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생각들1

아짐2003.05.12
조회1,692

나는 요즘 영어를 열심히 배우러 다니고 있다..

프랑스에 살면서 불어를 배웠지만 솔직히 불어는 배워서 써 먹을데가 없다..

아니,주부인 나에게 영어 역시 우리 나라에 와서 우리 나라 안에서만 생활하다 보면 별로 써먹을덴 없다..

 

길가다 우연히 외국인이라도 만나고 그 외국인이 나에게 영어로 길을 물어 와 주는 일은 내 평생 한번도 일어 나 주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행여나 외국인이 나에게 길을 물어 올까봐 영어를 배울려고 하는건 아니다..

 

밧뜨...우리 나라 사람들이 영어권은 전혀 아니지만 언어를 배운다면  영어를 배우기가 더 이상 조건이 좋을 수가 없다..

 

아마 영어권이 아닌 다른 언어권에서 유학해 본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심정일거다..

서점엘 가서 관련 책을 사려고 해도 영어에 관련된 책은 벽 한쪽면을 차지 하고도 남음이 있고 또 끊임없이 새로운 교재가 나오는 반면..불어 교재를 고르려고 하면 딱 한정이 되어 있다...내가 불어 공부를 할때 알리앙스 프랑세즈라는 불어 교육 기관에서 쓰던 교재로 'nouveau san frontier' 나 초급자용으로 'Bonne route' 같은 회화용 교재가 한 서너 종류 있었고 문법교재로 삼았던 'mauger' 같은건 어찌나 오래된 책인지 그 내용을 살펴 보면 돈 단위가 완전히 다르다...

우리 나라로 치면 커피숍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커피 값으로 20원을 내고 왔다..

정도되는 언제적 얘기인지도 모를 감감한 스토리만 있는 그런 비현실적인 책이 있었다..

 

게다가 불어를 듣기 위해서 일부러 알리앙스 프랑세즈까지 뉴스나 영화를 보러 다녔었다..

그러나 영어는 어떤가..

티비만 틀면  영어로 된 영화,뉴스, 드라마....교육 프로그램..

오히려 영어를 한마디도 안 듣고 생활 하는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영어의 홍수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불어를 잊어 버리지 않기 위해 계속 공부하는 대신 유지 하기 좋고 발전하기에 환경적으로 좋고 또 더 유용할것 같은 영어 공부를 요즘은 하고 있다..

그런데 불어를 실생활에서 쓰고 생활해 봤던 나에게 참 유리한 면이 있다면..영어와 불어는 같은 라틴어 에서 파생된 언어라 불어를 할 줄 아니 영어를 배우기가  쉽다는거다..

 

내가 영어를 배우러 다니는 학원에도 영어 박사들은 많다..그들은 나보다 훨씬 단어도 많이 알고 문법적으로 완벽하지만 내가 볼때 그들은 그만큼 '살아 있는' 언어들을 구사하지를 못한다..

왜냐하면 외국어를 하는 사람들이 범하기 쉬운 오류중의 하나인 우리말을 영어로 바꾸려고 하는 습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볼때 그건 틀린 생각이다.

그들은 우리와 말의 뿌리도 다르거니와 생각의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우리 말을 영어나 불어로 옮기려고 하면 어색해지기 십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네들의 말을 잘 하려면 그들의 생각의 방식을 이해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물론 이 단계는 초보적인 단계이고 그 단계를 넘어서게 되면 그다음은 다양한 표현과 단어력이 언어 능력을 좌우하겠지만 일단은 우리 말을 그들의 말로 옮기려 들면 어려워 지고 난감해지는건 틀림없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영어를 못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일단은 말의 뿌리가 다르기 땜이기 또 문화가 틀리기 땜에 생각의 방식이 틀리고 또 그에 의해 표현 방법이 틀려지는것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렵고 어렵게 느껴지는것이란 생각이 든다 .

 

 

그러한 이유에서 ..내가 어학 시절..

우리 반엔 노르웨이,스웨덴, 스위스,덴마크 등지에서 불어를 배우러 온 학생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들은 같은 등급의 반임에도 불구하고 불어를 어찌나 빨리 배우는지 한달이 지나니깐 한국,중국,일본에서 온 우리 동양인들과는 확연히 실력 차이가 났다.

 

나중엔 회화 시간엔 아예 유럽애들과 동양 애들을 따로 분리 시켜 수업을 시켰다..

정말로 기분 더러웠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학시절..인종의 집합소라고 할 수 있는 어학학교에서 여러 나라 학생들을 한꺼 번에 만나 본것이 참 좋은 경험이었다.

 

그리고 한가지 느낀것은 우리 나라 사람들의 문화나 생활 습관이나 사고방식과 세계에서 가장 유사한 사람들이 바로 일본 사람이란것이다.

당연한 소리 같지만 중국 사람하곤 얘기를 하면서 '참 우리랑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했지만 일본 사람이랑 같이 이야기를 하고 사귀게 되면 참 편안함을 느꼈다.

그러면서 어쩔수 없이 이웃나라면서 또한 같은 문화권의 나라구나..하고 일본을 참 가깝게 느꼈다는것이다

물론 그건 우리 생각이고 유럽 사람이 보는 일본 사람과 한국 사람은 엄청나게 차이가 컸다는것이 현실이었다..

 

내가 프랑스를 다녀온지 지금 한 십년쯤 되었으니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사실 그때만 해도 한국이란 나라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리고 난 처음으로 우리나라 대한민국 보다 북한이 더 유명한 나라라는걸 알게되었다.

88올림픽 하면 외국 사람들이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나라는 어떤지 모르지만 우리 나라나 올림픽하면 온 나라가 난리가 날까 올림픽이란 경기에 대해서 생각만큼 큰 관심도 열정적이지도 못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올림픽 하면 온 나라 사람들이 애국자로 돌변하여 금메달 몇개냐에 목숨을 거는데 프랑스 사람들은 프랑스 오픈같은 테니스나 자전거 경주..같은걸 더 즐겨 보고 좋아했다..

 

따라서 '어디서 왔나' 라는 질문에 'Coree' 라고 하면 열명 중에 여덟명은 꼬레를 몰랐다.

그리고 꼬레를 아는 두명은 반드시 '남쪽'인지 '북쪽'인지를 물어왔다..

 

많은 사람들이 꼬레를 일본하고 같은 나라 내지는 일본의 속국 정도로 인식하는것 같았고..

꼬레 하면 먼저 북한을 떠올렸다..

그땐 난 내가 한국 사람이란것이 그다지 자랑스러운게 아니라는 생각을 첨으로 했었다..

 

그런데 내가 프랑스에서 살면서 한 이년 정도가 지났을때 현대 자동차가 드디어 프랑스에 수출을 하기 시작했고 가끔씩 간간히 티비 광고도 보였었다..

그 뒤부터 사람들이 어디서 왔냐..라고 해서 '꼬레' 에서 왔다고 하면 '아 ~윈다이 ('현대'의 불어식 발음)' 하며 아는체를 하는 사람이 좀 생겼다..

 

그래서 느낀건데 브랜드 네임이 얼마나 중요한건지..우리 나라에서 세계 백대 브랜드에 드는 브랜드를 몇개 이상 만들겠다고 월드컵이후 프로젝트로 세웠을때 정말 잘한짓이라 생각했다..

그만큼 브랜드 네임이 국가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중요하다는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작년쯤에 삼성의 냉장고가 파리의 지하철 역 벽면 전면을 이용하여 '삼성' 이라는 로고 네임과 함께 광고가 붙었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그 지하철 역에 꼭 가보고 싶었다. 무명 국가의 국민이라는 설움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게 얼마나 가슴 벅차는 일인지 아마 모를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