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카를 좋아하는 바보......2

캔디2007.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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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는 체육관을 운영하시고 그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우리 엄마는 한의사다... 태권도를 하는 아빠가 다리를 삐어서 침을 맞으러 병원에 갔다가 우리 엄마를 만났고 무려 50번의 퇴짜끝에 엄마에 마음을 사로 잡았다고 한다.

그 아빠에 무한한 도전심과 인내를 그대로 물려받은 나와...엄마에 지성과 외모를 그대로 물려받은 장혁이...그래서 나와 장혁이 그토록 극과극을 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언제나 유쾌하신 우리 아빠....그리고 언제나 고상한척 하지만 언젠가부터 아빠를 더 좋아하게 되어버렸다는 엄마는 아마도 천생연분이 아닌가 싶다.

 

 

오늘은 정말 학교 가기가 싫다.

지난 중간고사 결과가 오늘 발표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물론 육상부를 하면서 내 성적이 바닥을 기게 되었다고 변명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난...솔직히 너무 바닥이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복도에 붙여진 전교 15등과 전교 15등에 명단이 공개되었다.

 

1등 장혁...

1등 한수한

2등 최지수

 

 

298등 고호경

299등 장한나

300 등 강호

 

 

나는 꼴등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더 창피하다...300등 강호가 자퇴를 했기 때문에 나는 꼴등 아닌 꼴등이 된 셈이다.

뭐 새삼 창피하거나 그렇지는 않지만 기특한 내 님과 내 동생이 일등을 했으니 그걸로 위안을 삼으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생각하며 돌아서려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아차 싶었다.

바로 내 뒤에서 나를 어이없이 바라보고 있는 남자가 있었으니...내 얼굴을 온통 홍당무로 만들어버리는 이 남자...한수한.

 

" 공부좀 하지 그랬냐? 나라면 창피해서 학교 그만두고 산에 들어가겠다.

 변태...너.....머리..장식이지? "

 

".....뭐....어? "

 

나는 순간 제정신이 아니었나 보다...나도 모르게 욱한 성질이 꿈틀대더니 결국은 나오지 말아야할 순간에 이성을 잃고 말았다.

그게 비록 내 님이라 할지라도 나를 모욕하는 자...내가 벌할 지어다

 

" 너 뭐라고 그랬어? "

 

" 어...변태 흥분했네...그렇잖아...꼴등...창피하잖아...니 동생은 일등인데...넌 꼴등...안창피해? "

" 그게 뭐 어때서? 장혁인 장혁이고 난 나야...니가 잘났다고 나도 잘나야 한다는 법 있어? "

 

" 변태...진짜 흥분했네...흥분하지 말고 공부좀 해라...난 못생긴 애들이 나 좋아하는 건 괜찮아도 멍청한 애들이 좋아하는건 싫더라..."

 

" 뭐? 누..가 누가...누가 너 좋아한데? 착각은 자유라더니...웃기고 있네..."

 

" 아니었어? 그럼 다행이고...난 또...소문이 있길래...그냥 한번 해본 말이었지..."

 

" 그래 니 잘났다...못된 자식 같으니라고 "

 

하루종일 그 생각에 머리가 터질것 같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하는 말이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뭐 새삼 귀에 들어온다는게 더 이상하지만 도대체 분이 삭히지가 않는다.

 

" 나쁜자식!...복수할꺼야 "

 

" 뭐야...장한나...너 뭐야? 또 무슨 생각을 한거야? 복도에 나가있어...수업시간에 방해나 하지 말지...그러니까 니가 맨날 꼴등하는거야 임마"

 

" 아...그만하세요 저는 뭐 꼴등하고 싶어서 꼴등하나요? 선생님이 자꾸 꼴등꼴등 하니까 제가 꼴등하는거라구요..."

 

"어쭈...니가 아주 매를 버는구나..."

 

" 아...알았어요 나간다고요...선생님은 맨날 나만 갖고 그래..."

 

누구라도 날 건드리기라도 한다면 난 그자리에서 그 사람이 여자든 남자든 상관없이 발을 날릴것만 같다.

점심시간 그렇게 좋아하는 도시락도 팽개치고 하루종일 우울한 기분을 몰아 운동장 한 구석에서 내 머리를 탓하고 있었다.

 

' 넌 왜그렇게 멍청한거니? 아니야...노력을 하지 않아서 그래...맞어...그런거야..장혁이는 똑똑하잖아...나도 같은 피가 흐르고 있으니까...조금만 노력하면 잘할수 있을거야....하지만...공부가 싫은걸...아...그래도 수한이가 싫지 않다니...그게 더 한심할 노릇이구나'

 

이런 생각에 한참을 내 머리를 주먹을 때리고 있을때쯤 어디선가 먼지가 뿌옇게 내 얼굴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기분도 안좋은터라 잔뜩 찌푸린 얼굴로 고개를 드는 순간 난 그냥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몇일전에 동네 꼬마아이들한테 돈을 뺏는걸 보고 손한번 봐준 녀석이 지 친구를 데리고 온 것이다.

그것도 남자애가 고자질이라도 한듯 한 녀석은 얼굴에 죄질이 심한듯 아주 큰 죄를 짓고 있는 듯했다.

 

" 야...잠깐 나좀 보자..."

 

" 아..또 왜? 나 건드리지 마...기분 별로안좋아..."

 

" 웃기고 있네...그때는 내가 정신이 없어서 당했는데...야...이년아...너 손좀 봐줄려고...어디서 강심장이야? "

 

" 나 진짜 기분 안좋은데...그냥 가라고 할때 가지...남자가 맞으면 열라 쪽팔리잖아...너...저번에도 싸움하는거 보니까 완전 날라리 수준이던데...또 맞으면 얼마나 쪽팔릴라고 그래? "

 

" 이년이 자꾸 열받게 하네...체육관 뒤로 오기나 해...여자라고 봐줄줄 알아...하긴 너...이번에 꼴등했더라...나도 꼴등은 안해봤다...무식한게..."

 

" 너...죽었어..오늘..."

 

" 그건 내가 할말이고..점심 시간 20분밖에 안남았어...그동안 조금만 패줄께.."

 

난 솔직히 싸움을 잘한다.

어렸을때부터 동네 골목대장을 도맡아 할만큼 난 싸움에서만큼은 지지 않았다.

장혁이 맞고 들어오는 날은 그 아이가 적어도 코피는 보는 날이다.

그래도 멀대같은 남자애 셋을 상대로 싸우는건 조금 무리가 있긴 하지만 지금 같은 기분으로서는 내가 뼈가 부러진다 하더라도 열나게 맞고 죽어라 패고 싶다.

체육관 뒤로 들어서자 마자 난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발차기로 한 녀석에 턱을 올려찼다.아마 생각지도 못하고 바로 들어온 공격이라 조금 당황한 기색을 보이던 두 녀석이 차례로 나를 향해 경계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나는 내게 달려드는 즉시 복부를 차고 남자들만의 중요한 급소를 아무 거림낌없이 날려주자 그 자리에서 아무런 힘도 못쓰고 맥없이 쓰러지는 남자애들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방심에 틈을 잘 살펴야 했것만 그만 한 녀석이 뒤에서 내 등을 찍는걸 난 방어를 못하고 말았다.

이내 여기 저기서 나를 향해 날아오는 주먹에 내 입술이 터지고 난 그 자리에 뒹그러지고 말았다.

 

" 겁없는 기지배...여자라고 좀 봐줬더니 기어 오를려고 하네...이것을 그냥..."

 

내 얼굴에 기분 나쁜 표정에 남자애에 운동화가 그대로 얼굴을 부비고 있었다.

그리고는 입안가득 오물오물 하더니 아마 내 얼굴에 침이라도 뱉을 기색을 하고 있을때쯤 어디선가 들리는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 야...치사하게 남자 셋이서 여자 하나를 치냐? 열라 쪽팔리다...니네들...양아치같이 뭐하는 짓이냐? "

 

" 뭐야..넌...한수한? 참견하지 말고 그냥 가...이 기지배는 손좀 볼 필요가 있었어"

 

" 야...그래도 그렇지...안그래도 못생긴 얼굴 완전 못봐주겠다...그만해라..."

 

" 참견하지 말고 지나가라고..."

 

" 참견하고 싶은데...."

 

" 야...부잣집 도령님...얼굴 깨지고 싶지 않으면 그냥 가라고..."

 

" 너희들...나 잘 모르지? 그러니까 이렇게 까불지...나...조금씩 화날라고 그러는데...그 더러운 운동화나 좀 치우시지...야...입술에 피 터지는거 불쌍하지도 않냐? 그래도 여잔데....니네들 너무했다...내가 손좀 봐줘도 억울해 하지는 마라.."

 

' 아....내 왕자님...이렇게 멋질수가 있다니...근데 저 눈빛은 뭐야...무섭다 못해 그 눈빛으로 사람 심장까지 뚫겠다.'

 

그리고 이내 내 얼굴을 부비던 운동화에 주인은 순식간에 허공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고 수한이에 긴 다리는 여기저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힘이 들었는지 눈앞에 흐려지고 있었다.

내 얼굴에 닿은 따뜻한 느낌은...그리고 내 몸이 허공을 향해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내가 눈을 떴을땐 양호실 따뜻한 이불위였다.

눈을 뜨자 온몸이 너무나 뻐끈하고 정말 뼈라도 하나 부서진듯한 진통이 내 몸을 휘감고 있었다.

힘겨운 걸음으로 거울을 보자마자 난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쪽볼은 부어서 완전 통통해졌고 입술은 터져 있었고 이건 무슨 여자도 남자도 아닌 사람의 형상이 아니었다.

그때였을까 양호실 문이 서서히 열리는듯했고 난 급히 내 얼굴을 가릴만한걸 찾기 위해 열심히 눈알을 굴렸다.

그리고 한쪽에 걸어진 수건을 집어 얼굴을 가리고 침대로 급히 올라가 이불을 뒤집어 썼다.

그런 나에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 이불을 허공으로 낚아채는 애들이 있었으니 다행이도 나와 쌍벽을 이루는 성적을 자랑하고 있는 미선이었다.

 

" 야...한나야...괜찮아? "

 

" 어...괜찮아..."

 

" 야...난리났었어...수한이가 너 안고 양호실 온거 기억나??? 와....진짜...수한이 너무 멋지지 않냐? 그러게 너는 아무리 니가 싸움좀 한다고 해도 그 녀석들 학교에서 정학도 먹고 질 안좋기로 유명한데...너 왜그랬어 ?"

 

"어...미선아...나...입술이...아파서..."

 

" 야...얼굴좀 보여봐봐...많이 아파?? 하여튼 너 좀 고달프게 생겼어...."

 

" 왜??"

 

" 너 안고 오는거 애들 사진찍고 난리가 아니었는데...너...민혜랑 수한이랑 그렇고 그런거 몰라?/ "

 

' 이건 또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란 말인가? 수한이에게 설마...하긴...없을리가 없지...없길 바라는 내 맘이였을뿐...내가 그동안 너무 수한이만 생각하다 보니...이런...바보'

 

" 너...민혜 눈초리 못봤지? 와...완전 레이져가...장난아니였어..."

 

 

" 몰라...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나...무거웠을텐데..."

 

" 넌 지금 그게 중요하니/ "

 

" 그래...니가 남자품에 안겨봤어야..알지...난 지금 그게 중요해? "

 

" 얼씨구...얼굴이나 봐봐...하.................야...나 말이 안나온다...너 사람 아닌것 같아..."

 

" 그렇게 심해?? "

 

" 어....완전 심해...괴물같아"

 

" 진짜?? 아...몰라....나 수한이 이제 못봐"

 

" 어...너는 이제 못볼것 같아...근데 아까 민혜랑 수한이랑 뭐라뭐라 하는것 같더니만 민혜가 갑자기 울면서 뛰쳐가는거야...너...아무래도 좀...앞으로 피곤할것 같다...이 기지배야...못 올라갈 나무 쳐다도 보지 말라니까..."

 

" 몰라몰라...나는 몰라...가서 모자좀 가져와...."

 

" 너...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냐...선생님 아셔서 ...너 일어나면 교무실로 오라고 했단 말이야...나 그래서 온거야...선생님 화났어...학교에서 그것도 점심시간에...끝나고 조용히 할것이지...으그..."

 

" 몰라...난 몰라...."

 

 

나는 교무실에 가서 혼날  걱정은 하지도 않았다.

오로지 수한이 생각뿐이었다...무거웠을텐데....그냥 지나가지...정말 민혜랑 그런 사이었나...민혜는 우리 학교에서 제일 이쁜 여자아이다. 축제때마다 학교에선 가장 멋진 선남선녀를 투표하는데 그중 남자 1위는 수한이고 여자 1위는 서민혜다...항상 그렇게 커플로 학교 홈페이지를 장식했으니 둘이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게 이상할리가 없는데...교무실로 들어가는 순간에도 나를 이상하게 보는 친구들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고 오로지 그 생각만이 내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나를 보자마자 선생님은 놀란마음 반 야단칠 마음 반인듯 싶었다.

얼굴을 보자 차마 매는 때리지 못하고 반성문 열장과 화단 청소를 시키셨다.

시간이 꽤나 흐른듯 종례시간에 교무실을 찾아온 수한이를 본 순간 난 정말 아무 책상이나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나를 보자 고개를 흔들고는 담임선생님한테 뭐라고 말한뒤 교무실을 나간 수한이를 보자 나는 정말 구제 불능이라는 생각이 들어 맥없이 교무실을 나왔다.

교무실을 나오자 마자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을때쯤...내 앞에 기다란 무언가가 나를 막고 있자...난 고개도 들지 않고 손으로 옆으로 비키라고 손짓했다.

 

" 비켜..."

 

" 고개좀 들지...그래도 고맙단 말은 해야 되는거 아냐? "

 

순간 나는 목소리에 주인공을 파악하고 당황하는 표정을 그대로 드러낸채 고개를 들었다 내 얼굴 상태를 기억하고는 바로 고개를 숙였다.

 

" 야...얼굴 완전 예술이다...그래도 임마...사태파악은 제대로 했어야지..."

 

 

" ............."

 

" 많이 아프냐? "

 

" 괜찮아..."

 

" 너...생각보다 가볍더라..."

 

" ㅇ오늘은 미안했어...괜히 참견안해도 ...."

 

" 그러게...근데...너...아무리 그래도 남자야...조심해...그녀석들 생각보다 질이 안좋아..."

 

" ..........충고 잘 들을께..."

 

" 변태라고 해서 기분 나빴던 거냐? "

 

" ............미안해...피곤해서 먼저 갈께..."

 

" 변태라고 한거 취소할께...잡초 열심히 뽑아라...잡초 많더라..."

 

 

나는 정말 열심히 잡초를 뽑았다. 손끝이 닳아질정도로 정신없이 뽑다 보니 나중에도 간간히 꽃들이 뽑혀져 몰래 수습하니라 애 좀 먹었다.

학교 화단에 있는 잡초란 잡초는 모두 뽑아버린것 같다....그리고 부은 얼굴을 하고 터벅터벅 운동장을 걸어가고 있는 왠 오토바이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내 앞에서 멈추는 오토바이 한대....

 

" 타...태워줄께..."

 

그토록 바랬던 순간이었는데...난 지금 순간이 너무나 초라해보여서 나도 모르게 운동장을 가로질러 달려버렸다.

내 초라한 모습을 들키기 싫어 달리고 또 달려서 숨이 턱까지 차올라도 멈추지 않고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