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교통사고의 진실은..같이있던 친구는...

동생2007.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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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는 얘기 한번 써봅니다,

 

5년정도 되었네요-

2002년 12월이었네요, 벌써 4년 반이나 지났네요;

저는 지금 스물셋이고, 제겐 3살 위로 오빠가 있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오빠와 저 -

이렇게 여섯식구 나름 화목한 가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집안의 장손이자 손자, 하나밖에 없는 아들, 하나뿐인 오빠를 잃었습니다.

부모님 앞서가는게 가장 큰 불효라는데, 제 오빠가 그 불효를 저질렀네요,

 

이유는 교통사고였습니다.

오빠는 키도 크고 덩치도 좋았습니다. 덩치도 크고 인상이 좀 무서운편이었는데  그래도 친구도 많고, 지인들도 많고 성격은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한 건장하고 평범한 스물 둘 청년이었습니다.

근데 휴가나온 친구들과 놀다, 그 친구를 집에 데려다 주는 길에 교통사고가 났나봅니다.

그때가 12월 20일 밤 11시 40분 경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나뿐이던 오빠를 보냈습니다.

 

제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그 사고에 관한것입니다.

저는 그때 고등학생이었고, 너무 정신이 없었던 터라 사고가 정확히 어떻게 난것인지를 모릅니다.

최대한 아는것을 써보자면.

오빠와 휴가나왔던 오빠친구는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셨나봅니다.

오빠가 얼마나 술을 마셨는지는 모르겠고, 11시 반정도에 휴가나온 친구를 집에 데려다 주기위해 오빠가 운전을 했다고합니다. 차는 갤로퍼였고, 당시에 통화했던 오빠여자친구의 말로는 오빠가 술을 많이 마시면 통화만 해도 알 수 있는데, 그날은 취하지 않았던거같다고했습니다.

그 친구가 차에 탔을때 오빠는 차에서 자고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친구를 데려다 주기위해 오빠가 운전을 했고, 음주탓인지 졸음탓인지 과속을 했고 도로변 주택가 담을 받고 크게 사고가 났다고합니다.

운전을 한 오빠는 안전벨트를 안하고 있어서 차 밖으로 튕겨져 나갔고

담에 머리를 심하게 부딫혀서 그 자리에서 세상을 떠난것 같습니다.  친구는 타박상에 팔이 부러진 정도였던것 같습니다. 사고 후 제가 본 모습으로는..

여기까지 그 친구가 말 한 내용인데, 그 친구는 자고있었다고 했지만, 평소 술을 마시거나 졸린 상태에서는 절대 운전을 하지 않던 오빠였습니다. 운전을 하다가도 졸리면 차를 세우고 차에서 좀 자고 다시 운전을 하곤 했습니다. 음주운전도 당연히 하지 않았구요. 엄마아빠가 걱정이 많으신 편이라 항상 당부했던 일이었습니다. 그 친구가 운전을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고후 그 친구가 119에 신고를 했고 오빠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미 세상을 떠난다음이었습니다.

 

운전을 정확히 누가 했는지 모릅니다.

사고 후에 경찰들이 저희 부모님께, 오빠가 운전을 하고 사고가 난것으로 마무리해도 되겠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땐 저희가족 모두 무슨 정신이 있었겠습니까.

부모님은 아들친군데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산사람은 살아야하니 그냥 그렇게 마무리 짓자고, 또 그 친구는 군대에서 휴가를 나온상황이라 사건이 커지면 곤란할것 같아서 그렇게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현장검증때 경찰들이 이 사고는 정확히 운전자가 누군지 식별하기 어렵기때문에 그 친구가 운전을 했을 수도 있다고 재수사를 하지않아도 되냐고 물었던것 같습니다. 우리쪽에서 악한마음을 먹고 그 쪽을 운전자로 몰았어도 승산이 있는 일이라고...

하지만 부모님은 아들 친구니까, 세상은 떠났지만 마지막을 함께한 친구니까...

 

이렇게 부모님이 그 친구를 생각해준걸 그 쪽은 아는지 모르는지 행동이 너무 괘씸하기만 합니다.

지금은 저희가족 모두 그 쪽 식구들 너무너무싫어합니다. 어떻게 보면 그 친구만 아니었으면 운전을 하지 않았을테고 사고가 나지 않았을테니까요.. 차에서 자고있던 오빠가 갑자기 일어나서 운전을 했을까요, 그 친구가 데려다 달라고 깨우지 않았을까요...사고때 그냥 넘어간 일이 후회스럽기만 합니다.

 

사고직후 오빠는 영안실이 있는 종합병원으로 옮겨졌고, 같이있던 그 친구는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구요,

병원에서 3일장을 했는데 , 사망시간이 11시 40분 경이어서 하루는 그냥 지나가고

실질적으로 병원에서는 이틀째 아침에 장례식을 했습니다. 그때까지 그 친구는 한번을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그 친구쪽 부모님은 물론이고,  많이 다친것도 아니었습니다. 삼촌이 병원에 갔을때 그 친구 아버지가 기분전환하러 나갔다고했으니까요, 제가 찾아 갔을때 팔에 깁스를 한건 봤는데 다른데는 전혀 이상이 없어보였습니다. 저를 쳐다보지도 못하더군요. 어떻게 장례식장에 한번 찾아오지를 않을수가 있죠?

사람마음이 다 달라서일까요.

물론, 같이 있던 친구가 바로 옆에서 세상을 떠난 충격도 십분이해하겠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가족을 잃었습니다.  그 무엇이 가족을 잃은 슬픔보다 더하겠습니까.

변명은 이렇더군요, 자기를 보면 저희가족이 더욱 슬퍼할거같아서..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됩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연락한번 전화한통이 없습니다.

저라면 그러지 않았을것같습니다.

어떻게든 저희집에 찾아와서 빌고 빌었을것 같습니다. 죄책감같은게 있지않을까요?

자기를 데려가주다 그랬던건데, 집방향이 비슷한것도 아니고 전혀 다른 방향이었는데..

그 친구는 병원으로도 한번 찾아오지 않았고, 그 가족 조차도 찾아오지않았습니다. 삼촌이 그 집에 찾아간 후에야 49제를 지내던 절에 한번 다녀갔습니다. 그 쪽집은 교인이라 절도 하지않더군요.

 

오빠없이 벌써 4년 반을 살았고, 항상 오빠였었는데, 저는 이제 오빠가 살았던 세월보다 더 많은 세월을 살아버렸습니다. 월드컵으로 뜨거웠던 2002년 겨울은 저희 가족에겐 차갑기만 했습니다. 평생에 가장 아프고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아, 얼마전엔 엄마가 시장에 갔다가 들었다고하는데,

엄마 고향이 그 같이 사고났던 친구가 사는 동네와 가깝습니다.

그 동네사람이 한 얘기라고 하는데 엄마가 가는 미용실에서 들었답니다.

그 때 사고날때 운전한 게 그 친구였다고, 동네에 소문도 다 났는데 다 입막음 시킨거라고...

사고 년도와 장소까지 언급하면서 나온이야기라고하네요..

저희 엄마 그자리에서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을까요.. 설마설마 하면서도 아니겠거니 마음을 진정시키며 지금껏 지냈는데,

 

제가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 친구. 제가 아는 건 이름밖에 없네요, 휴대폰 번호도 모르고 그 쪽 집 전화번호밖에 모릅니다.

얼굴도 몇 번 보긴했는데 잘 기억이 안나요.

아, 싸이월드를 한번 찾아서 가봤는데, 너무 잘 지내고 있더군요...

울화통이 치밀어 미칠것같았습니다.

만나면 뺨을 힘껏 후려치고 싶습니다. 가끔은 정말 끔찍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떻게해야할까요.. 이대로 그냥 지금처럼 지내오기엔 제가 너무 답답합니다..

 

오빠는 떠나면서 오빠 여자친구를 저희 가족에게 남겨줬나봅니다.

벌써 4년이 지났는데도, 오빠가 세상을 떠난 다음 날부터 엄마 아빠한테 그렇게 잘 할 수가 없습니다. 엄마아빠라고 부르면서 집에도 자주 오고, 살갑게 대하고 너무 잘합니다. 어떤 날은 부모님께 나보다 더 잘하는 언니가 너무 고맙기만 합니다. 저는 직장때문에 집을 떠나있는데 언니는 부모님과 가까이 있어서 자주 찾아뵙고, 언니가 넘 고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