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디어 방을 바꾸었다

완벽한... 고독...2003.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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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놈이 고등학생이 되었고 작은 놈이 육학년이 되었으니 작은방에서 지내는 것이 무척 어려울 것이다.

혹시나 잘못을고백하러 들어올 마누라를 기다리다 두달이 되어가니 이젠 남의 여자가 된 것이 틀림없을듯하여 포기하기로 했다.

그차에 오늘 아이들 두놈과 방을 바꾸기로 했다.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안방은 두놈들이 쓰도록하고 내방은 작은 방으로...

사내놈들이니 껴않고 자는 것도 좋아하지 않을듯하여 더불침대를 작은 방에 옮겨 놓으니 방이 꽉 찬다.

책상이 침대에 붙어버리니 의자가 없어도 될듯하여 옷걸이만 달랑들여다 놓았다.

녀석들은 제 엄마가 이제는 영영 못올 것이라는 것을 눈치챘을 텐데도 희희낙락이다.

이젠 작은 방에서 정말 혼자만의 호젓한 공간을 만들어 나가야겠다.

짐을 정리하다 마누라의 결혼 사진이 나오니 또 부화가 치밀어 오른다.

침대 뒤에 쳐박혀 있는 소싯적의 내 그림들도 화를 돋군다.

매트 밑에 감추어둔 수많은 구두들도 화를 치밀어 오르게 한다.

양산이 여섯개... 돗수 없는 안경 여러개와 썬글라스들 챙겨가고 남은 것들이다.

그간 공부한답시고 수십권이 되는 책들을 사들였는데 오늘 옮기면서 보니 때묻은 곳이 한군데도 없다.

불륜을 좀더 자유롭게 저지르기 위해서 공부라는 수단을 강구했다는 생각에 또다시 부화가 솟구친다.

근 이년동안 12시 이전에 집에 들어온 적이 없었다는 기억이 되돌아오면서 또다시 울분에 휩싸이며 그인간을 위해서 내가 관용을 더 베풀려고 했던 기억이 되살아나 온몸에 힘이 빠져 버린다.

내가 더 잘해주면 더욱 나에게 기울어지지 않을까??? 참말로 부질없는 생각이었다.

이시간까지 잠을 자질 못하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자체도 실은 짜증이 나고 술을 마시질 못하면 잠을 청하지 못한다는 자체도 짜증이 난다.

담배도 끊어야하는데... 잊기 위해서 가장 어려우 담배를 그인간의 기억과 함께 끊어버리려했는데 둘다 정말 어렵다.

그래도 오늘은 녀석들이 큰방으로 옮겨간다는 생각에 기분이 들떠 있는 것을 보니 나도 즐겁다.

책장을 비워주고 내방에 더 많은 짐을 넣으려는 걸 보고 녀석들이 지 방에 있는 공간에 짐을 넣어야 겠다며 공간을 비워두고 기다리는 모습들고 대견스럽다.

자식농사도 대체로 잘되었고 사흘돌이로 관계를 해주었고 그렇다고 조루도 아닌데... 또 실업자도 아니고 가장 건실한 직장을 지닌 짤릴 일 없는 남편에 근 일년 이상을 공부한다는 며느리를 위해 텃밭을 일구어가며 반찬거리를 장만해 주시는 시어머니에 도대체 무엇이 부족했다는 말인가???

아무래도 너무나 많은 시간을 허용해 준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여자에게 너무 많은 자유를 주면 탈난다는 선배들의 이야기를 귓등으로 들은 것이 탈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직장도 없는 여자가 수년간을 항상 퇴근 시간에 맞추어서 아니 항상 좀더 늦게 전화를 걸어야만 들어오는 그여자를 그렇게 믿고 기다렸다는 것이 아니 좀더 나아지겠지..라는 기대를 걸고 살아왔다는 것이 천추의 한이 된다.

그 뿐리야? 저녁을 먹이고는 다시 탁구장으로 향하던 그여자... "몇시에 올거야?" "열시"하고 나가면 반드시 열시반이면 일찍 들어오는 것이고 대개는 12시에 귀가한다.

그걸 그렇게 싸워가면서도 꺽언내질 못한 내가 한스럽다.

'360만원의 봉급도 돈이라고?' '능력도 없는게'라고 끝무렵에 던진 말은 내 가슴에 멍이되어남아있다.

아마도 떠나기 위해서 놓아달라고 던진 말이겠지...

오늘도 짐정리도 마치기 전에 상념에 빠져들어 술을 마시며 이시간까지 이렇게 시간을 죽이고 있는 내가 한스럽다.

곧 잊혀지겠지... 그렇게 아름다울것도 없는 외모니까... 단지 살아온 시간 때문에, 정 때문에 이렇게 힘들 것이다... 그렇게 위안해 본다.

도대체 어떤 인간이 그렇게 마음에 들었을까???

오늘은 한강변의 찻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더 조용한 잠을 청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