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1층에는 자폐아 꼬맹이가 산다.(펌)

갱이2003.05.19
조회2,916

푸엣취!!!!

킁...

보시다 싶이 봄 알레르기에 완벽하게 걸려버린 수레입니다. -_-;;

콧물과 눈물, 재채기의 조화를 이룬 제 얼굴을 봐서라도 추천부터..*-_-*;;;;

우리집 1층에는 자폐아 꼬맹이가 산다.(펌) <-한번 꼭 해보고싶었던 그림 넣기..(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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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맨션은 아직 완공 되지 않은 우리 집을 대신한 [임시 집]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 처음 맞은 아침은 상큼하게 지져귀는 참새소리에 깨어..



...났다면, 좋았으려만... 안타깝게도 나를 깨운 소리는



“꾸으아 꾸악 꾸악 끄아악 아구아구”




....라는 소리였다.






-_-;;;






무슨 소린지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게 정상이다-_-;;;



나도 처음에 무슨 소린지 몰랐으니깐..;;;;;


등교 한답치고, 집밖에 나와서야 그 소리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1층에 사는 꼬맹이 웃음소리였다. -_-;;;;





‘뭐..저런 애가 다있냐...’



언뜻 보기에 초등학교 2학년쯤 되어 보이는 얘가 세발자전거를 타며, 즐거운 듯한 표정으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꾸으아 꾸악 꾸악 끄아악 아구아구”








-_-;;;







그게 그 꼬마와의 첫 만남 이였다.


꼬마를 싫어하는 나로썬, 그 녀석은 단순한 동네 꼬마에 불가했다.



2.

그렇게 그 집에서 살기 시작한 뒤부터, 우리가족은 적지 않는 소음공해에 시달려야했다.



매일 아침 모닝콜처럼 “꾸아” 거리는 그 녀석의 즐거운 웃음소리-_-...


매일 오후 계단과 복도를 뛰어다니며 지르는 그 녀석의 알 수 없는 외계어-_-...


무엇보다 휴일 아침만 되면 문을 열어달라고, 문을 쾅쾅거리며 울어대는 소리하며..



정말.. 우리가족은 노이로제에 걸려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그렇게 한달이 흐르고 어느 정도 그런 소음에 익숙해진 우리가족은




밤 중에 귓가에 아른대는 모기소리에 미동도 안하고 잘 수 있었고,


친구랑 대화할 때 “소리 좀 낮춰라 씨뱅아-_-; 쪽팔린다” 라는 소리도 들을 뿐 더러


학교위에 헬리곱터가 날아가 모두 구경하는데도 잠을 자는 경지에까지 다다르게되었다.







........









미안.. 헬리곱터는 오바였다.







-_-;;;





3.


그렇게 그 꼬마 녀석의 행포는 그칠 줄을 몰랐고...


그러던 어느 날 한가한 토요일 오후..


복도랑 계단에서 시끄러운 발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누군가가 급하게 초인종을 눌러댔다.




삐유찌르르르르....삐유우찌르르르... <-초인종소리...-_-;; 새소리....라고 해두자..;;;




‘ 탈옥범일까.. 탈영범일까.. 아니면 저쪽세계에서 도망친 용감한 용사?! ’





은근히 이런 *-_-*것을 기대하며 문을 열었다.




“헉헉.. 지금 쫒기고 있습니다. 큿...[피가 새어나오는 옆구리를 손으로 감싸며..] 저 좀 숨겨주시지 않겠습니까..”


하며 갈색 눈을 지닌 금발머리 미청년이 나에게 말했다.







....만화책을 너무많이 봤나....-_-;







언니였다.





-_-;;;





언니는 급하게 문을 닫으며 나에게 말했다.


언니 : 아, 씨발.. 큰 일 날 뻔했네..

빈수레 : 뭐 했길래 짭새한테 쫒기는 도망자가 됐다냐.

언니 : 씨발 즐-_-. 1층에 사는 그 자폐아.!! 내 따라오드라!! 와.. 진짜 짜증나데..

빈수레 : 언니를 왜 따라오는데.?

언니 : 이쁜 건 알아가지고-_-..

빈수레 : 지랄도 병이래.

언니 : -_-;;;;;;


이런 대화를 주고 받을 때 동생이 말했다.


동생 : 어? 그 새끠 나도 따라오든데..

빈수레 : 진짜?

동생 : 어-. 유도장 간다고 나가니깐 막 손잡으면서 따라오려고 하드라.

언니 : 맞다 막 손잡으려고 하드제? 와.. 나도 그랬다니깐.!!!

동생 : 걔 좀 이상하드라-_-;;;

빈수레 : 잠깐만.!!

언니&동생 : 왜?

빈수레 : 아니.. 다 좋은데.. 그 녀석 왜 나는 안 따라오는건데.?

걔 나는 안 따라오던데..

언니&동생 : 걔 보기엔 그래도 보는 눈은 정확하네.

빈수레 : 하긴. 내 미모가 눈부시고 고귀해서 함부로 다가올 수 없었겠지. 하하하



언니&동생 : 까셈-_-

빈수레 : -_-;;;;;;;




그 시끼...-_- 왜..나만 피했을까....


4.

개교기념일이였다.


입이 심심해서 과자나 사올까 하는 마음에 집을 나섰다.


그 꼬맹이 녀석...


혼자 놀이터에서 가방매고 흙장난을 하고 있다.


그러다 나랑 눈이 마주치자..



...슬그머니 눈을 피한다-_-;;;;


나야 귀찮게 하지 않아 좋았지만, 속에서 꿈틀대는 이 치욕감은 뭘까..-_-


하여튼, 과자봉지를 손에 쥐고 집에 들어서면서 시계를 봤다.


10시 46분을 조금 넘긴 시간..


빈수레 : 엄마- 엄마-//

엄마 : 왜?

빈수레 : 1층에 사는 자폐아 얘.. 학교 안가나?

엄마 : 어. 걔 학교 안다닌다더라.

빈수레 : 왜?

엄마 : 지능이 아직 1, 2살 짜리 지능이잖아. 걔도 불쌍한 얘야.

빈수레 : 음..?

엄마 : 어릴 때 놀이터에서 놀다가 미끄럼틀에서 떨어져서 머리를 다쳤다더라구.

그때까진 괜찮았는데, 머리 다치고 나서부터... 음... 어떻게 됬다드라..

지능이 멈춰버렸다던가.. 아무튼, 그렇게 됬다드라.?

오전이 되면, 밖에 자기 또래 친구들은 다 학교가고 없잖아.

그래서 지도 학교가고 싶다고 떼를 썻지만, 그게 맘대로 돼냐..

하는 수없이 부모가 가방만 사주고 밖에서 놀게 한거지..


......그래서 휴일이면 그렇게 시끄러운 거야.

휴일이면 학교 안가는 친구들이 밖에 나와 있으니.. 걔들이랑 놀고 싶다고 문을 두들기면서 열어달라고 소리를 지르고...


그러는거지...


그래봤자, 아이들은 걔 따돌리면서 상대도 안 할 뿐인데... 그래도 좋다고 웃는 걸..

부모로써, 얼마나 안타깝겠냐...

부모도.. 아이도.. 다 불쌍한 사람들이지..


5.


그 이야기를 들은 지 몇 일 지나지 않아 학원을 간다고 집을 나섰다.


입가심으로 새콤달콤을 하나 입에 넣고 계단을 내려가는데


1층 꼬맹이가 난간에 기대어 있었다.


날 보고 슬그머니 고개를 떨구더니 난간에 찰싹 달라 붙는다.


아까도 말했지만..




난 아무 짓도 안했다-_-;;


그냥 쳐다봤을 뿐이야..;;;;;;;


설마 그런 꼬맹이에게 므*-_-*흣한 시선은 보내겠냐..;;;;;;





쿨럭-_-;;





그렇게 피하는 꼬맹이가 얼마나 얄밉던지.....



난...



따귀를 후려 갈겨.....-_-;;;



으면 농담이고;;;




새콤달콤 하나를 내밀었다.;;;



꼬맹이는 나를 흘낏 쳐다 보더니 새콤달콤을 건내 받고는 좋아서 히죽거린다.




좀..-_-;;;




웃는게 안 이쁜건 사실이다;;;



꼬질꼬질하게 때가 낀 손에, 통통한 얼굴.. 더러워진 옷과 말도 잘 못하는 지능...



그래도..



요즘도 걔를 만나면 사탕, 초콜렛 등을 하나씩 건내주면 왠만해선 보기 힘든


순진무구한 미소를 볼 수 있다.



그 미소에 비해서는.. 초콜렛과 사탕의 값은 무지하게 싼 편이지...





각박한 현실사회에서 순수했던 초등학생들이 많이 변해버렸네요.

어른들을 천대하고, 자신만이 잘난 줄 아는 초등학생이 꽤 있다는 사실을 요즘 실감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비해, 어른들 역시 초등학생을 비판 하고만 있는 것이 현실.

그런 현실에 있다보니, 어느새 순수한 초등학생의 미소는 천년 기념물이 되어버린 듯..-_-;;

이제.. [순수]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는 걸까요...



오늘 꼬맹이에게 사탕하나를 쥐어주었더니 저를 향해 환하게 웃는 그 미소를 보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아직 [순수] 라는 건 없어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