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처음보고 맘에 드는 이성한테 말걸어 보셨어요?

아쪽팔..2007.04.29
조회460

안녕하세요~

 

그냥 쪽팔리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한데 잠도 안오고.ㅠㅠ

 

이렇게 익명으로나마 글을 써봅니다..

 

간단히 제 소개를  하면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학생이에요..

 

키는 178에 몸무게 68키로..

 

매력 뽀인트는 음..쇄골?ㅎㅎ

 

연애경험은 많지도 적지도 않고..작년에 1년 조금 넘게 사귀다가 헤어졌어요..

 

요즘 학교 셤도 끝났겠다..날씨도 좋겠다..

 

어디 놀러가기 딱 좋잖아요..

 

그치만 친구들은 지들 연애한다고 바쁘고 전 홀로 버려진 공대생입니다..;;

 

엊그제 심란한 마음 달랠길 없어 혼자 영화를 보고 왔지요..

 

가끔 영화를 혼자 몰입해서 보고 나면 기분이 괜찮아졌거든여..

 

근데 엊그제는 영화가 끝나도 여전한 공허함이란..

 

영화가 별로였나..아 아니다..봄을 타나 봅니다..ㅡㅡ;

 

그래서 어젠 놀면 뭐하나 공부라도 하나 더 하자 싶어서 느즈막히 학교 도서관을 갔지요

 

자리를 끊구 열람실로 갔더니 제 책상에 가방이 놓여져 있더라구요

 

에이 모야~그냥 딴 빈자리에 가서 앉을까 여기에 앉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제 뒤에 인기척이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뒤를 돌아보니..

 

너무 아름다우신 여학우께서 제 책상에 놓인 가방을 집어드네요..+_+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촉촉하게 찰랑거리는 웨이브 단발머리..

 

순간 얼어버린 저를 뒤로 하고 그녀는 딴 자리로 갑니다..

 

아..그냥 여기 앉으라고 하고 그 옆에 앉을 것을..ㅠㅠ

 

이미 떠나버린 버스입니다..흑

 

그러구 앞쪽에 빈자리에 가서 앉으시는데..

 

어쩜..뒷태도 너무 아름다우시네요..+_+

 

책 좀 보다가 기지개 켜는 척 하면서 그녀를 보니..

 

피곤했는지 자고 있네요..

 

안타까운 마음에 어떻할까 고민하다가 음료수라도 하나 드시고

 

힘내시라고 음료를 하나 뽑아가지고 당당히 건네 주는건 불가능하고..;

 

몰래 가져다가 놓고 오자 생각하고 자판기에서 오렌지 레몬에이드를 뽑아서 왔더니..

 

아 이런.. 그 사이 잠에서 깨셔버렸네요..ㅡㅡ;

 

이건 그냥 내가 먹어야겠네..

 

하늘의 뜻이구나..흑흑

 

포기하고 자리에 앉았는데 잠깐 어딜 가네요..

 

아 지금이 기회다..

 

조심스레 그 분 자리에 가서 슬쩍 놔두고 왔습니다..;;소심이..;

 

그 분이 열람실로 들어오는 소릴 듣고 모르는 척 고개도 안들고 책만 보고 있었습니다..

 

심장은 두근두근..

 

쫌 지나서 고개를 빼꼼 들어 보니깐 열공모드..;

 

많이 받아보신 듯한 자연스러운 행동에

 

속으로 평소에도 남자들이 몰래 음료수 많이 갔다 주나?ㅋㅋ

 

그리구 책 좀 보고 그녀도 보고..시간이 잘가더군여..ㅎㅎ

 

긴장해서 인지 화장실만 자꾸 들락 거리구..

 

그 사이 제가 준 음료수는 맛있게 드셨더라구여~ㅎㅎ

 

누가 독이라도 탔으면 어쩔라구..ㅋㅋㅋ

 

암튼 저녁이 되고 배가 고파서 밥먹으로 갔다올 동안에도 열심히 공부만 하시는 그녀..

 

가지고 있는 책을 보니 유아교육과구..왼손엔 반지도 없는거 확인하구..ㅋㅋ

 

어떻해든 말을 붙혀 보긴 해야 할텐데..어떻게 하나 여러모로 고민을 했습니다..

 

시간은 흘러흘러 8시가 되자 가방을 챙기시네요..

 

지금 따라가야 하나..담을 기약해야 하나..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순간 가방을 챙기고 있는 저를 보았지요..;;

 

조심스레 그녀 뒤를 따라 갔습니다..살금살금..

 

사람들이 별로 없는 중문으로 나가는데 차가 뒤에서 오는 소릴 듣고 그녀가 뒤를 돌아봅니다..

 

아악!! 딱걸렸다..ㅠㅠ 괜히 꽃무늬 남방은 입어가지고..;

 

이젠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횡단 보도 건널려구 기다리는 그녀에게 가까워져 버렸네요..;;

 

아 지금 말을 걸어야해!!

 

근데 주위에 다른 사람이 지나가길래..

 

소심한 저는 결국 방향을 틀어 길을 따라 정문쪽으로 내려올 수 밖에 없었죠

 

ㅠㅠ

 

내려 오면서 저 멀리 그녀가 기다리는 버스가 오는게 보이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렇게 집에가면 보나마나 엄청 후회할껀데..에이 모르겠다..!!

 

남자가 소심하게 이런 것도 못하면 앞으로 무슨 큰일을 할 수 있을까 싶어서 

 

과감하게 무단횡단..;; 정류장 쪽으로 다시 올라 갔습니다..

 

심장은 쿵쾅쿵쾅 요동을 치고..심호홉 한번하고

 

그녀를 쳐다 보면서 다가가니 그녀도 저를 보네요..

 

역시 저를 의식하고 있더군여..;;

 

터져버릴 듯한 심장을 움켜쥐고 용기를 내어 저기..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말을 걸었습니다..

 

귀에 꽂은 이어폰을 빼시면서 아..무슨 일로 그러시냐구..

 

아..저기 아까 낮에 도서관에서 가방 두고 가신 자리에 앉았던 사람인데..;;

 

다른 자리도 많아서 양보해 드릴 수도 있었는데요..;;

 

제가 그 쪽 얼굴 보고 너무 이쁘셔서 얼어버려 그러지 못했다구 죄송하다구 말을 했습니다..삐질삐질;;

그랬더니..아 아까 음료수 놓고 가신 분이시구나

 

잘마셨어요..감사합니다~웃으면서 꾸벅 인사를 하네요..

 

말하는 것도 어쩜 이리 이쁠까요 ..ㅋ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저도 고맙다구 말을 하구..

 

저녁도 안드시고 공부하시던데 배는 안고프세요? 물었더니

 

저녁을 원래 잘 안드신다네요..ㅋ

 

저 지금 엄청 용기내서 말씀드리는거라 말을 하구 무슨 과 다니는 누구라고 소개를 했습니다..

 

그리고 친하게 알고 지내고 싶어서 그러는데 괜찮으냐구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아..말씀 고마운데 저 남자친구 있거든요 죄송합니다..

 

으어어어어어엉..흑흑..ㅠㅠㅠㅠㅠ

 

바보..그걸 먼저 물어봤어야지!!ㅠㅠ

 

충격속에 혼미해진 정신을 부여잡고..

 

아 제가 그걸 먼저 물어봤어야 하는건데 순서가 잘못됐네요..

 

그럼 조심해서 가시라구 말을 건네고 잠시나마 얘기 나눌 수 있게 허락해주신 점 감사하다구..

 

그분도 저에게 잘가라고 인사를 해주네요..

 

말과 행동에 단정한 예의가 묻어나네요..

 

에고 아쉬워라..ㅠㅠ

 

정말..밤이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안그랬으면 우체통이 되어버린 제 얼굴 다 들켰을껀데..

 

아...다시는 중도에 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ㅠㅠ

 

남자냄새 가득한 공대도서관만이 제가 갈 곳이 되어버렸어요..흑흑

 

아 쪽팔려서 학교 어케 다녀..ㅠㅠ

 

쪽팔리는 마음 금할 길없어..수영장에서 미친듯이 수영을 하고 왔습니다..ㅋㅋ

 

물속에서 막 소리 지르고..ㅋㅋ

 

첨으로 그렇게 말을 걸어봤는데 민망한 마음에 잠도 안오고..

 

이렇게 글쓰면서 생각하니 아직도 심장이 두근두근..;

 

에효..

 

제가 너무 성급했나 싶기도 하고..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네요..

 

그리구 마지막으로 부탁하나 할께요..

 

커플이신 분들은 저같이 뻘짓하는 사람 안생기게 꼬옥 커플링끼구 다녀 주시길..흑

 

 

 

잔인한 봄이 어서 빨리 지나가버리길..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