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좌충우돌 출산기 1

샐리맘2003.05.15
조회19,514

나의 좌충우돌 출산기 1 안녕하세요

전 이제 7살 딸아이를 둔 아이엄마랍니다.

이곳 계시판을 보며 정말 재밌게 내용을 읽다 보니 제가 겪었던 결혼, 임신과 출산과정이 생각나서 글을 쓰게 되었어요.

지금이 잡지 마감때라서 한창 열올리며 바쁜때라 조금씩 올려 보겠습니다.

그럼 함께 그때로 떠나보실까요?

 

1995년 8월 26일

우리 애기아빠(별명 며루치)랑 저는 정말 많은 비와 함께(한강이 떠내려가네 마네 하는날) 결혼했어요.

 

먼저 연애스토리부터 들어보실래요?

며루치는 88학번, 전 89학번었답니다.

그런데 제가 입학했을때 며루치는 방위였고 또 며루치가 복학할때 전 독일에서 유학중이었기 때문에 서로 만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며루치는 그리 과에서 유명한 사람이 아니었기에, (전 물론 한끝발날렸죠) 전 며루치란 인간이 과에 있는지도 모르고 며루치에 '며'자도 들어본적이 없이 학교생활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운명이라는 것은 아마 따로 있나봐요.

제가 급히 복학하게 되었고 단 한학기를 같이 공부하게 된거죠.

그때 며루치는 처음 저를 보게 되었고, 제가 강의실 문으로 들어올때 넋을 잃고 말았었대요(ㅎㅎㅎ)

빼빼 마르고 키만 훌쩍 큰 며루치를 저도 그날 처음 보았죠.

저의 좌우명 "세상은 넓고, 남자는 많다. 제발 학교에서 씨씨하지마라"누누히 친구들에게 연애박사랍시고 얘기했던 말이랍니다.

그런데 제가 며루치의 말발에 넘어가다니....

제 주위를 돌며 그가 툭툭 던져대던 그 야부리

그렇습니다.

전 며루치의 야부리에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그 통통하고 앙증맞게 생긴 입에서 하루종일 종알종알 쏟아져나오는 말들이 왜그리 재미있는지.

저도 조금씩 야부리에 중독이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동기와 선배들의 눈을 피해 둘만의 눈길에서 오고가는 하지만 아직은 어떤 확신없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운명의 날

93년 5월 어느날

 

그날 며루치는 우리집에 학교에 같이 가자고 왔었어요.

며루치의 차를 타고 학교에 갔는데 아주 큰 교통사고가 났어요.

며루치의 차는 폐차를 시켜야 했고 전 갈비대가 나가고 무릎이 덜렁덜렁 뼈가 보일정도로 크게 다쳤답니다.

하지만 우리의 며루치는 얼굴만 살짝 다치고는 멀쩡했죠.

병원 응급실에 누워 얼마나 무서웠는지.

걸을수는 있는건지, 흉터는 얼마나 남는건지.

부모님께는 뭐라고 말씀드려야 하는건지.

그런데요, 전 울 부모님이 며루치를 한대 후려칠줄 알았죠.

근데 그렇지 않았어요. 조용히 걱정만 하시더니 가시더군요.

나중에 아빠가 그러시는데요 엄마한테 그러셨대요.

"저 며루치와 우리딸이 결혼할 것같으니까 너무 야단치지 말아라" 이렇게요.

아빠는 며루치를 본 순간 사윗감이라고 생각하셨다나요. 정말 대단한 통찰력과 예지력이지요?

병원에 있는 보름동안 며루치는 정말 절 감동시켰어요.

테레비젼을 보다 "며루치 저 칼국수가 먹고싶어"하면

씽하고 없어져 커다란 냄비에 하나가득 칼국수를 받아오는거에요

어떻게 했어?

"응 우리 마누라가 임신했다고 얘기했지"

사실 전 입덧을 안했기 때문에 이때 입덧유세를 떨었다고 할수 있져

보름동안 낮과 밤 한시도 제 병상을 떠나지 않고 며루치는 성심성의껏 병간호를 했져.

그렇게 극진한 보름간의 병간호를 받고 퇴원하면서 전 며루치를 진짜 앤으로 받아들여도 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이제 기사를 써야 할 것 같아요.

다음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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