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녀는 아르바이트도 못하나요?

Akon2007.05.31
조회2,327

너무 속상해서 몇 자 적어봅니다.

제 나이 25살, 객관적으로 얼굴은 비호감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키는 158cm , 몸무게는 (이거 비공개 맞죠? 덜덜..) 84kg 까지 나갔습니다.

 

지방대 영문과 졸업하고 지금은 식순이로 눌러앉아버렸습니다...

더이상은 안되겠다, 한심한 나를 버리자 싶어서 다이어트 시작하면서

일자리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한달간 독하게 살을 좀 빼서 78kg 입니다만..

아직도 머나먼 여정인 것 같네요...

 

제가 재학중에는 한번도 고정직 아르바이트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부끄럽다면 부끄럽고 자랑스럽다면 자랑스럽지만..

저는 아르바이트 대신에 자원봉사를 많이 했었거든요.

 

유니버시아드 대회 영어통역 (그.. 아무나 하는 손짓발짓 통역 ;;;)도 했었고

교육청 주관 영어캠프에 영어강사 보조 (이때는 돈 좀 만졌드랬죠;;) 도 한달간 했었고..

하지만 다 기간이 긴게 아니라서

이력서에 적을 만한게 없습니다...

워드1급 만 적었네요...

 

일부로 구인광고 하는 신문까지 매일 찾아가며

경력자 우대란은 쳐다도 안보고 무조건 초보 초보 초보.. 만 팠습니다...

그래서 이력서 6통을 경리직에 냈습니다.

지인들이 경리를 많이 하고 일도 수습기간 적응만 잘하면 할만 하다길래...

경리직부터 알아봤었습니다.

일단 학원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것은 최후의 보루로 남겨뒀구요...

(대학교 재학중에 학원에 잠시 나갔는데... 아이들 가르치는 건 제 적성에 조금 힘드는 것 같아서요... 저는 아는데 그걸 아이들에게 잘 이해시키는 게.. 아무튼 각설하구요)

 

면접을 보는 데 다들 편하게 받아주시고

제 학력을 보시더니.. 경리직인데 괜찮겠느냐고 오히려 걱정까지 해주시더라구요...

그래서 6통 다 내고 집에 와서

저녁에 잠이 안왔습니다... 다 전화오면 어떻게 하지...

 

-_- 개뿔... 한통도 안 왔습니다..

 

전, 합리화 했습니다.

그래.. 내가 경리직하기에 학력이 너무 높은걸꺼야... 위화감 조성한다고 생각들 했겠지...

아무렴.. 하고요... (제 친구들도 모두 4년제에 번듯한 과 나왔지만 경리 잘만 뽑히던걸 잊어먹고 말입니다..)

 

하아..

마음 한 구석에는 살.. 살때문에 니가 아무 일도 못하는 거다 생각이 들어...

그때부터 살빼고 있습니다..

 

 

 

6kg정도가 빠진 오늘,

오전에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고 버스타려고 하는데

평소에 잘 눈에 안 들어오던 빵집에 여아르바이트 구함. 이라고 적혀있더라구요.

 

가게는 허름했지만.. 왠지 모르게 사장님이 정이 많으실 것 같아서

이력서도 안 들고 무작정 한번 물어나보자 하고 가게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처음에 사장님이 웃으면서 네~? 하고 반갑게 맞아주길래..

'음.. 느낌이 좋은데,'

"여기 가게 앞에 붙여 놓은 아르바이트요.. 혹시 아르바이트 구.."

"아르바이트 다 구했습니다."

사장 얼굴이 마치 못볼거 봤다는 식으로 완전히 변해서 싹 돌아서더니 빵정리 하더군요..

빨리 나가라는 식으로...

 

...

말도 끝나기도 전에.. 저 완패한거 맞죠?

너무 속상해서 가게나오면서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뚱뚱하고 못난 내가 너무 밉고,

이렇게밖에 대접 못받는 뚱뚱한 내가 너무 속상하고...

버스 정류장에 앉아서 한참을 울먹거렸네요...

 

이럴수록 더 힘내서 살빼서 보란듯이 복수해야 되는건데..

의욕도 없어지고.. 힘만 드네요...

 

 

정말.. 뚱녀는 아르바이트도 못하나요?

뚱뚱한 분들, 아르바이트 어떻게 구하나요...

정말 뚱뚱하면 일도 못해야 되나요...

ㅠ.,ㅠ 너무 속상해서...

운동하는 것도 이제 막 속상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