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도로에선 약자를 보호해야

靑竹2007.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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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잔차로 차도를 달리다 보면 덤프트럭 등의 대형 차량들이 느닷없이 뒤에서 울려대는 엄청나게 커다란 경적소리에 놀라서 깨갱~ 하고 움츠리는 모습이 툇마루에 올라가 주렁주렁 매달린 곶감을 몰래 빼먹으려고 멀리 마당에서 콩깍지를 까고 계신 할아버지 몰래 살금살금 다가가서 할아버지 목침 세로로 세우고 딛고 올라서서 손을 뻗치려다가 "떽~!"하는 할아버지의 고함소리에 화들짝 놀라서 "깨갱~!!" 하며 도망치는 모습은 저리 가라다.

그런데 잔차도로를 달리다 보면 같은 일행이지만 앞선 일행 하나가 보행자들에게 비키라고 버럭 소릴 지르거나 왁~!!! 하는 소릴 지를라 치면 "에그머니나~!!깜짝이야~!!"하며 자지러지는 보행자들의 모습을 목격하게 되는데.. 숫기가 없는 편인 난 뒤따르다가 앞의 일행이 행여나 들을쎄라 놀란 보행자 곁을 스치며 모기 트림하는 소리 정도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죄송합니다" 하고 사과를 건넨다.

사람의 심리란 항상 자신의 위치를 중심으로 사고를 하며 사리를 판단하게 마련이지만 냉정히 보자면 차도에서 잔차가 약자인 것처럼 잔차도로에선 보행자가 약자일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잔차를 타고 차도를 달리며 뒤에서 커다랗게 경적을 울려대는 화물차에게 느꼈을 적개심을 보행자가 뒤에서 커다랗게 고함을 치며 달려드는 잔차에게 느끼지 않는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천성이 느긋해서 그런지 빨리 달리다가도 어쩌다 만나게 되는 4명 일렬 횡대 아주머니들이 잔차도로를 꽉 막고 걸을라 치면 살금살금 가서 제동을 한 뒤에 "저 아주머니들..저 어디로 갈까요?" 하면서 씩 웃으면 "어머나 우리가 길을 다 막았네? 죄송해요" 하면서 비켜준다. "가급적이면 한쪽 편으로 다니십시요" 하는 말을 해주곤 하는데 그 아주머니들이 나의 말을 알아듣고 나중에 그렇게 하는지는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아마 그런 습관들이 은연중에 몸에 배지 않나 싶다.

이기심(利己心)의 대척점에 있는 이타심(利他心)은 남을 배려하는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 본다면 결국 자신을 위하는 길이기도 하다. 자신과 아무런 인연도 없는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려 자신의 안전을 고려해 볼 여지도 없이 본능적으로 물에 뛰어드는 극단적인 이타심이야 아무나 발휘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약자를 배려하는 일은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란 생각이다.

설마 그럴 리야 없겠지만 등산객과의 트러블로 인하여 어쩌면 조만간 전국적으로 산악자전거의 입산이 금지될지도 모른다는 우울한 말도 가끔 들리니 이런 생각이 더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