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남자와 현실의 남자, 머리와 가슴이 따로 놀아요.

Cyber200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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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올해 20대 후반의 여성입니다. 직장에 다니고 있고요. 그냥 회사 이름을 대면 아, 어디구나 알 정도의 중견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아침 9시에 출근해서 저녁 7시 전에 퇴근하는 평범한 회사에 다니고 있죠.

 

그런데 저에게는.. 정말 못 말리는 취미가 있습니다. 뭐 제목에도 썼다시피 온라인 게임이죠.

한심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죠..? 저도 잘 압니다.. 그런데 이 버릇이 좀체 고쳐지지를 않네요.

 

온라인 게임을 처음 시작한 것은 대학교 1학년 때 입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몇 년간 게임을 취미 삼아 지내고 있죠. 네, 저도 게임 중독인 것 압니다.

별다른 일이 없는 날은, 회사에서 퇴근하기 무섭게 집 앞 PC방에 가서 밤12시가 되도록 게임을 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게임은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죠. 전 게임을 하면 길드나 혈맹 같은 곳에 들어가서 사람들과 어울려 게임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 길드가 바로 문제네요.

 

게임에서 보면 소위 ‘겜앤’이라는 것이 있죠. 저도 이 게임앤 몇 번 했었습니다. 처음엔 아무렇지 않았죠. 그냥 접속해서 같이 게임하고, 아이템 맞춰서 놀고.. 그러는 것이 즐거웠어요. 그런데.. 작년에.. 게임에서 만난 겜앤과 실제로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연락하고 잘 지내다가.. 얼굴 보고, 몇 번 만나서 호감 갖고 정식으로 교제하게 된 거죠. 지금은.. 사정상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그 뒤로 저, 온라인 게임에서 게임앤을 만들게 되면 그 게임 앤이 무작정 좋아집니다. 게임앤 뿐만이 아닙니다. 그냥 알고 지내는 길드 오빠던 누구던..

그냥 무턱대고 좋아지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거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아무 약속도 없는 날, 혼자 집에 있는 날, 게임에 접속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보고싶습니다. (물론, 게임 상의 아바타가 보고 싶은거죠. 미친거 맞습니다, 저…)

 

그러다가 얼마 전에 게임으로 한 오빠를 만났어요. 같이 한 달여간 게임상에서 만나서 놀다가, 연락 주고 받고, 얼마 전에 만나서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 오빠도 직장에 다니는 회사원입니다. 나이는 저보다 세 살 많고.. 

 

그런데 문제는.. 저 이 사람이 진심으로 좋은가 봅니다. 게임에 접속했는데 이 사람이 다른 여자 케릭터랑 놀고 있으면 화가 납니다. 그리고 내가 접속해 있지 않은데 혼자 게임을 하고 있다고 하면 화가납니다.  이런 것들에 질투를 느낀다고 하죠..

저, 아침에 출근하기 전이나 퇴근한 후에, 아니면 자다가도 몇 번씩 일어나서 게임에 접속해봅니다. 혹시라도 오빠가 접속해있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합니다.

 

머릿속으로는 게임상의 아바타는 그냥 아바타일 뿐이라고,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만 가슴은 그렇질 못하네요. 게임에서 만난 그 사람이 너무 좋습니다. 그 사람이 좋고, 그 사람의 아바타가 좋고, 그 사람이랑 같이 게임을 하는 그 시간이 너무 즐겁습니다..

게임상의 남자와 현실의 남자가 구분이 잘 안가나봅니다.

 

이럴 때 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말 요즘 너무 혼란스러워서 미칠 것 같습니다.

꾸벅꾸벅 졸면서까지 컴퓨터 모니터를 켜고 게임에 집착하는 제 모습이 저조차 한심한걸요.. 게임에서 남자 만나는 것, 그렇게 좋은 시선으로 곱게 봐 주실 분 없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전 그 오빠를 진심으로 좋아하나 봅니다.

게임상의 아바타와 사랑에 빠진 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