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다’는 말이 있다. 외모의 빼어남은 물론 품성이 착하고 인정스럽다는 의미까지 포함한 형용사다. 세상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아름답다’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탤런트 양미경. 그는 ‘아름다운’ 사람이다. 여기에 ‘우아함’까지 몸에 배어 있다. 아름다움과 우아함은 겉모습을 꾸며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무런 몸치장 없이도 몸에서 우러나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삶의 철학이 오래도록 곰삭아 자연스럽게 우러나와야 한다.
양미경의 매력은 이 곰삭음에 있다. 그가 선호하는 음식만 봐도 그렇다. 그는 발효음식을 최고로 친다. 된장·청국 장 등 콩을 삭혀 만든 음식을 즐긴다. 젓갈도 그가 좋아하는 음식이다. 그는 음식 만드는 사람의 마음 자세가 곰삭아 있지 않으면 맛을 낼 수 없다고 믿고 있다. 그가 “음식맛은 테크닉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먹는 사람에 대한 배려에서 나온다”고 말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배려는 곧 정성이다. 정성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장은 콩으로 메주를 떠서 곰팡이가 필 때까지 오랜 시간 묵힌 후에 만들어진다. 삭힘의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의 정성이 된장·청국장에 밴다. 그는 “음식에서 정맛을 느끼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그는 청국장 특유의 냄새도 향기롭게 느껴진다고 한다. 청국장 냄새는 그의 표현을 빌리면 ‘꼬리꼬리’하다. 이 ‘꼬리꼬리함’은 어머니의 오랜 정성이 빚어낸 냄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에게는 된장에 얽힌 일화가 많다. 어린 시절 시험보기 전날이면 신경이 날카로워지곤 했다. 이럴 때 어머니가 끓여주신 된장찌개를 먹고 심리적인 안정을 취했다고 한다. 무사히 시험을 치른 것은 물론이다. 결혼 후 임신했을 때도 입덧이 심했던 탓에 아무것도 먹지 못하다가 어느날 저녁상에 차려주신 어머니의 된장찌개를 먹고 그날로 입덧이 멈췄단다. 그는 “어머니의 깊은 정맛이 정말 꿀 같았다”고 말한다.
그가 기자와 만나면서 찾은 집도 역시 청국장집이었다. 대학로에 있는 ‘고유의 맛 청국장집 마미하우스’다. 음식이 나오자 식탁에 바짝 다가 앉는다. 뚝배기에 담긴 청국장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자 얼굴을 들이댄다. 청국장 냄새를 맡으며 살짝 미소를 짓기도 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청국장을 떠서 포즈를 취하면서도 계속 침을 ‘꼴깍’ 넘겼다. 빨리 먹고 싶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최근 냄새 안 나는 청국장이 나왔던데 그건 별로”라고 말한다. 청국장 특유의 냄새가 없는 탓이다. 그는 “청국장은 역시 ‘꼬리꼬리’한 냄새가 나야, 그것도 많이 나야 제격”이라며 찌그러진 양은 대접에 청국장을 넣고 썩썩 비빈다. 먹는 모습이 참 고와 보인다.
그가 삭힌 음식을 좋아하는 것은 천성에서 나온 듯했다. 그는 오래된 물건을 좋아한다. 옷도 10년이 넘은 것이 많다. 16년 전 신혼 때 입던 옷을 지금까지 즐겨 입는 게 여럿이라고 한다. 식기류도 신혼 때 산 그릇을 지금까지 쓴다. 이빨이 빠지지 않는 한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생활철학이기도 하다. 사람을 사귀는 것도 그렇다. 사귀기는 힘들어도 한 번 사귀고 나면 깊은 정을 다 쏟는다. 모든 생활에서 곰삭힘을 즐기는 것이다.
문제는 남편이 된장이나 청국장을 즐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편은 비위가 약해 청국장 냄새를 맡지 못한다. 하지만 남편의 성격이 워낙 ‘허허실실’이어서 자신이 즐겨 먹는 음식이면 싫은 내색을 하지 않는단다. 친정 어머니가 딸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든다고 집안에다 메주를 매달아 냄새를 풍겨도 그는 허허 웃기만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 덕분에 그는 보약처럼 청국장을 만들어 먹는다.
TV드라마 〈대장금〉에서 한 상궁은 어린 장금에게 ‘물을 떠오라’며 음식 만드는 사람의 자세를 교육시킨다. 이는 물 하나에도 먹는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의 자세와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함이었다. 그는 “장이 바로 이같은 곰삭은 자세와 준비로 탄생한 음식”이라고 말한다. 〈대장금〉의 인기비결이 한 상궁이라는 드라마의 인물과 양미경이라는 자연인의 음식철학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데 있는 것은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찾아가는 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나가 샘터사 옆 골목을 타고 끝까지 가면 카페 ‘민들레영토’ 별관이 나온다. 여기서 왼편으로 10m만 가면 빨간 간판으로 ‘고유의 맛 청국장 마미하우스’라는 간판이 보인다. 전화는 (02)765-0842, 아침 10시~밤 10시까지 영업한다.
대학로에 있는 ‘고유의 맛 청국장집 마미하우스’는 사장 김정덕씨(55)가 1995년 문을 연 음식점이다. 그는 포항에 살다가 남편 송충복씨(58)를 만나 결혼하면서 서울로 왔다. 남편은 대학로가 있는 동숭동 토박이다.
남편은 평소 청국장을 즐겨 먹었다. 김씨는 “결혼하기 전에는 청국장이 뭔지도 몰랐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청국장은 서울·경기 사람이 많이 먹는 음식이란다. 결혼을 하자 양평에 사는 작은 집 할머니(78)가 꾸준히 청국장을 보내주었다. 음식점을 창업하면서 청국장집을 선택한 이유가 바로 ‘집에서 먹는 식’으로 손님에게 대접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할머니는 수십 년을 똑같은 방법으로 청국장을 만든단다. 김씨는 “이것이 우리집 청국장 맛이 변함없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이 집에서 변함이 없는 것은 맛뿐만 아니다. 가격도 그렇다. 청국장 4,000원. 뼈다귀 해장국 4,500원. 감자탕 뚝배기는 5,500원이다. 1995년 이후 한 번도 올리지 않았다. 김씨는 “우리집은 연극인이 많이 찾아온다”면서 “가난한 연극인을 외면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씨는 “젊은 사람이 청국장을 먹으러 의외로 많이 온다”고 말한다. 그런 젊은이의 모습이 무엇보다 좋다고 웃는다. 그는 평소 “젊은이들이 인스턴트식품만 먹으니 생각의 깊이가 없다”고 야단치고는 했단다. “자연식을 먹어야 사람다운 성품을 갖는다”는 음식지론을 갖고 있는 김씨는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 모습 그대로이다.
지하철 맛집 - 4호선 혜화역의 대학로 청국장!
대학로 청국장집 '마미하우스'
‘아름답다’는 말이 있다. 외모의 빼어남은 물론 품성이 착하고 인정스럽다는 의미까지 포함한 형용사다. 세상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아름답다’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탤런트 양미경. 그는 ‘아름다운’ 사람이다. 여기에 ‘우아함’까지 몸에 배어 있다. 아름다움과 우아함은 겉모습을 꾸며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무런 몸치장 없이도 몸에서 우러나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삶의 철학이 오래도록 곰삭아 자연스럽게 우러나와야 한다.
양미경의 매력은 이 곰삭음에 있다. 그가 선호하는 음식만 봐도 그렇다. 그는 발효음식을 최고로 친다. 된장·청국 장 등 콩을 삭혀 만든 음식을 즐긴다. 젓갈도 그가 좋아하는 음식이다. 그는 음식 만드는 사람의 마음 자세가 곰삭아 있지 않으면 맛을 낼 수 없다고 믿고 있다. 그가 “음식맛은 테크닉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먹는 사람에 대한 배려에서 나온다”고 말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배려는 곧 정성이다. 정성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장은 콩으로 메주를 떠서 곰팡이가 필 때까지 오랜 시간 묵힌 후에 만들어진다. 삭힘의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의 정성이 된장·청국장에 밴다. 그는 “음식에서 정맛을 느끼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그는 청국장 특유의 냄새도 향기롭게 느껴진다고 한다. 청국장 냄새는 그의 표현을 빌리면 ‘꼬리꼬리’하다. 이 ‘꼬리꼬리함’은 어머니의 오랜 정성이 빚어낸 냄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에게는 된장에 얽힌 일화가 많다. 어린 시절 시험보기 전날이면 신경이 날카로워지곤 했다. 이럴 때 어머니가 끓여주신 된장찌개를 먹고 심리적인 안정을 취했다고 한다. 무사히 시험을 치른 것은 물론이다. 결혼 후 임신했을 때도 입덧이 심했던 탓에 아무것도 먹지 못하다가 어느날 저녁상에 차려주신 어머니의 된장찌개를 먹고 그날로 입덧이 멈췄단다. 그는 “어머니의 깊은 정맛이 정말 꿀 같았다”고 말한다.
그가 기자와 만나면서 찾은 집도 역시 청국장집이었다. 대학로에 있는 ‘고유의 맛 청국장집 마미하우스’다. 음식이 나오자 식탁에 바짝 다가 앉는다. 뚝배기에 담긴 청국장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자 얼굴을 들이댄다. 청국장 냄새를 맡으며 살짝 미소를 짓기도 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청국장을 떠서 포즈를 취하면서도 계속 침을 ‘꼴깍’ 넘겼다. 빨리 먹고 싶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최근 냄새 안 나는 청국장이 나왔던데 그건 별로”라고 말한다. 청국장 특유의 냄새가 없는 탓이다. 그는 “청국장은 역시 ‘꼬리꼬리’한 냄새가 나야, 그것도 많이 나야 제격”이라며 찌그러진 양은 대접에 청국장을 넣고 썩썩 비빈다. 먹는 모습이 참 고와 보인다.
그가 삭힌 음식을 좋아하는 것은 천성에서 나온 듯했다. 그는 오래된 물건을 좋아한다. 옷도 10년이 넘은 것이 많다. 16년 전 신혼 때 입던 옷을 지금까지 즐겨 입는 게 여럿이라고 한다. 식기류도 신혼 때 산 그릇을 지금까지 쓴다. 이빨이 빠지지 않는 한 바꾸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생활철학이기도 하다. 사람을 사귀는 것도 그렇다. 사귀기는 힘들어도 한 번 사귀고 나면 깊은 정을 다 쏟는다. 모든 생활에서 곰삭힘을 즐기는 것이다.
문제는 남편이 된장이나 청국장을 즐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편은 비위가 약해 청국장 냄새를 맡지 못한다. 하지만 남편의 성격이 워낙 ‘허허실실’이어서 자신이 즐겨 먹는 음식이면 싫은 내색을 하지 않는단다. 친정 어머니가 딸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든다고 집안에다 메주를 매달아 냄새를 풍겨도 그는 허허 웃기만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 덕분에 그는 보약처럼 청국장을 만들어 먹는다.
TV드라마 〈대장금〉에서 한 상궁은 어린 장금에게 ‘물을 떠오라’며 음식 만드는 사람의 자세를 교육시킨다. 이는 물 하나에도 먹는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의 자세와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함이었다. 그는 “장이 바로 이같은 곰삭은 자세와 준비로 탄생한 음식”이라고 말한다. 〈대장금〉의 인기비결이 한 상궁이라는 드라마의 인물과 양미경이라는 자연인의 음식철학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데 있는 것은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찾아가는 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나가 샘터사 옆 골목을 타고 끝까지 가면 카페 ‘민들레영토’ 별관이 나온다. 여기서 왼편으로 10m만 가면 빨간 간판으로 ‘고유의 맛 청국장 마미하우스’라는 간판이 보인다. 전화는 (02)765-0842, 아침 10시~밤 10시까지 영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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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청국장 맛이 변함없는 이유”
대학로에 있는 ‘고유의 맛 청국장집 마미하우스’는 사장 김정덕씨(55)가 1995년 문을 연 음식점이다. 그는 포항에 살다가 남편 송충복씨(58)를 만나 결혼하면서 서울로 왔다. 남편은 대학로가 있는 동숭동 토박이다.
남편은 평소 청국장을 즐겨 먹었다. 김씨는 “결혼하기 전에는 청국장이 뭔지도 몰랐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청국장은 서울·경기 사람이 많이 먹는 음식이란다. 결혼을 하자 양평에 사는 작은 집 할머니(78)가 꾸준히 청국장을 보내주었다. 음식점을 창업하면서 청국장집을 선택한 이유가 바로 ‘집에서 먹는 식’으로 손님에게 대접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할머니는 수십 년을 똑같은 방법으로 청국장을 만든단다. 김씨는 “이것이 우리집 청국장 맛이 변함없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이 집에서 변함이 없는 것은 맛뿐만 아니다. 가격도 그렇다. 청국장 4,000원. 뼈다귀 해장국 4,500원. 감자탕 뚝배기는 5,500원이다. 1995년 이후 한 번도 올리지 않았다. 김씨는 “우리집은 연극인이 많이 찾아온다”면서 “가난한 연극인을 외면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씨는 “젊은 사람이 청국장을 먹으러 의외로 많이 온다”고 말한다. 그런 젊은이의 모습이 무엇보다 좋다고 웃는다. 그는 평소 “젊은이들이 인스턴트식품만 먹으니 생각의 깊이가 없다”고 야단치고는 했단다. “자연식을 먹어야 사람다운 성품을 갖는다”는 음식지론을 갖고 있는 김씨는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 모습 그대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