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우 "손태영과 일부러 거리 뒀다"

ㅈㅈ[먹2007.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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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우 "손태영과 일부러 거리 뒀다"

김강우는 진지한 배우이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재미없는 배우이기도 하다. 원래 성격도 조용한데다 작품에 들어가면 캐릭터에 몰입해 더욱 딴 세상 사람이 된다.

10일 개봉하는 '경의선'(감독 박흥식ㆍ제작 민영화사, KM컬쳐)에서 마음의 상처를 가진 전동차 기관사 역을 맡은 그는 그 때문에 영화 촬영 내내 더욱 우울했고 조용했으며 사람들과 거리를 뒀다.

김강우는 "상대역인 손태영씨와도 일부러 거리를 뒀다. 많이 이야기를 나누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극과 영화의 중간 단계같은 느낌을 받아 출연했다는 김강우에게 '경의선'은 많은 의미로 남았다.

실제 할아버지가 이산의 아픔을 겪어서 가족들이 함께 '이산가족찾기'에도 출연했던 터라 서울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경의선'이라는 제목부터가 특별했다. 또한 배우로서 정체성에 의문을 가졌던 시간 속에서 찾아온 영화라 각별하기도 했다.

"내 얼굴로 배우를 할 수 있을까, 끼도 없고...그런 고민을 많이 했어요. 특히 애정을 품었던 '태풍, 태양'이 흥행에서 실패한 이후 나와 맞지 않은 길을 걸었던 터라 더욱 그랬죠."

그랬다. '실미도' '해안선' 등에 출연해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던 김강우는 '태풍,태양' 이후 드라마 '세 잎 클로버'와 영화 '야수와 미녀' 등 흥행에 초점을 맞춘 작품에 자신을 드러냈다. 결과는 비평과 흥행면에서 둘 다 좋지 않았다.

김강우는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 작품들이 안좋았다는 게 아니라 나와 적합하지 않았다는 것을 잘 몰랐던 것이다"고 그 때를 떠올렸다. "마음이 급해서 성급한 판단을 했다"고 토로한 그는 '세 잎 클로버'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효리씨도 열심히 했고, 나도 열심히 했어요. 하지만 여러 환경들이 어그러지면서 이건 아니다 싶었죠."

김강우 "손태영과 일부러 거리 뒀다"

그런 시기를 거치면서 김강우는 좀 더 단련됐다. 김강우는 어느 순간부터 매 작품에 주연을 맡았지만 순탄하지는 않았다.

연작시리즈인 '지구멸망보고서'에 김지운 감독과 함께 했지만 자금 사정 때문에 제작 완료가 요원한 상태이며, '식객' 또한 막바지 촬영에서 촬영이 중단되는 아픔을 겪었다. '경의선'도 한 때 개봉을 할 수 있을지 여부도 알 수 없었다. '경의선'이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였을 때 한 관객으로부터 "당신을 처음 보는데 원래 연기를 잘했냐"는 소리도 들었다.

"남들은 내가 쉬운 길을 걸어온 줄 아는데 참 평탄하지 않았어요. 어머니와도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그랬더니 어머니가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사람들에게 자신을 더 알리는 게 김강우에게는 숙제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그런 길을 굳이 걸으려 하지 않는다.

"배우란 자신을 파는 일인데 나는 나를 꾸며서 파는 데는 익숙하지 않다"고 고개를 저은 그는 "비지니스에는 서투르지만 그래도 나를 처음 보는 관객이라도 그 작품을 통해 나를 알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경의선'과 '식객', '가면'까지 자신이 출연한 세 작품이 연이어 개봉하는 김강우는 "이제부터 시작인 것 같다. 물론 3편이나 나오는데 다 잘안되면 힘들겠지만"이라고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