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아가씨

키다리아가씨2007.06.01
조회530

다들 편안한 밤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 삼공방은 유독 정신이 없었던 거 같아요.

폭풍이 몇차례 휩쓸고 지나간듯...

 

흠...오늘은 제 얘길 잠깐 하고자 합니다.

궁금하지 않은 분은 패~~~쓰 하세요 ^^

 

닉네임에서 보시다시피, 전 키가 큽니다.

남자 키라고 해도 큰 키에 속하지요.

정확히 몇이냐면, 올해 건강검진을 받아봐야 알겠습니다. 매번 들쭉날쭉이라. ^T^

평균보다 크다는 걸 인지한 건, 8살때랍니다.

그 때 이미 두 살 위 언니와 키가 같아졌거든요.

입학식날 학교 운동장에 줄 서 있는데, 제일 뒤에 섰던 기억이 나요.

어렸을 땐, 애들이 놀리기도 많이 놀렸어요.

꺽다리, 전봇대, 나중에 한기범이랑 결혼하라는 말까지 OTL

어딜 가도 눈에 띠는 키라, 다 커서도 키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녔답니다.

초면인 사람이 키를 물어보지를 않나, 농구하냐, 옆에오지 말아라 등등등

아무 생각 없이 신기(?)하고 부러워서(과연?) 던진 말들이 정말 상처가 됐어요.

뭐 지금은 워낙 이골이 나서, 신기하게 쳐다보는 사람이 있으면 같이 쳐다보고

키가 얼마에요? 물어보면 100원이요!! 하고 받아쳐버리지만요 ^^

 

음..서론이 좀 길었네요...

아까 리플놀이를 하다가 키를 떼어달라는 분이 계셨는데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정말 키를 떼 줄 수 있다면 누구한테 줄까 하구요.

(전혀 불가능한 일을 상상하는 저도 참 웃기지요)

베프들에게 골고루 나눠줘서 평균키로 맞춰버릴까,

엄지공주에게 떼어줄까,

키가 작아 고민인 울팀 아저씨한테 떼어줄까,

그러다가 아부지가 생각났습니다.

 

울 아부지 키는 그 세대에선 약간^^ 작은 키, 요즘 세대로 치면 좀 더 작은 키입니다.

예전엔 대롱대롱 매달릴 정도로 크신 분이었는데,

어느 순간 아부지와 눈높이가 같아지더니,

이젠 숱이 얼마 안 남은 아부지 머리 위를 훤히 내려다볼 만큼 제가 너무 커버렸어요.

어렸을 땐 아부지랑 엄마랑 키가 같았는데,

키가 준다는 말이 맞는지 이젠 엄마보다도 작아지셨어요.

딱 맞던 양복도 빌려입은 옷마냥 헐렁해보이고

요즘 들어 부쩍 뒷모습이 서글퍼 보이는 울 아부지...

할 수만 있다면, 이 딸래미 키를 똑 떼어내어 아부지 어깨 위에 붙여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아부지의 뒷모습이 조금이나마 덜 쓸쓸해보일 거 같아요. 헤헤~

 

아부지랑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 삭제했습니다......)

벌써 4년 전 사진이네요. 스캔 상태가 쪼매 안 좋죠? ^^

그러고 보니, 부모님과 같이 여행한지도 정말 오래됐습니다. 휴~~

내년에 아부지가 환갑이시라, 가족끼리 해외여행을 갈까 생각중인데

그 전에 조만간 서울 근교에라도 부모님 모시고 바람쐬러 가야겠어요.^^

흠... 보통 이런 글 끝엔 "아빠 엄마 사랑해요~" 라는 말이 붙는데

전 그냥 맘속으로만 하렵니다. 쑥스러워서 ^^;;;;;;

 

그럼 모드들 편안한 밤 되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