 없다.
한 달 후 있을 망의 생일 날, 망에게 멋진 잠자리를 선사해야 한다. 망이 절대로 한눈을 팔 수 없도록.. 루미에게 중독되도록 만들어버릴 계획이었다. 망이 다른여자를 찾아 떠나버리는 순간.. 루미의 심장은 멈추어 버릴지도 모른다.
그렇게 조바심이 극에 치닫는 순간, 루미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아이가 있었다.
루미의 어린시절, 늘 혼자였던 루미는 그날도 집 앞에 앉아 구름연필로 허공에 대고 비스의 얼굴을 그리고 있었다. 저 멀리서 미니 UFO를 타고 우주전쟁 놀이를 하고 있던 비스는 루미를 아는체도 하지 않았지만 루미는 비스의 동그란 이마와 눈이 마음에 쏙 들어 내심 좋아했었다.
"이거 누구니?"
순간 티없이 맑은 목소리의 진동이 루미의 그림을 살짝 흔들어 놓았다. 루미가 깜짝놀라 뒤를 돌아보자 한 소녀의 동그란 얼굴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처음으로 만났던 아이.. 그 꼬마소녀의 이름은 우치였다.
우치는 루미의 옆집에 살고 있던 아이였는데 그렇게 만나기 전까진 단 한번도 그녀의 존재에 대해 알지 못했었다. 그래서 그 순간 이런 아이도 있었구나 하며 신기하게 여겼었다. 어쨌거나 외톨이었던 루미에게 우치는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나 다름없었다.
우치는 집 밖으로 나가는 걸 무척이나 꺼려했기 때문에 루미와 우치는 대부분의 시간을 우치의 집안에서 함께했다. 우치는 좀 특이한 아이였다. 늘 긴 옷을 고수하던 우치는 외모에서부터 여느 아이들과는 아주 다른 모습이었다. 첫만남부터 동글동글한 얼굴이 아주 인상적이었던 우치. 루미는 늘 그런 우치를 만지고 싶었기에 손을 뻗어 우치의 통통하게 부푼 얼굴을 만지려 했다. 하지만 우치는 루미의 손을 날카롭게 쳐내며 무척 경계적인 태세로 방어했다.
"왜 그러니?"
민망한 마음에 루미가 볼멘 목소리로 물었다.
"난 내 몸에 손대는 거 싫단 말야."
그 날 이후, 루미도 기분이 상해서는 절대 우치에게 손을 대지 않았다. 하지만 날이 갈 수록 우치를 만지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루미는 우치의 동그란 얼굴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무작정 우치를 껴안아 버렸다. 하지만 다음 순간 루미는 깜짝 놀라 우치를 밀어내고 말았더랬다. 우치의 몸은 마치 무슨 스폰지에 쌓여 있는 것처럼 무척이나 폭신폭신했던 것이다. 그 느낌은 현재까지도 잊을 수 없을만큼 강렬한 기억이었다.
루미의 당황한 눈빛에 우치도 놀란 듯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 이후 우치는 루미를 피했고, 둘은 그 날 이후 남남인 마냥 소원한 사이가 되어버렸다. 몇 년이 흘러 우치가족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는 날까지 우치와 대면한 기억이 없다. 우치가 그렇게 떠나던 날 언뜻 우치를 볼 수 있었는데 그때 우치는 옛날 동글동글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여느 아이들처럼 뾰족한 모습이었다. 그런 우치의 모습에 무척 절망했던 기억이 난다.
우치...
뭔가 실마리를 지니고 있을듯한 아이.. 루미의 눈썹이 흥분으로 인해 기묘하게 떨리기 시작한다.
비만안전지대 2
루미는 옷을 홀딱 벗고 전신거울앞에 섰다.
루미의 골격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칼날같은 턱선, 가는 목, 두드러진 쇄골, 굴곡이란 없는 팔뚝과 허벅지..
망과의 잠자리에서 가장 불만스런 점을 말하자면 서로의 뼈가 부딪혀 덜거덕 거리는 느낌이다. 루미는 그런 아픔까지 참아내지만 망은 가끔 뼈에 찔려버릴것 같다며 투덜거리곤 했다. 망이 그럴때마다 루미는 흥분이고 뭐고 기분이 팍 상해서는 망을 밀어내버린다. 그렇게 분리된 서로의 서글픈 알몸을 보면 루미는 늘 끝도없이 우울해졌다.
루미는 영화속 여자의 몸을 떠올려 본다. 턱과 목의 경계가 부드럽게 이어지며 변화무쌍한 굴곡으로 이루어진 몸의 실루엣.. 움직임의 반동에 출렁거리던 육체의 파도. 살이란 조직의 덩어리로 이루어진 육체의 선율이 그토록 감동적일 거란 기대는 단 한번도 한적이 없었다. 하지만..
남자의 무게를 한없이 감싸안을 것만 같은 그 따스한 육체를 어느 남자가 마다하겠는가. 망도 예외는 아니겠지. 망의 생각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 난 루미는 눈을 꾹 감는다.
망을 갖기 위해 얼마나 갖은 노력을 했던가.
망은 한때 셀 수 없이 많은 여성들을 울렸던 유명 영화배우다. 그리고 루미는 망이 출연하는 영화라면 모조리 섭렵하던 망의 극성팬이었다. 비싼 3D시뮬레이션 장비까지 구입해서 영화 속 여주인공이 될 때면 망을 어렴풋이 느낄 수는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수가 없었다. 루미는 진짜 망을 갖고 싶었다. 그래서 루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망에게 접근하는데 성공했으며 모든 여자들의 비난을 축복삼아 망을 차지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소중한 망이 벌써부터 루미에게 싫증을 느낀 것 같아 견딜 수가 없다. 변덕이 심하고 싫증을 쉽게 내는 망이라는 걸 알기에 루미는 망의 달라진 손길하나에도 신경이 바짝바짝 곤두서곤한다. 망을 영원히 사로잡을 수 있는 어떤 것. 그것을 위해서라면 루미는 불길도 마다않고 뛰어 들 수 있다.
그리고 지금껏 그렇게 모든 것을 망을 위해 받쳐왔다. 하지만 그걸로도 부족한 거라면.. 이제 남은 것은 한가지 방법뿐이다. 남자들이 그토록 열광하는 영화 속 여자의 몸. 내가 그런 몸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루미의 심장이 거칠게 뛰기 시작한다. 아니, 가슴이 벅차올라 터져버릴것만 같다. 그런 몸을 갖고 싶다는 열망이 불타올라 숨이 막힐 것만 같다.
하지만 어떻게..
현 사회는 롤리아 외의 음식물은 찾아볼 수도 없을 뿐더러 그러한 음식물의 섭취는 법적으로 강력히 금지되어있다.
루미의 기억이 시작된 때부터 Food라는 건 그 이름만으로도 공포였다. 단 한번의 복용만으로 평생을 금단증상에 시달린다는 가공할 만한 중독성.. 그로 인해 잔혹한 마약으로 치부되는 그것. 조금만 먹어도 비대한 괴물처럼 변한다는 그 Food라는 것. 그렇게 사람들은 Food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 철저히 교육받고 세뇌당해 왔다.
하지만 오늘.. 루미는 Food의 부작용에 완벽히 매료당하고 만 것이다. 교과서에서 등장하던 비대한 사람들이 다가 아니란 걸 알아버렸다. 진실은 왜곡되어있었다.
그렇다면 과연 얼마나 먹어야 그녀들과 같은 육체를 완성할 수 있을까? 아니, 우선은 어떻게 그것들을 구할 것인가. 당장이라도 영화속의 육체를 갖고 싶다는 생각에 루미의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어떡한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 가끔 Food를 불법복용 하는 자들이 수용소로 끌려간다는 소문을 들은 적은 있다. 하지만 그들은 평생토록 격리된 채 살아가야 한다. Food공급의 확산을 막기 위함이리라. 그렇다면 어딘가 공급처가 있음이 분명하다. 그 비밀 공급처를 찾아야 할것이다. 찾을 방법이 있을 것이다. 분명 어떤 실마리가 있을 것이다.
루미는 Food와 관련된 각종 기사를 찾아가며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분명 무언가 단서가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Food의 공급처에 관련한 단서는 찾을 수가 없다.
한 달 후 있을 망의 생일 날, 망에게 멋진 잠자리를 선사해야 한다. 망이 절대로 한눈을 팔 수 없도록.. 루미에게 중독되도록 만들어버릴 계획이었다. 망이 다른여자를 찾아 떠나버리는 순간.. 루미의 심장은 멈추어 버릴지도 모른다.
그렇게 조바심이 극에 치닫는 순간, 루미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아이가 있었다.
루미의 어린시절, 늘 혼자였던 루미는 그날도 집 앞에 앉아 구름연필로 허공에 대고 비스의 얼굴을 그리고 있었다. 저 멀리서 미니 UFO를 타고 우주전쟁 놀이를 하고 있던 비스는 루미를 아는체도 하지 않았지만 루미는 비스의 동그란 이마와 눈이 마음에 쏙 들어 내심 좋아했었다.
"이거 누구니?"
순간 티없이 맑은 목소리의 진동이 루미의 그림을 살짝 흔들어 놓았다. 루미가 깜짝놀라 뒤를 돌아보자 한 소녀의 동그란 얼굴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처음으로 만났던 아이.. 그 꼬마소녀의 이름은 우치였다.
우치는 루미의 옆집에 살고 있던 아이였는데 그렇게 만나기 전까진 단 한번도 그녀의 존재에 대해 알지 못했었다. 그래서 그 순간 이런 아이도 있었구나 하며 신기하게 여겼었다. 어쨌거나 외톨이었던 루미에게 우치는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나 다름없었다.
우치는 집 밖으로 나가는 걸 무척이나 꺼려했기 때문에 루미와 우치는 대부분의 시간을 우치의 집안에서 함께했다. 우치는 좀 특이한 아이였다. 늘 긴 옷을 고수하던 우치는 외모에서부터 여느 아이들과는 아주 다른 모습이었다. 첫만남부터 동글동글한 얼굴이 아주 인상적이었던 우치. 루미는 늘 그런 우치를 만지고 싶었기에 손을 뻗어 우치의 통통하게 부푼 얼굴을 만지려 했다. 하지만 우치는 루미의 손을 날카롭게 쳐내며 무척 경계적인 태세로 방어했다.
"왜 그러니?"
민망한 마음에 루미가 볼멘 목소리로 물었다.
"난 내 몸에 손대는 거 싫단 말야."
그 날 이후, 루미도 기분이 상해서는 절대 우치에게 손을 대지 않았다. 하지만 날이 갈 수록 우치를 만지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루미는 우치의 동그란 얼굴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무작정 우치를 껴안아 버렸다. 하지만 다음 순간 루미는 깜짝 놀라 우치를 밀어내고 말았더랬다. 우치의 몸은 마치 무슨 스폰지에 쌓여 있는 것처럼 무척이나 폭신폭신했던 것이다. 그 느낌은 현재까지도 잊을 수 없을만큼 강렬한 기억이었다.
루미의 당황한 눈빛에 우치도 놀란 듯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 이후 우치는 루미를 피했고, 둘은 그 날 이후 남남인 마냥 소원한 사이가 되어버렸다. 몇 년이 흘러 우치가족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는 날까지 우치와 대면한 기억이 없다. 우치가 그렇게 떠나던 날 언뜻 우치를 볼 수 있었는데 그때 우치는 옛날 동글동글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여느 아이들처럼 뾰족한 모습이었다. 그런 우치의 모습에 무척 절망했던 기억이 난다.
우치...
뭔가 실마리를 지니고 있을듯한 아이.. 루미의 눈썹이 흥분으로 인해 기묘하게 떨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