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태산 .. 계속 같이 살 수 있을지 ..

우리시대며늘2007.06.06
조회1,778

일전에도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속이 답답해 터질 거 같아서 죽겠네요 ..

 

이런저런 사정을 고려해 ..

그나마 그때까진 그래도 내 얼굴에 침뱉는거지 .. 싶어 대충 숨겨놓고 이야기 했는데 ..

 

우리 남편은 의사입니다. 한의사.

저는 공채로 들어갈 수 있는 회사들 중 거의 최고급 대우를 해주는 외국계 회사를 다녔구요.

1년 반 정도 다녔는데 1년간 받은 연봉이 인센티브 자동차 유지비 통신비 지원해주는 것 다 합해

6000만원 안팎. 주 5일에 거의 칼퇴근.

 

하지만 병원이 너무 잘 돌아가지 않아 저의 경력과 경험을 살려 경영적 침체를 벗어나 보려

투입되어 지금은 남편 한의원에서 사무장 겸 실장 겸 이런 일들을 하고 있구요.

 

제 고향은 서울은 아니지만 울나라 3대 도시 중 하나고 신랑은 차타고 1시간 거리의 중소도시,

병원도 같은 지역입니다. 전 직장이 제 고향에 있어 집에서 출퇴근하다 결혼하고 인터체인지 바로 앞에 집을 구해 전 직장생활을 계속하고 남편은 촐퇴근 했습니다.

그러다 제가 남편과 같이 일하게 되면서부터 집도 슬슬 이사할 준비를 하고 삼사일 후면 이사를 하게 됩니다.

 

같이 일한지는 이제 1달 반정도 되어가는데 하루하루 너무 답답하네요.

신랑 고향인 도시라 시모가 하루에 한번씩 침맞는다고 옵니다. 가끔은 시부도 합세.

오늘처럼 공휴일인 날은 시모가 오전에 오고 시부가 오후에 오죠.

하루에 두 번 저는 가시방석에 앉게 됩니다.

 

시댁이 식당을 합니다. 어느 관공서 구내식당.

그래서 올때마다 반찬 등을 가져 오는데 양이 너무 많아서 반은 버려야 합니다.

둘이 먹기에 너무 많다고 항상 말씀을 드리는데도 바뀌지가 않습니다.

전 음식 버리는 걸 너무 싫어해서 제가 한 음식도 다 먹으려 하는데

시댁에서 싸다 준 음식 버리는 건 더 부담스럽더군요.

신랑은 어릴 때부터 곱게(?)자라서인지 찌게나 국도 하루 지난 건 안 먹으려 하고

다른 여느 남편들처럼 가사 노동이나 살림살이 경제 관념이 부족합니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 '나는 여기가 일터다!'라고 맘 먹고 오는거니 절대 신경 안 쓰이게 하라고 당부를 했건만, 날이 갈수록 점점 강도가 더해집니다.

 

오늘도 점심 때 맞추어 반찬을 바리바리 싸들고 오셨더군요.

병원서 밥 해먹으라고 ..

일전의 문제들과 제가 오늘 쓸 내용과 여기 쓰지 못한 일들로 어제 신랑이랑 대판하고

심각하게 이 남자와 평생을 살 수 있을까..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어제 점심 때부터 밥도 거의 먹지 못했죠.  도대체가 밥이 넘어가야죠 ..

시모가 또 나서기 시작합니다. 밥은 있냐, 내가 해 준다 ..........

아시죠? 이런 말 나오면 냉큼 밥해야 한다는거 -_- ;

진짜 해줄 때까지 기다리면 못되먹은 며늘 되는거 ..

 

근데 그때쯤 맞추어 남편의 고종사촌(고모네 아들)이 왔는데 점심을 사 준다고 했답니다.

결혼하고 처음 보네요. 평소 같음 같이 나갔겠지만 밥도 먹기 싫고 신랑도 꼴 뵈기 싫어

신랑이 옆에서 가자고 하는 걸 뿌리치고 병원서 간호사랑 먹는다 했습니다.

 

맨날 며늘한테 빼앗겼다 싶은 아들찾아 신났는지 시모, 남편, 사촌은 즐거이 나가더군요.

난 먹기 싫지만 직원들 먹여야겠다 싶어 밥을 차렸는데 눈물이 또 나오지 뭡니까 ㅡㅡ;

제가 원래 독한 뇬-_-이라 남앞에서 우는 거 정말 싫어합니다.

 

놀란 간호사가 급당황하더군요.

미안하다고 밥 먹자고 함서 울음을 참고 밥 먹으면서 정식으로 일하게 되고 첨으로

이런저런 얘길하게 되었죠. 그 전까진 괜히 불편해할까봐 간섭하거나 그런적이 없어서요.

 

근데 제가 모르던게 이것저것 많더군요.

시모가 침맞는다고 누워 간호사를 붙잡고 이런저런 얘길하는데

얼마 전 퇴사한 간호사 욕하는 건 물론이고

환자수부터 이환자는 요즘 오냐, 안 오냐, 환자 언제는 몇명, 오늘은 몇명 ..

간호사도 치료만 아니면 피하고 싶어 죽겠답니다.

 

거기다 근처 아파트 노인정까지 가서 개원 때남은 수건 돌리는 건 예사고

이리 극성맞은 시모가 있을까 싶네요.

 

어느 분들은 보태주는 것도 없으면서 얻어가려만 하신다지만

이런 고통이 더 괴롭습니다.

차라리 그렇게 뺏어가려고 하면 대놓고 안 한다, 못한다 하겠는데

이건 뭐 .. 맨날 보태준다시며 다 갖다주고는 병원 일이건 집안 일이건 사사건건 간섭하시고 ..

밥먹는 상차림, 진료 시간, 진료 방식까지 ......

그렇게 걱정되면 자기가 아들이랑 결혼하고 의사하지 ㅡㅡ;

 

심지어 제 옷차림까지 몇번이고 반복 .. 반복 ..

제 성격이 정말 털털하고 밝고 사회성 강합니다.

그래서 남이 싫은 소리해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편인데

듣기 좋은 꽃노래도 세번들으면 지겹다고 몇번씩 듣고나니 정말 미치겠습니다.

오죽하면 간호사들이 실장님 불쌍하다고, 털털하니 저리 살지 숨막히겠다고 할 지경 ㅡㅡ;

 

제가 직장다닌 경험이 있는데다 예전 직장이 항상 정장이었기 때문에

검은색, 갈색, 흰색, 회색 등 커리어 우먼 스탈 정장이 많아요.

그래서 병원에서 일할 때도 검은 바지에  블라우스나 니트, 티같은 걸 입고 가운 걸치고 일합니다.

근데 요즘 옷들은 정장이라도 밑위가 짧고 윗옷도 허리선보다 약간 길거나 거의 맞게 나오잖아요?

거기다 요즘 맘고생 땜에 밥도 못 먹고 했더니 살이 빠졌는지 바지가 더 내려가는건지

가만 있을 땐 안보이는데 좀 심하게 움직이거나 팔을 들거나 하면 1~5mm정도 슬쩍 뱃살이 드러나 보일 때가 있나봅니다. 거의 신경도 안 쓰일 정도죠.

 

근데 이것만 가지고도 맨날

'넌 이제 아가씨가 아니고 아줌마다, 아줌마! 단정하게 입어라!' 하시면서

윗옷을 잡아 당깁니다. 제가 뭐 미니스커트를 입었습니까? 탑나시를 입었습니까?

정장스탈에 움직일 때 살짝 보인 걸 가지고 열번도 넘게 ㅡㅡ;

그렇다고 아줌마들 입는 브랜드에 가서 꽃무늬 뭐 이런 블라우스를 사입어야 합니까?

팬티선 비치거나 브래지어 비치는 것도 싫어해서 잘 맞춰입고

스스로 깔끔하게 입으려고도 노력하는 편인데 시시건건, 사사건건..........

 

첨에 몇번 시모에 대해 말할 때는 신랑도 주의하는 것 같더니 이젠 뭐 갈수록 가관입니다.

결국은 처음있던 간호사 한 명이 얼마 전 나갔고 남아있던 한 명(점심 때 같이 밥 먹었던)도

그저께 저한테만 그만둔다고 이야기해 둔 상태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병원이 너무 안 돌아가서..

빚을 갚긴 커녕, 제 월급 없으면 생활비도 없고, 경비 빼면 적자거든요.

사생결단을 하고 온 건데 ..

남편이 똥오줌 못 가리고 시모하라는대로만 하고 저랑 간호사들은 미치겠습니다.

 

환자들도 어머님의 과도한 관심에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고

이에대해 신랑 통해서 말씀드려 보았지만 며칠지나면 다시 또 본연의-_-간섭모드 돌변 ..

 

반찬 안 주셔도 좋고 과일야채 안 주셔도 좋으니

그냥 제 살림 제가 하고 살고 싶습니다.

 

시모가 돈 달라는 분들, 주지 마세요!

전 못 되서 그렇게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건 대체 어케 해결할 방도가 없네요 ㅠㅠ

 

제가 시모한테 말씀드리면 암것도 모르는 제3자가 보면 저만 이상한 며늘 되겠죠?

은혜도 모른다고 ..

글구 시모 성격에 걍 듣고 있지 않습니다.

다 제 욕하고 다니겠죠.

시모친구 중 진료받으러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 중 한 명이 저희 결혼에 대해서도 이러쿵 저러쿵 얘길 하더랍니다.

저나 신랑은 한번도 자세히 얘기한 적 없는데 ㅠㅠ

너무 궁금해서 뭐라고 얘기했는지 물어보려는데 신랑 나오는 바람에 못했죠.

 

시댁이랑 친정이랑 이렇게 다른가요?

저 28, 신랑 33.

친정가면 자식 1, 2년 늦는다고 큰일 나는거 아니라며 모쪼록 둘이서 연애하는 것처럼, 친구처럼만 잘 살면 바랄 것 없다고 합니다.

시댁가면 신행때부터 명절이나 뭐 덕담할 일 있을 때마다 올해 아들 낳으라 하십니다. 자식도 아니고 딸도 아니고 그냥 아들입니다 -_- ;
결혼 1월에 했는데 올해 낳으려면 바로 가져야 했겠죠 -_- ;

제가 원래 좀 땐땐해서 한귀로 듣고 쌩~~~~~~~~~~

 

근데 저같은 성격도 참다참다 골머리가 지끈지끈 ..

여기 못쓴것까지 하면 정말 ..

내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잘 받던 월급 포기하면서 적자나는 병원 함 살려보자 했는데

지금은 이래저래 의욕상실 ..

내 인생은 이제 잃을 것도 없다 싶고 신랑이랑은 이제 대화조차 싫습니다.

전 남들처럼 착하지 못해 참기만 하진 못 하겠거든요.

이만큼 참고 있는 것도 대단하다 싶구요.

홧병땜에 심장이 터질 거 같네요.

 

시댁있는 이 도시 ..

저는 가족, 친지, 친구 하나 없는데 이사까지 오면 어떻게 살지 막막합니다.

신랑은 대학빼곤 초딩 이후부터 여기서 줄곧 자라 친구도 많고 시댁, 친척 모두 여기랑 인근지역..

하루에 적으면 시모, 많으면 시부, 친척, 친구 중 꼭 1~2은 더 옵니다.

요즘은 저녁에 남편이 친구들 데려와도 싫어한다던데

전 하루에 몇번씩 이렇게 남편 지인들을 대접해야 합니다.

휴................................

우리 엄마말듣고 회사 계속 다닐 걸 싶습니다.

그럼 이사도 좀 미룰 수 있는데 .. 진짜 결혼은 사랑보단 현실이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