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가루 집안 VS 콩가루 집안

김주부2007.05.25
조회1,773

결혼한지 두어달.. 동거부터 따지자면 1년 조금 넘었네요..

목동에 둥지틀고 열심히 맞벌이 해가며 조금씩 조금씩 목표향해 달려가는 우리부부..

사는 이야기좀 늘어 놓아볼까 해요..^^

 

제목처럼 우리부부 서로 웃으면서 말하죠.. 우린 콩가루 집안이야..^^

신랑만난지 얼마 안될무렵..

열심히 살아보고자 울엄마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어요..

고새를 못참고 아버지란 작자..

내 어린시절 가정에 대한 기억을 다 허물어 버린것도 모자라..!!

50이 넘은 나이에도 바람을 피우다 못해 집을 나갔습니다..

미행도 하고, 추적도 한 끝에 아버지 두손,두발 들고 제 앞에서 눈물 보이며 용서를 구했어요..

엄마 충격 받을거 생각해서 저만 알고 묻어두려 했습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빠와 그년 바람의 현장을 제가 목격하게 되서..

욱하는 성격에.. 또 태권도가 3단이거든요^^(선수출신) 무자비하게 짓밝아 놨습니다.

그년 전치 4주 나왔고, 저 고소당했습니다.

경찰서 불려다니며 조서받고, 꾸미고, 이런저런꼴 울신랑 가장 가까이서 다 지켜봤죠..

결국 엄마, 아빠 이혼하시고~

다 큰 나이에 방황 아닌 방황을 할때~ 울신랑 다독여 주더군요^^

무턱대고 동거부터 시작하다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번엔 울신랑 콩가루 집안이라고 하는 이유..

울 시어머님 일찌기 혼자 되셔서 4남매를 홀로 뒷바라지 하셨어요.. 너무 훌륭하셔요..  

자식들 모두 대학까지 가르치고, 이젠 좀 여유 부리시면서~ 동거중이에요^^

나이 속이고 8살 연하인 할아버지와.. 알콩달콩 재밌게 살고 계시죠

전 아무렇지 않은데 울신랑 엄청 힘들게 저한테 그얘기 꺼내드라구요~

큰누나 아주 화목한 가정에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시는 분이구요~

근데 한가지 흠이 있다면 교회에 너무 빠지셔서 11조인지 뭔지 그걸 많이 내신다고 들었어요!!

다행이 오빠의 큰 매형도 같은 생각이신지.. 가정 불화는 없어요^^

둘째누나.. 이혼한지 3년쯤 된답니다..

울신랑 말로는 가장 문제랍니다..!!

한창 저와 신랑 데이트 할 무렵..

영화보고 있는데 갑자기 저나가 왔습니다..

저나기 너머로 웬 여자의 비명소리와 함께 경찰 싸이렌소리 울리고~ 작은누나 였죠..

달려가보니.. 작은누나가 유부남과 만남을 갖던 중~

유부남의 부인이 쳐들어와~ 작은누나 얼굴이며 옷이며 만신창이 되있고 경찰에 간거였죠..

제가 가지 말았어야 할 자리였어요~

지금도 가끔 제게 얘기합니다.

"XX야, 내가 우리오빠 사진 보여줄께.. 잘 생겼지? 돈두 많고 어쩌고 저쩌고...."

"너무 괜찮으신 분이에요~재혼 하셔야죠^^"

"부인있어.. 근데 자유로운 부부라 사생활 간섭 않한대" 이럽니다.

울신랑 그걸보고는 철딱써니가 없다며 핀잔을 늘어놓죠^^

 

근데.. 그게 뭐 중요합니까..

전 울신랑이 최고고~ 울 시어머님 존경하고..

울신랑.. 불쌍한 울엄마한테 아들이라고 하면서 정말 잘합니다~

내가 아빠 보기도 싫다고, 난리난리 쳐도~ 자기까진 그럼 안된다면서~

명절이고 어버이날이고 무슨 날이건 아빠한테 전화 꼭 꼭 하더라구요..

제가 해야할 역할을 대신 해주는 울 신랑인데~ 뭔들 안 예쁘겠습니까~

 

가끔 술먹고 제정신 못차리고, 새벽 2시에 저나와서 데릴러 가고 할땐 밉다가도~

늦둥이 막내로 태어나, 제대로 사랑한번 못 받고 자란 신랑이 넘 불쌍해..

따뜻히 안아주고 말아요!! 신랑이 저한테 했듯이요..

내 약점이라면 약점일 수 있는 부분까지 다 알게되도 싫은 내색 한번 않하고,

저보다 더 맘 아파하며, 따뜻한 손 내밀어준 신랑인데~

이런 내가 너무 자신없어 신랑한테 헤어지자 한 적 한두번 아닌데도..

매번 잡아주고 나없음 안된다며 감추고 싶은 부분 내가 모른척 살면 되는거 아니냐고..

난 아무렇지 않은데 괜히 넌 왜 자신없어 하냐며 더 힘들어 했어요..!!

인제 제가 감싸줄 차례인거 같아서.. 또 고맙게 받은게 너무 많아서~ 제가 베풀려구요..!!

 

울 부모님 보면서 결혼이란걸 남의 일로만 생각했어요..

하고 싶지도 않았고, 하면 다 그렇게 사는데 뭐하러 하는지 이해도 안갔죠..

사람 사는거 다 똑같다 하면서도~ 사소한 일상에 감사하며 사는게 사람 사는 맛 아닐까요?

 

행복은 멀리 있지 않은것 같아요..

내가 맘먹기 달려있고 만들어 가는 나름이라고 생각 할래요..!!

돈이 많고, 몸이 편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꼭 불행한 것만은 아니기에..

25살 철없는 김주부는 오늘도 열심히 살렵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으례 결혼식 비디오랑 사진 보면서 웃곤 합니다.

봐도봐도 너무 재밌다며 우리신랑 해맑게 웃으면 너무너무 이뻐서 뽀뽀 쪽 해줘요^^

아빠를 결혼식에 초대하지 않았어요..

초대해도 못 오실꺼라 생각해서, 그냥 아예 기대도 말자는 생각에서요~

저희 동시입장 하면서 울신랑 "저 장가갑니다" 서너번 외치며 걸어 가더군요..

나중에 애기 낳으면 꼭 보여줄려구요, 우리가 이렇게 사랑해서 널 낳았다 하면서요^^

울 시어머님께도 망설이다 망설이다 아빠를 사실대로 말씀 드렸어요, 결혼식 하루전에~

첨에 신랑과 저, 상견례 했을 때만해도 아빠가 계셨거든요, 말씀드리는 게 예의 인거같아~

어렵게 어렵게 얘기 꺼냈어요, 눈물 흘리면서~

울 시어머님 따뜻하게 손 잡아주시며 눈치는 채고 있었다며, 어머님께 힘이 되어 드리라고

말씀 하셨어요~ 넘 감사했죠^^

 

지금도 생각해요, 사랑으로 모든 걸 다 감쌀 수 있었고,

지금도 사랑하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사랑 할 것이기에,

그깟, 아픔쯤은 잠시 덮어두자고~

 

답답하고, 힘겨운 세상~

사랑하는 그리고 늘 가까이에 있는 모든 분들과 손 꼭 잡고~

이왕 사는거 재미나게 살아 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