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정치적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episodeXI2007.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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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참여정부평가포럼에서 한 발언을 두고 선관위에서 선거 중립을

위반했다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선관위는 강연 대상이 참평포럼으로 국한됐고 특정 후보자를 당선 또는 낙선시키기 위해

계획적으로 강연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노 대통령이 '사전 선거 운동 금지' 규정을 어기지는

않았다고 결정했지만,

"대선이 가까워 오고 있는 시기에 특정 정당 집권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폄하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단순한 의견 개진의 범위를 벗어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며 공직선거법 제9조, '공무원의 선거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단 현재로선 노 대통령이 그동안의 공세적 정치 행보를 거둬들일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청와대가 선관위 결정 직후 "참평포럼 발언은 근거 없는 정치

공세에 대한 정당한 반론이다. 선관위 결정은 납득할 수 없다"라고 밝힌 것을 봐도 그렇고

노 대통령의 그간 행보와 스스로의 소신으로 미루어 보아도 아마 선관위의 판단 및

권고를 선뜻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이 선관위의 권고를 무시하고 독단적 행보를 계속한다면 헌법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스스로 법을 무시하는 격이 되고 그런 일이 있어서도 안되지만,

우리나라의 대통령에 관한 정치구조에는 분명히 문제점이 있습니다.

청와대에서 헌법소원을 거론하고 있는 것도 그런 견지이지요.

 

이미 대다수 선진 민주주의 국가들에서는 대통령의 정치적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도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국민은 자유롭게 정치적 의사를

형성·발표할 수 있는 정치적 자유권을 보유하고 있다' 라는 헌법정신을 통해 대통령의

정치적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무릇 정치라는 것은 국가 권력에 관한 서로간의 이해관계를 관철, 설득, 조정하는 행위들의

총체로서 여러 정치인들의 건전한 정치활동은 사회 질서를 바로 잡고 국민으로 하여금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합니다.

대통령 역시 '국가의 원수'라는 직함을 달고 있지만, 모든 대통령이 대통령이기 이전에

정치인이었고, 대통령직 또한 정치활동의 결정체인 것입니다. 국민의 대표로서 정치적

이익에 관여하지 않아야 한다는 윤리적 의무를 강요하는 것보다는, 대통령의 건전한

정치활동을 보장하는 것이 결국 거시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정치'라는 것의 본질을

호도하지 않는 것이며 사회 발전의 밑거름이 됩니다.

실제로 정치 선진국들의 예를 보아도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이 혼란을 야기해 국론을 분열시킨다는 의견도 저는 결국 우리나라

언론의 기형적인 문제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혼란을 야기하는 것은 대통령의

말이 아니라 대통령의 말이 혼란을 야기시킨다고 규정하는 언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드는군요. 어쨌든 국민은 주관이 개입된 언론을 통해 사실을 접하니까요.

 

 

결론적으로 문제는 대통령도, 한나라당도, 선관위도 아닌 우리나라의 구조적 결함에

있다고 봅니다. 초단기간에 급진적으로 발전해 버린 민주주의가 남긴 산물들이 이곳저곳

산재해 있는 만큼 하나하나 고쳐가야 할 때이고 이번 일도 마찬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