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대리의 하루하루~

노예대리2007.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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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하선이랑 갑상선에 종양이 생겨 작년 9월경 수술을 하고, 그해 말경 무역회사로 취직을 했습니다.

 

 면접을 보는데 요즘 회사 사정이 좋지 않다시며 경력인정을 해줘야 하는데 그러진 못하지만 생각하고 있겠다고 말씀하시며, 대신 업무가 익숙해지면 벤더회사(독일 및 유럽)로 출장도 보내주고, 무역관련 교육, 영어회회교육은 물론 운전면허학원비까지 지원해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전에 제가 받던 연봉과는 비교도 안되게 작지만, 수술을 받은지 얼마 되지도 않은데다 갑상선을 조심해야 하는 저로서는 그리 나쁘지 않은 근무환경이었습니다.

 

 첫 월급을 받을때쯤 사장님이 4대 보험을 3개월만 늦추자고 하셨습니다. 전 부모님 연세도 많으신데다 저희집 의료보험료가 많이 나와서(월 250,000만원 정도) 주저했더니 3개월 간 의료보험비를 대주신다고 하셔서 내키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승락했습니다. 알고보니 저를 서류상 장기실업자로 만들어서 청년장기고용지원금인가 이것을 타시려고 했던 것이었습니다.

 

 말씀은 탈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데 이런게 있다고 해서 해보는거지 제가 피해 보는 일은 없을거라고 하시며 워크넷에 등록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입사 첫 달부터 의료보험비가 많다고 타박을 하시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래도 전 약속을 하신만큼 주셔야 한다고 말씀드렸죠. 그렇게 해서 조마조마한 3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일이 터졌습니다. 사장님이 전에 있던 직원을 서류상 짜른 걸로 해주신데다, 저에게 회사급여형식으로 통장에 월급을 주신겁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러면 절대 지원금 못 받습니다.

 

 그 뒤로 정말 생각지도 않은 시련이 닥쳐왔습니다. 전 원래 무역관리부지만 경리가 관둬서 요즘은 경리일까지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걸가지고 시련이라고 하는건 아닙니다. 전 제가 다니는 회사의 일을 구분짓고 그러는 야박한 사람은 아닙니다. 은행일에 전표처리, 전화응대, 차심부름, 기타 잔업 등 무역관리업무와 별개의 업무까지 도맡아 했습니다.

 

 그런데 지원금을 못 받게된 뒤부터 온갖 트집을 잡기 시작하셨습니다. 은행에 사람이 많아 시간이 늦어지면 제가 다른데서 놀다온 사람 취급하시며 굼뜨다는둥, 출근하면 회사전화로 사장님 폰에 벨 3번 울리고 끊으라 하셔서 그렇게 하면 어쩔땐 안들어왔다고 거짓말쟁이라고 하시는둥, (자랑은 아니지만 글씨 예쁘게 씁니다.)예전엔 이렇게 계속 하면된다 하시더니 겉멋만 들어서 이렇게 쓴다는둥 앞으로 글씨를 바꿔 쓰라하십니다. 전임자가 뒀던 자리에 신문을 두는데 왜 거기다 신문을 두냐, 머리카락 떨어지지 않게 해라 등 그냥 말씀하시는게 아니라 버럭 고함을 치십니다. 3월엔 추워서 온풍기 기름을 사달라고 말씀드렸더니 참으라십니다. 아마 갑상선질환을 앓고 계신 분들은 감기가 얼마나 무서운지 아실 겁니다. 시켜주신다는 교육 얘기 한 번 꺼냈다가 왜 너한테 교육비를 들여야 되냐는 말만 들었습니다. 이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제 직책이 대리인데 야, 너라고 부르시는건 기본이고, 돈(지원금)을 못 받는데 널 왜쓰냐 너 계속 일하고 싶냐, 재수업어, 너 눈에 거슬려, 눈에 가시다 라는 말씀을 서슴없이 하십니다. 대부분의 회사가 오퍼를 엑셀로 하는데 한글파일로 만들라며 다 꼬트리를 잡으시니 하루하루가 무섭기만 합니다. 심지어 그제랑 어제는 회사에 페인트를 다시 칠했습니다. 칠하시는 분이 사람을 하나 더 쓴다니까 뭣하러 그러느냐 저기 여직원 있으니까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하셔서 페인트칠까진 아니지만 가구 나르고, 짐 정리 하는데 정말 잡부(그렇다고 이 일을 하시는 분들을 낮추는건 아니니 오해하지 말아주세요.)처럼 느껴집니다.

 

 갑상선은 재수술을 해야하는데 일이 고되서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목이 잠길때가 하루이틀이 아닙니다.그런데 왜 안관두냐구요? 오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화창한 날 이런 구질구질한 얘기 들려드리게 되서 죄송하지만 너무나 함들고 답답해서 글을 올렸습니다. 모두들 힘든 회사생활이겠지만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