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청년 비外(예병일의 경제노트 : 07.04.30 - 05.04)

사냥꾼2007.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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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Dell)의 직접판매 모델(The Direct Model)과 고객, 그리고 변신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7.4.30)   Here is the text of a memo Dell Inc. Chief Executive Michael Dell sent to employees on April 25.   .. Fix our Core Business to be competitive. The Direct Model has been a revolution, but is not a religion. We will continue to improve our business model, and go beyond it, to give our customers what they need. We will simplify our organization to make it easier to hear customers and respond to them.   'Michael Dell's Memo to Employees' 중에서 (월스트리트저널, 2007.4.28)   "직접판매 모델(The Direct Model)이 혁명이었지만, 종교처럼 불변은 아니다. 우리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주기 위해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을 꾸준히 개선할 것이다. 우리는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그것에 응답하기 쉽도록 조직을 단순화할 것이다."   미국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 회장이 4월25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한 말입니다. 수신이 'Dell Employees Worldwide'로 되어 있고, 'Dell Confidential -- For Internal Use Only'라는 표시가 되어 있었지만, 언론에 보도가 됐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델 회장의 이번 언급에 대해 델이 기존의 전략을 재고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직접판매'라는 델의 상징을 깨고 전통적인 대리점 영업 등 다양한 판매방식을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물론 이런 창업 이후 23년간 지켜왔던 원칙을 깨는 델의 '변신'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실적부진. 델 컴퓨터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3분기 연속 ‘세계 2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입니다.   올해 1분기 전세계 PC 판매 1위 업체는 HP. 시장점유율이 19.1%에 달합니다. 델은 15.2%로 2위에 머물렀고, 중국 레노보와 대만 에이서가 6.7%로 공동 3위, 도시바가 5위를 기록했습니다. HP가 3분기 연속 델을 누르고 전세계 PC 판매 1위를 차지한 것입니다.   PC판매가 데스크톱에서 노트북 중심으로, 그리고 대량구매에서 개인구매로 바뀌면서 고객이 직접 만져보고 살 수 없는 델의 판매방식이 소비자에게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마이클 델 회장이 HP에 빼앗긴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창립 이념마저 바꾸겠다는 '승부수'를 던진 셈입니다.   델 회장은 대학생이었던 1984년 창업했을 때부터 유통마진을 획기적으로 줄인 직접판매 방식을 도입했고, 이를 통해 IBM과 HP를 밀어내고 세계 1위의 PC 업체가 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부진에 빠지자, 다시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주기 위해 창업 당시의 절대원칙까지 포기하려 하고 있습니다.   한때 혁신적인 유통모델로 전세계 PC업계에 '신화'를 만들어냈던 델의 직접판매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을 보며, 비즈니스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그리고 '변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절감합니다. 물론 20여년 전 델이 직접판매 모델을 만들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 변신의 방향은 '고객'에 맞춰져야할 겁니다. '고객'과 관련해 델의 행보를 주목해봐야겠습니다.     아름다운 청년 비... 이거 아니면 죽을 것 같은 열정으로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7.5.2)   ―박진영씨는 왜 당신을 뽑았다고 했습니까?   “내 눈에서 배고팠던 게 많이 보였다고, 실력보다 열정이 보였다고, 이 아이가 이거 아니면 죽을 것처럼 보였다고, 나중에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때 마음가짐으로 아직도 쭉 활동하고 있어요.”   '최보식기자 직격인터뷰… ‘월드 스타’ 비' 중에서 (조선일보, 2007.4.28)   세번째인 듯합니다. 경제노트를 써온 지난 3년 반 동안 비(정지훈)이라는 청년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것이. 이건희 삼성 회장도 아니고, 빌 게이츠도 아닌 그의 이야기는, 하지만 접할 때마다 번번히 제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직접 만난 것은 아니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 젊은이. 항상 경제노트 가족들과 공유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더군요.   1982년생. 글을 쓰기 위해 인물정보를 검색해보니 그는 25세였습니다. 20대 중반의 이 청년은 '이거 아니면 죽을 것 같은' 열정으로, 오디션을 보았던 그때의 마음가짐으로 지금도 쭉 활동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시 한번 옮기고 싶군요. 박진영씨가 왜 당신을 뽑았다고 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내 눈에서 배고팠던 게 많이 보였다고, 실력보다 열정이 보였다고, 이 아이가 이거 아니면 죽을 것처럼 보였다고, 나중에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때 마음가짐으로 아직도 쭉 활동하고 있어요.”   당시 그는 벼랑 끝에 서 있었고, 더이상 밀려날 곳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어머님의 병원비는 밀렸고, 돈은 없고, 차비도 없고, 여동생도 있었기 때문에 무엇이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만약 자신이 쥐였다면 내 앞을 막아선 고양이를 물고서라도 뛰어 나가야 되는, 도대체 숨을 데도 피할 데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습니다.   "만일 여기서 떨어지면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절박감에, 오디션을 보는데 한번을 쉬지 않고 총 5시간 춤을 췄어요. 그렇게 해서 오디션에 붙었어요.” 그는 18번이나 오디션에 떨어지다가, 그렇게 박진영 프로듀서를 만났습니다.   하나만 더 기록하려 합니다. 그는 노래를 좋아한다기보다는, 노래가 삶의 일부분이 됐다고 했습니다. "삶의 일부분이 됐다"는 '상투적인 표현'은 하지만 그 다음말을 듣고 나니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저는 모든 사물을 보면 저것을 춤으로 출 수 없을까 생각해요. 할아버님이 지팡이 들고 가시면, 지팡이로 춤을 만들 수 없을까? 차를 탈 때도, 차 타는 방법으로 무언가 춤을 만들 수 없을까? 계속 그렇게 무언가를 생각하거든요.”   지팡이 들고 가는 노인을 보면, 지팡이로 춤을 만들 수 없을까를 생각하는 청년. '이거 아니면 죽을 것 같은' 열정으로, 오디션을 보았던 초심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청년. 제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한 프로페셔널의 마인드였습니다.     헤겔의 정반합(正反合)과 디지로그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7.5.3)   중요한 것은 디지털을 알고서 아날로그를 아느냐, 아날로그밖에 모르느냐입니다. 첨단이 없는 아날로그는 구식이 될 수 있지만 첨단 기술과 지식 위에 아날로그를 덧대면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경쟁력이 생겨요. 우리나라에서는 예전엔 너무 초상집에만 드나들더니 요즘은 또 너무 컴퓨터만 들여다봐요. 두 가지를 함께 이용해야지요.   이어령의 '“무균질 기업은 생존 못한다”' 중에서 (이코노미스트, 2007.4.30)   '논리학', '정신현상학' 등을 쓴 독일의 철학자 헤겔은 자신의 저서를 통해 변증법을 체계화했습니다. 여기에 그 유명한 정반합(正反合)이라는 변증법 논리의 삼단계 개념이 나옵니다. 역사나 정신 같은 모든 세계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해가는 변증법적 전개원리로 설명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즉 하나의 주장인 정(正)에 다른 주장인 반(反)이 나오고, 여기에 더 높은 종합적인 주장인 합(合)이 나와 통합되고 발전되는 과정을 이야기합니다.   이어령 교수의 '디지로그' 개념을 보면서 예전 대학생 시절에 읽었던 헤겔과 관계된 책들을 꺼내보았습니다. 이참에 헤겔의 '교수취임 연설문'이라는 문고판 책도 주문해 받아보았습니다. 헤겔, 마르크스, 프랑크푸르트학파 등 근현대 철학사상과 씨름했던 때가 생각나 잠시 창밖을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이어령 교수는 정반합과 비슷한 논리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이야기합니다. 디지털이 없는, 첨단이 없는 아날로그는 '구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만 아는 것, 디지털에만 빠지는 것 또한 '한계'가 뚜렷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디지털이라는 첨단 지식 위에 아날로그를 덧대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입니다.   시계의 예도 들었습니다. 태엽을 감는 아날로그 시계를 쓰다가, 숫자로 표시되는 전자시계가 등장했다가, 요즘에는 다시 시침, 분침이 돌아가는 속은 디지털이지만 겉은 아날로그인 시계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 이런 디지로그 시계는 과거의 아날로그 시계와는 차원이 다르고, 또한 단순한 디지털 시계보다는 우리에게 더 많은 정보를 줍니다. 전자시계는 12시5분이라는 단편적 시간만 알려주지만, 디지로그 시계는 침이 연속 움직이며 시간의 흐름까지 알려준다는 얘깁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태엽시계와 전자시계... 이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것들이 이런 정반합이라는 세단계를 거쳐 한차원 높은 수준에서 '통합'이 될 때 진정한 의미와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