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장일기 <해피엔딩>

주방장200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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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주방장이다..... 횟집 주방장....

물론 칼춤 자알~ 춘다.

지금부터 약 한달쯤 전에 우리가게에 아주 망측한 일이 있었다.

남들이 하면 불륜이요, 내가 하면 이룰수 없는 사랑이라 하던가......

아무리 남의 것이 더 좋아보인다고는 하지만 어찌 사람이 사람한테까지 그런 웃기는 이론이 성립하는가?

사실말인데.......

우리가게 오는 손님중 30~40%는 나이든 연인이다.

나이든 연인이라.....

순진하고 착한 사람은 중년의 부부가 다정하게 맛있는 회를 먹으러 왔구나~하고 생각을 하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우리나라 아저씨들 집에 있는 마누라는 월급 없이 일하는 식모다.

누가 집에 있는 추파춥스 보글보글 머리를 데리고 비싼 회를 먹으러 오겠는가.... 슬픈일이다......

지가 그렇게 만들어 놓고.......

 

때는 약 한달전 쯤.....

날씨는 화창하고 아직은 가끔 찬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것이 드라이브하기 좋은 때에 중년으로 보이는 두명의 남녀가 우리가게를 찾았다.

아저씨는 푸른색이 옅게 깔린 안경을 끼고 베이지색 양복을 깜끔하게 입었고 팔짱을 끼고 오는 아줌마는.....

아줌마는.................................

아주 굵은 진주목걸이를 목에 걸고 있는데.......그건 좋은데............

어렸을적 시골에 놀러가서 보았던 희고 커다란 돼지가 생각난다.

먹이를 먹고 있을때 순진한 마음에 머리를 살살 긁어주었더니 성질을 부리는 바람에 깜짝 놀라서 뒤로 엉덩방아를 찧었는데 그때가 왜 생각나냐......

내 앞을 지나 두명의 중년부부처럼 위장한 손님들이 방으로 올라간다.

뒷모습을 보니 아줌마의 그 커다란 진주알이 안보인다.

앞에만 알이 달렸나..... 했더니 그게 아니다.

아줌마의 넉넉한 목살이 진주를 물고있다.

아주 조금 보인다... 진주가 불쌍하다.

아줌마가 신발을 벗기 위해 잠시 아래를 내려다보자 진주가 풀려났다. 불쌍한 진주......

아줌마의 목이 조금만 더 길었더라면....

근데 내가 왜 저들은 부부가 아니라고 단정지을수가 있는가?

뻐언~하다.

우리나라 아저씨들 왠만해서는 마누라랑 팔짱 안낀다.

저리 다정하게 들어오지도 않는다. 슬픈일이다...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가끔 같이 외식도 하고 무슨 아파트 광고처럼 가끔 꽃다발 들고 퇴근하면 안되나?

그럴러면 돈 많이 벌어야지........

그들은 우럭 1kg을 주문했다.

보조가 잽싸게 수족관으로 뛰어가더니 통통한 놈으로 두마리 건져왔다.

"얌마......"

"예?"

"다시 가져와."

"왜요?"

"한마리는 그냥 두고 한마리는 좀 작은걸로 바꿔와."

"어, 딱 일키론데....."

"저 손님들...... 부부로 보이냐?"

"아니죠~"

"저 손님들........ 회 많이 먹고 힘나면 뭐 할것 같냐?"

"흐...... 뻐언~ 하죠."

"그러니까 바꿔와......"

"왜요?"

녀석 오늘따라 말 디게 안듣는다.

"회 많이 줄 필요 없으니까 어서 바꿔와. 생선 죽기전에."

"에이... 그냥 주죠...."

언제나 그렇지만 사람이라는 것은 자극이 필요하다.

초밥통 뚜껑으로 손을 뻗는데.......

갑자기 뚜껑이 사라지며 내손이 초밥통 속으로 푹 빠진다.

뚜껑은...... 녀석의 손에 들려있다. 녀석이 엄청 빨라졌다.

"어쭈! 쓰읍~"

"아, 알았어요. 알았어"

"대신 네가 떠줘라."

"어 정말이죠? 나이스~"

착한녀석    그래도 지가 연습할 기회가 주어지면 저리도 좋아한다.

이제 몇달만 더 지나면 능숙하게 회를 뜰것이다.

그때가 되면 난 다시 일식집으로 자리를 옮길까 한다.

고급일식은 음식의 모양이 참 중요한데 횟집에 오래 있었더니 감각이 죽어간다. 안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리......

좀 오랜시간 후에 회접시가 날라갔다.

술도 시킨다. 소주로.....

시계를 보니 5시 반.

아직 소주 마시기에는 이른 시간인데.....

그들의 분위기는 소주를 마셔야 할 분위기인가보다.

말이 없다.

회가 도착했는데도 젖가락을 들 생각을 안한다.

자세히 보니 스끼다시도 전혀 손을 안댔다.

좀 더 자세히 보니 숟가락과 젖가락이 아직 흰 종이옷을 벗지 않고 있다.

심각한 분위기......

아, 그러고 보니 저 손님들 얼마전에 한 번 왔었다.

건강한 아줌마의 엉덩이 옆에 있는 독특한 모양의 핸드백을 보니 기억났다.

한 10분정도 적막이 흐르고 지나자 손님들이 한팀.... 두팀..... 들어오기 시작했다.

보조와 난 예정된 순서대로 바빠지기 시작했고 홀은 순식간에 절반 이상 손님들로 찼다.

더이상 그들을 보지 못하고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이행하느라 바쁜데..... 누가 소리를 지른다.

"네가 나한테 그럴 수 있어?"

놀란 나의 두뇌가 회를 뜨느라 숙여진 고개를 일으킨다.

"야! 왜 말이 없어?"

그 테이블이다.

중년부부를 가장한 나이든 연인커플....

아줌마가 갑자기 소주병을 집더니 외쳤다.

"아줌마! 여기 맥주컵 하나 주세요."

맥주컵이 테이블 위에 놓이자마자 소주가 따라락~ 하며 머리가죽이 날라가고 이슬을 쏟아낸다.

콸~콸~ 따르는 아줌마.

극히 흥분된 상태인지 소주병 주둥이가 컵에 따닥따닥 부딪히며 잔을 꽈악 채워버렸다.

난 다시 고개를 숙이고 마지만 주문들어온 회를 빠르게 썰고 얼른 내주었다.

지금 사장이 없다.

경험으로 보건데 저런 분위기라면 혹시 발생할지도 모르는 사태를 예방해야 한다.

사장이 있으면 내가 그런것까지 걱정할 필요도 없지만 지금 문제가 발생하면 내 책임이다.

목 뒤로 커다란 진주를 다시 삼키며 소주를 들이키는 아줌마

꿀꺽! 꿀꺽! 넘어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듯~ 하다.

예상대로 아줌마의 두툼한 손에 들려진 맥주잔이 겨우 깨지지 않을 정도로 테이블에 낙하했다.

그 소리에 다시 한번 가게안이 조용해지고......

모든 손님들이 소리나는 쪽을 주시하며 좋은 분위기 망가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

내 마음속엔 서서히 걱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싸우려면 다른 곳에서 시원하게 한바탕 할것이지 왜 횟집에 와서 비싼 회 시켜놓고 먹지도 않으면서 소리는 지르냐~ 제발 그냥 나가라.... 회는 싸줄께~~~ 제발~~~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고 있는데 다 헛수고가 되버리는 사건이 시작되었다..... 큭!!

"야..... 이새꺄! 네가 날 버려?"

그 아줌마 목에 있는 살만큼이나 목소리 크다.

"이새꺄! 야.... 이 씨발놈아!"

아줌마의 입이 성난 멧돼지처럼 거칠어졌지만 아저씨는 아무 말이 없다.

그저 테이블만 주시하고 있다.

"야, 이새꺄! 8년이야~ 8년! 네가 8년동안 그래놓고 이제와서.... 뭐? 헤어져?  나아쁘은 새끼!"

어허~ 이건 또 무슨 소린가?

8년동안 사귀었는데 아저씨가 헤어지자고 이별선언을 한 것은 우리가게 사람들 다 알게 되었는데~ 내가 갑자기 궁금해지기 시작한 것은 저 두사람의 관계가 불륜이냐.... 아니면 정말 말 그대로 나이든 연인이냐 하는 것이다. 

금방 답을 얻었다.

여기저기서 쳐다보는 눈들에 주눅이 들었는지 앞에 앉은 8년의 시간을 같이 보낸 아줌마가 무서워서 주눅이 들었는지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한마디 하는 아저씨

"이제...... 집에........ 미안해서.......... 애들 눈치도 그렇고........"

어허~ 내 그럴줄 알았다.

저 인간도 마누라랑 자식새끼 버려두고 고생해서 번 돈으로 집에 쌀은 안사가고 엉둥한데 써 발겼구나.

에라이~ 기어이 오늘 망신살이 뻗치겠구나. 쌤통이다.

"그래서? 야, 난 아니냐?   나도 새끼있고 남편있어!"

"그러니까 이제 각자 가정에 충실해야지 안그래?"

진지한 눈빛으로 안경을 만지며 고개를 드는 아저씨.....

"당신도 나도 그동안 즐거웠잖아.. 이제 그만 더 나이 들기전에 집으로 돌아갑시다."

"뭐? 집? 그래 넌 돌아갈 집 있어서 좋겠다. 그럼 난? 자식새끼들도 다 알아버려서 집에선 쳐다도 안봐.. 다 너때문이잖아!"

하긴 8년이면 굉장히 오랜 시간인데 그동안 들키지 않고 여기까지 온다는 것이 불가능 할거다.

무슨 영화도 아니고.....

아저씨는 최대한 차분하게 아줌마를 설득하려 했고 아줌마는 이미 이성을 잃어가는데다가 소주도 맥주잔으로 하나 가득 마셨다.

대화가 될리가 없다.

그 두명을 제외한 나머지 손님들은 지금 이순간 전부 대화의 주제가 바뀌었다.

힐긋거리며 무언가 조용히 토론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그 장면..... 분위기 전환......... 묘~하다.

손님들이야 못느끼겠지만 내 자리에서 보니 장관이다.

여러 테이블을 채운 사람들

그 중 한 테이블이 시끄러워지고 나머지가 주목.

몇마디의 대화 경청 후 서로 고개를 돌려 열딘 토론의 장이 되었다. 표정들이 엄청 진지하다.. 나참~~

 

두사람의 분위기가 점점 더 격해지기 시작했다.

아니, 아줌마 혼자 격분하기 시작했다.

아줌마의 얼굴이 점점 더 빨개지고 있다.. 이제 술기운이......

입도 상당한 욕설을 내뱉기 시작한다.

"야, 이 jot같은 새꺄... 니가 이제와서 날 버려?  이 dog새꺄... si발놈 같으니라구...."

"이봐. 이거 참.... 듣는 사람도 많은데 말 좀 살살하지...."

그래도 쪼팔린건 아는가보다.

"그래도 쪼팔린건 아는가보지? 이새꺄!  어차피 너때문에 내인생 jo졌어...... 내 나이도 이제 낼모레면 쉰이야 새꺄!  어떡할거야! 엉? 말해봐!"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구만......"

순간 손바닥만한 접시가 아저씨 콧잔등에 명중하고 접시에 담겨있던 고추와 마늘이 아저씨 주변으로 뿌려졌다.

그거에 맞은 손님들 불쾌한지 인상 구기며 쳐다보지만.......

아줌마와 눈이 마주칠까봐 얼른 고개를 돌린다.

나하고도 눈이 마주칠 뻔 했다.

아줌마의 눈이 벌겋다. 무섭다.....

얇게 썬 마늘 한쪽이 아저씨 인경알에 붙어 있다.

너무 얇게 썰었나.....

아저씨도 이젠 더 이상 참기 힘든가보다.

벌떡 일어서려다 상 모서리에 정강이를 부딪힌다. 회접시가 뒤집어질 뻔 했다.

주춤 하는것이 엄청난 고통을 보여주지만 안아픈 척 하며 입술을 굳게 다문다. 아주 세게.....

내려와서 비싸보이는 구두를 막 구겨신으며 나간다.

아줌마는 조용히 지켜보면서 처음으로 조용히 말했다.

"니네 집 찾아간다......."

아저씨 얼음!  멈추었다.  그럴 수 밖에......

1초간의 부동자세

극히 짧은 시간이지만 아저씨의 눈이 마구 돌아간다.

아마 머릿속에 수많은 영상이 지나갔을 것이다. 적어도 한시간 분량 이상의 동영상......

내 생각에도 그 집은 풍비박산, 혹은 풍지박살.... 뻐언~하다.

'내가 네 남편하고 8년동안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

'내가 네 애비하고 너네들 동생 만들어 줄까?'

뭐 대충 이런 대사가 오가고 아저씨는 머리털 다 뽑히거나 귀엽고 성숙한 딸이 있다면 그 딸 입에서 '짐승'이라는 소리가 나오겠지... 쯔읍~

아저씨는 화장실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현명한 선택...

우선 작전타임이 필요하다.

아저씨의 입장에서 본다면 8년동안의 불륜을 뉘우치고 더 늙기 전에 가정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다.

당연하지. 8년의 시간을 회 한접시 먹는 시간보다 짧은 시간으로 만회한다는 것이 가능할리가 있겠는가?

근데 사태가 아주 안좋은 쪽으로 흘렀다.

아줌마가 소주 한컵을 단숨에 들이킬 때 술 잘 마시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닌가보다.

붉은 돼지가 일어섰다.

비틀비틀 하는 듯 하면서 온몸의 살들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중심을 잡는다.

신발을 신으려고 하더니 그냥 맨발로 화장실로 뛰어간다.

"쿵! 쿵! 쿵!........."

지축을 울리는 발소리..... 말릴 엄두도 못내고 지켜보는데 아줌마가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곧이어... 찰싹! 하는 거칠지만 깔끔한 살소리

"야! 왜이래?"

"야 이 dog새꺄~~~~! 이제와서 날 버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말로 하자.   좀 가만히....."

"그럼 난 어떡하라고 이 18놈아! 자그마치 8년이야 8년! 이 dog새꺄!"

근데! 무언가가 화장실 벽에 부딪히는 소리가 세게 들리고 말소리가 잠시 멈추었다.

"어!" 

내 입에서 난 소리다.

아뿔사!  일이 크게 터지는가 보다. 설마.... 하며 난 급히 화장실로 뛰어갔다.

혹시 참지 못한 아저씨가 심하게 폭력을 썼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며 내 입에서 흘러나오는 소리

"에이 18, 왜 하필 우리가게에서 지랄이야 지랄이...."

화장실 문을 열고 난 아무것도 못한 채 서있었다.

아저씨의 넥타이가 아줌마의 손에 움켜쥐어져 있었고 아줌마는 넥타이를 휘두르는게 투포환 선수같다.

힘없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아저씨.....

간간히 벽에 부딪히고 있다.

8년이고 나발이고 저러다 아저씨 죽을 것 같다.

어떻게 말리긴 해야겠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구경만 하자니 저러다 아저씨 죽을 것 같고... 미치겠다.

이때, 영웅이 등장했다.

누가 보아도 나이트 지배인으로 보이는 터프사장!

"에? 무슨 일이고? 와 이리 시꺼럽노? 어이?"

"저기 그게....."

화장실 안에서 무언가가 벽에 간간히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고.... 난 사장에게 지금까지의 상황을 설명했다.

내 이야기를 들고 난 사장이 화장실을 벌컥 열면서 소리를 지른다.

"이게 뭐꼬? 영업집에서 이 무슨 짓입니꺼? 손님들이 화장실 전세 냈능교? 얼른 나오소!"

걸걸한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자 아줌마 잠시 멈추고 아저씨는 기회닷! 하는 눈빛으로 아줌마의 손을 뿌리치는데.....

"어딜가 새꺄!"

방심했던 아줌마는 넥타이 대신 두춤한 손을 번쩍 들어 아저씨의 머리채를 움켜잡았다.

깜짝 놀란 아저씨가 아줌마의 팔목을 두손으로 잡았지만 확실히 힘으로 대할 할 수 없는 상대였다.

8년동안 어떻게 좋아지냈을까........ 이해가 안간다.

어쩌면 8년 전에는 아줌마의 현재 모습 대신 그런대로 멋진 부인의 모습이였을지도 모른다.

근데 8년만에 이렇게 되는 것이 가능할까?

회를 너무 많이 먹었나.....

"이 18놈아 어딜 도망가? 어떨할거야 엉?"

아줌마가 팔에 힘을 주어 머리털을 움켜쥔 손을 밑으로 확 내렸다.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아줌마의 손목을 잡았던 아저씨의 두손이 풀리며 머리카락이 한웅큼 소리없이 뜯겼다.

정말 한웅큼!

무슨 가죽 벗기듯 그렇게 벗겨진 아저씨의 머리가죽이 아줌마의 손에 들려 있었다.

피가 콸콸 쏟아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의 머리가죽.....

사장도 나도 깜짝 놀라며 아저씨를 보았다.

아저씨는.........태연하다.

두손을 힘없이 아래로 떨구더니 허탈한 표정.........

위장술이 깨진 아저씨의 대머리가  반짝 빛난다.

무슨 광을 내 놓은 것처럼 화장실 형광등 빛을 반사하고 있다. 눈부시게......

아저씨의 눈빛이 강렬해지기 시작했다.

"내놔......"

"못줘 이새꺄...."

"줘!"

"싫어 새꺄 어떡할거야 엉? 말해봐!"

"이런 씨발!"

주변머리뿐인 아저씨는 갑자기 몸을 돌리더니 쏜살같이 화장실을 나와 가게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홀 안의 모든 손님들이 놀랜다.

눈들이 조금씩 커지는 것이 무슨 영화장면같다.

"어......"

이젠 아줌마의 허탈한 표정

한손엔 가짜 머리가죽...... 크지도 작지도 않은 딱 손바닥만한 검은색 털뭉치....  그리고 맨발의 아줌마

딱 3초 후, 아줌마는 두눈에 눈물이 맻히기 시작했다.

"나아쁘은노옴...."

한마디 매뱉으며 아줌마는 처음 앉았던 자리로 터벅터벅 걸어가더니 신발을 신었다.

다른 손님들은 힐긋거리며 그 아줌마를 지켜보고 있고 등을 아줌마쪽으로 하고 있어서 보이지 않는 손님은 아줌마를 힐긋거리며 보는 사람에게 "갔어? 갔어?" 하며 작은 소리로 물어본다. 뒤돌아 보진 못하고..

한손엔 머리가죽.... 한손엔 핸드백을 든 아줌마가 천천히 터벅거리며 가게를 나가고 있는데.....

사장이 큰 소리로 부른다.

"손님!"

아줌마는 계속 걸어간다. 문쪽으로.

"아, 아줌마!"

사장이 좀 짜증섞인 소리로 부르자 멈추는 아줌마

"계산하셔야지요."

"아까 그새끼... 돈 안줬어요?"

"그냥 갔습미더...."

"개애새애끼이~"

아줌마는 다시 뒤돌아서서 카운터로 가더니 카드를 꺼냈다.

사장이 카드로 승인을 받는 동안 아줌마는 두 손을 카운터에 올려 놓고 조금식 비틀거렸다.

카드를 받아들고 나가는 아줌마....

한손엔 제법 큰것같은데 작아보이는 핸드백

다른 한손엔 머리카락이 한웅큼.... 꼬옥~ 쥐고있다.

인질을 잡은 기분일까?

가게안의 모든 사람들이 아줌마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

"이야~ 아줌마 파워 죽이네요. 근데 그 아저씨도 차암 별나네. 저런 아줌마가 뭐가 좋다고 8년씩이나..."

내 보조, 말도 참 많다.

"글쎄다. 나도 차암 별나지. 너 뭐가 이쁘다고 데리고 있는지 원...... 이제 그 초밥뚜껑 내려놔라..."

휴..... 저런 사람 많을 것 같아서 걱정이다.

근데 어디서 들려오는 한마디에 경악한다.

"야. 너도 저럴래?"

이런 ...    우라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