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입양아의 고백

고민녀2007.06.06
조회45,979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요...용기내어 제 얘기를 할까 합니다..

 

남편에게  얘기를 해야 하는지...아님 영원히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 하는지...

 

전 고아원에서 다섯살까지 길러 졌고....한국에 주둔해 있는  미국군인을  따라 군부대에서  입양을 기다렸던 어느날 나를 입양하려고 한 미국인이 생각이 바뀜과 동시에 인생이

바뀌게 됐습니다...사연인즉 제대하고 돌아갈 미국의 가정에 친자식이 많은 관계로 입양을 포기하고 대신 부대에 친하게 지내던 한 아저씨의 집으로 잠시 맡겨졌습니다...고아원에 다시 보내기로 하는 조건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난 그곳에서 자라게 됐고....지금의 아버지 어머니..그리고 형제들을 만나게 됐습니다...저 말고도 네명의 자식이 더 있는.. 형편이 어려운 그곳에서...

외할머니와 이모라는 분들에 의해 갖은 학대와 폭력을 받으면서 가정부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왜 그집에 입양이 되었는지 ..어느 누구 하나 속시원히 말해주는 이 없고...대충 소문으로나마 듣게 되는 사실 외에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잠자는 곳은 대청 마루였고...어쩌다 방에 들어가면 방입구에 무릎을 꿇고 두려움에 떨며 앉아 있어야 했고...하루가 멀다하고 맞고 살아야 하는 그런 나날들로 보내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가정형편때문에 양부모는 아침 일찍 나가서 밤늦게야 들어 옴으로써

내가 처해있는 상황을 잘 몰랐었고.....외할머니와 이모는 늘 양부모님한테 거짓말을 하기가

일쑤였습니다.....그때는 먹고 사는데에 급구해서 나라는 얘는 안중에도 없었으니까요..

 

어느날 외할머니께서 저보고 자기딸이 고생하는거 도저히  못 보겠으니 저보고 나가라고

하더군요..그래서 고등학교때 집을 나와 학비를 벌면서 졸업을 하게 됐습니다

혼자 결정해야하고 이세상을 혼자 살아야 한다는 슬픈 내삶은 세상과는 조금은 동떨어진 그래도 내 마음의 안식처인 장애인 재단에 근무를 하게 되었고...

나를 다시금 살게 해준 삶의 터전에 7년이란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런 나의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양부모님은 친딸이라 속이고 중매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해주었습니다...하지만 결혼생활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또다시 이어지는 폭력과 폭언으로 난 삶의 끈을 놓기로 하고....술로써 아이들한테 줘선 안될

상처를 주고 말았습니다...자살 기도로 일년 가까이 정신과를 다녀야 했고..

그 뒤로도 계속되는 술생활로 나의 삶은 황폐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잊어요...둘째 애 낳던날 병원에서 폭력을 행사했던 남편을 ...

동네 한길가에서  이성을 잃고 나를  때렸던 남편을...

두아이가 지켜보던 앞에서 고막이 터질만큼 때렸던 남편을....

폭력으로 인해 경찰소에 여러번 신고를 해야만 했던 남편을..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통에 합의를 해주고 나오는 밖에서 무참하게 폭력이  시작됐던  남편을 ..

폭력때문에 이혼하자는 그말에 전 그렇게 폭력을 또 당해야만 했어요.....무섭더라구요

 

전 어떻해야 하나요??...이미 남편으로부터 믿음과 신뢰가 깨져서 도저히 살수가 없는데요

양부모님은 복이 그것밖에 안되니 그냥 살라고 하더군요....그리고 자기네 식구들에게  더이상의 피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삶에 난 흥청망청 술에  찌들어 갔습니다 ....

우울증으로 몇년을 고생하고 나니....

남편이 후회를 하기 시작하더군요

도와주려는 주위의 모든 분들로 인해 남편은  그렇게 변했습니다..

내가 이때까지 받았던 상처는 온데간데 없고....술 없으면 못사는 나를 탓하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요...이제는 잘 살려고 하니 ..내가 도와주지 않는데요

물론 저한테도 잘못이 없다고는 못합니다.....왜??....매일같이 술을 마셨으니까요..

그러다 어느날 불현듯 ... 남편이 아닌 불쌍한 얘들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어릴때 받았던 상처를 대물림하면 안되잖아요!!.

어릴적 당했던 깊은 상처는 어떤식으로든 잊혀지지가 않고 잊혀지지도 않을겁니다.

남편은 정말 새사람이 되었습니다..

술안먹는 날엔 그야말로 우리집은 축제랍니다....

 

명절때 양부모님한테 가면 형제들하고 사위 며느리 (그집 식구들).. 다 모입니다

물론 그사람들은 나를 너무도 잘 알고 있고..

그외 친척들도 나를 입양아라는걸 알고 있습니다..

어릴때부터 복종하는 모습에 길들여진 난 양부모앞에서는 힘없는 고양이가 되고 맙니다

형제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높게 보이고 감히 쳐다볼수 없는 마치 하녀가 된듯한 모습에서 한번은 남편이 고개를 갸우뚱 하더라구요..

아니나 다를까 키워준 댓가로 천오백만원을 요구하더라구요

물론 남편은 내막도 모른채 자기 명의로 된 땅을 팔아서 돈을 해 주었습니다..

이집에 오면  대접을 못 받는 상황이 계속적으로  되다보니 이젠 아예 가질 않으려 합니다..

다들 비웃기라도 하듯이  제 남편만 속고 모르고 있다는 겁니다..

죄를 짓는거 같아요... 이제는  남편이 안되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남편 또한 한때는 나에게 상처를 줬던 사람이지만

얘들 아빠이고, 나를 그나마 보호해줄수 있는

유일한 내식구이고..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준 사람인데

내가 지켜주지 않으면...누가 지켜주겠습니까??..

그래서 가슴이  더욱더 아픕니다...

 

얘기를 해야할까요??.남편에게.....나의 어릴적 과거를.. 그리고 입양아라고..남편이 믿고 있던 친정식구들이라는 사람들은  사실은 남이라고....

아닌거는 아닌거거든요....아닌걸 맞다고 하고 그걸로 인해 상처 받는 그런것들이

이제는 싫어요

 

전 솔직히 이야기를  하는게 맞다고 생각되는데..

나를 아는 분들은  숨기라고 하네요...(남편한테 얘기함으로써 나에게 돌아올 파장을 염려하는거 같고..내가 불이익을 당한다고 하네요)...결국은 우리 남편만 속고 산다는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게 아니다란 생각이 왜 자꾸만 드는지...

얘들도 엄마의 뿌리정도는 알아야 하고 성인이 되서는 말해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저의 생각이 정말 잘못 된건지....

 

여러분의 의견을 묻고 싶어요.....헷갈려요....어떤게 현명한지...

 

소중한 가족은  내가 안 챙기면 그누구도 챙겨주지 않는다는 걸 알았습니다..

나의 방황했던 시간들은 잊고 ...나를 힘들게 했던 남편도 용서하고..자식만을

오늘과 내일만을 생각할겁니다..

두서 없는 글 ....읽느라고 감사하고요...절 너무 비판만은 안해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