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일기21-나의 꿈-

2003.05.18
조회76

백수일기 21번째 이야기다. 생 라면 한 개를 부셔 스프 뿌려서 아작아작 씹으며 글을 쓰고 있다. 목이 마르다. 우유에 요구르트 하나 타서 마셔야지. 벌컥벌컥~ 우유에 요구르트 타서 마셔 본적이 있는가. 그 맛은 마셔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우유의 담백함과 요구르트의 새콤한 맛이 어우러져 맛있다. 맛없으면 말고. ㅡ_ㅡ;

 

 

 어렸을 때 저마다의 꿈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대통령, 국회의원, 판사, 변호사, 검사, 의사 등 거의 부모님들이 하라고 하는 꿈들. 그 꿈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부푼 의지.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런 꿈들은 현실에 부딪혀 흔적조차 남지 않을지도 모른다. 꿈을 잃어 감에 따라 자신의 존재감도 약해지고, 끝없는 열 패감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지금의 나와 같이. 내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나의 꿈은 다른 애들과 같이 평범한 대 통 령! 이었다.

 

 

누구나 어릴 때 꿈꿔 봤을 장래희망 일 것이다. 엄마에게 박정희에 대해 들으며 멋도 모르고 나도 그렇게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커서 보니 꼭 본받을 만한 인물은 아니었다. 대한민국을 비록 발전 시켰지만 오랜 독재 정치로 반발만 샀다. 특히 가장 맘에 안든 점은 나중에 친한 친구였던 김재규의 총에 죽은 거다. 그렇게 비참하게 죽을 것을. 아내도 총에 맞아 죽고. 무엇을 위해서 그 자리에 머물렀던 것일까. 그래서 난 그 꿈을 과감히 버렸다. (맞다. 될 자신도 없었다. ㅡ_ㅡ;)

 

 

초등학교 올라와서 내 꿈은 파일럿이었다. 비행기를 몰며 하늘을 나는 게 멋져 보였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비행기를 조종한다고 해도 비행기 고장나서 추락하면 죽는 게 아닌가. 대한민국의 비행기가 워낙 잘 떨어지니 믿고 탈수가 있나. ㅡ.ㅡㅋ (맞다. 이것도 될 자신이 없었다. ㅡ.ㅡ;)

 

 

초등학교 6학년 때 내 꿈은 농구선수 였다. 그때 한창 슬램덩크를 보고 감명을 받은 터라 서태웅과 같은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었다. 그때 공부하라고 서울 큰아버지 집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던 나는 집 앞의 농구대가 있는 곳을 매일 바라봤다. 그걸 보신 큰아버지 집에 놀러 오셨던 작은아버지가 농구공을 하나 사주셨다. 어찌나 기쁘던지. 난 그걸 들고 고등학교 형들 틈에 끼어 매일 연습했다. 학교 끝나면 숙제하고 바로 농구골대로 가서 슛 연습을 했다. 어떤 때는 밤10시까지 혼자서 슛 연습을 한 적도 있었다. 하도 연습해서 공이 닳아 찢어 질 정도 였으니. 집 근처의 중학교에 입학하고 난 엄마에게 농구부가 있는 중학교로 보내달라고 했다. 내 말은 간단히 무시당했다. ㅡ_ㅡ; 공부해서 인문계 고등학교 가서 대학이나 가란다. 엄마의 뜻대로 인문계 고등학교에 들어 와서는 화가나 만화가가 되고 싶었다. 엄마는 의사가 되라고 한다. (내가 공부 잘 하는 것도 아니고 의사가 어떻게 돼. ㅡ_ㅡ;)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아빠는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퇴원해도 아빠는 왼쪽이 마비되고 언어 장해까지 일어났다. 엄마는 전문대 가서 취업해서 돈이나 벌란다. 이런 상황에 뭘 어쩌겠는가. 전문대도 입학금이 없어 농협에 학자금 대출 받아서 겨우 냈다. 참담한 현실이다. 세월은 흐르고 나이는 먹어 가는데 뭐 하나 이루어 놓은 것 없는 내가 한심스럽다. 부푼 꿈이 있었던 과거여 안녕...
                                                다음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