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삭신이야.. 어디 한군데 성한 곳이 없는 것 같네..”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난 동석은 몸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연신 하소연을 해댔다. 동석은 그날 새벽 두 시가 조금 넘어서야 방으로 돌아왔다. 오전까지 비가 온다는 얘기를 들은 일행들 당연 아침 일찍부터 서 두를 일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고는 만세태평 뽕을 뽑을 심산으로 늦은 시간까지 광란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 무리에 끼어 있었던 동석 또한 오랜만에 느껴보는 분위기와 기분으로 나이도 잊은 채 난리 브 루스를 치며 한 덩어리가 되었었다. 그 덕에 온 몸 여기저기가 댕기고 쑤시고 난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동석은 쑤시고 댕기는 몸을 조심스레 뒤척거리며 창밖을 내다보았다. 날은 샜지만 아직 굵은 빗줄기가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촬영을 시작하기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보였다. 아무래도 뜨거운 물로 찜 질이라도 좀 해야지 도저히 이대로는 버틸 수 없을 거 같아서였다. 동석은 댕기고 쑤셔대는 몸을 천천히 일으켜서는 욕실로 향했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 힘없이 축져서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욕실에서 나왔다. “에휴... 나이는 못 속이나 보다. 고거 좀 흔들었다고 이렇게 되다니... 아이고.. 죽겠다.” 동석은 댕기는 다리 때문에 어기적어기적 뒤뚱거리며 동민이 누워 있는 침대로 가서는 살포시 걸치다시 피 앉았다. 이 자식은 무슨 인상을 이렇게 박박 구기면서 자고 있는 거야? 동민은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몸을 웅크린 채로 어디 불편한 곳이 있는지 인상을 쓰며 자고 있었다. “동민아. 그만 일어나..” 역시... 이런 약한 방법으로 일어나는 놈이 아니지... “야..! 차 동민! 일어나라고!!!” 도저히 흔들어 깨울 수 없는 상태였으므로 동석은 있는 힘껏 소리 쳤다. 그 소리를 들었는지 몸을 뒤척이 는 동민이었다. 그런데 몸을 뒤척이며 눈을 뜨는가 싶더니 이내 베게를 머리위로 덮어 얹고는 다시 자리 를 잡는 것이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있다가...“ 어쭈.. 이 자식 보게.. 이런 몸에 나도 벌써부터 일어나 있는데.. 초저녁부터 잤을 놈이.. 이시... “야!! 빨리 안 일어나?! 벌써 해가 중천이야. 인마! 좀 있으면 촬영 들어간다고!” 은근히 화가 난 동석은 베게를 뺏어들면서 또다시 빽 소리 질렀다. 동석의 빽 소리에 슬그머니 한쪽 눈만 떠서는 창밖을 내다보는 동민. 그런데 창 밖을 한번 내다보고는 다시금 침대에 머리를 묻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야..!! 차 동민!!” “아직 비 오잖아...” 흘리듯 힘없이 말하고 있는 동민이었다. “이 자식이.. 인마! 비가와도 그렇지. 지금이 몇 시 인줄이나 알아? 밥도 안 먹고 촬영 들어갈래? 잔말 말 고 빨리 일어나!” 자신과는 다르게 실컷 자고도 힘들어하고 있는 동민의 모습에 못마땅한 동석은 더 소리를 높였다. “아.. 자식..! 진짜 떽떽거리네!!!” 그때서야 짜증스럽다는 듯 신경질 적으로 몸을 일으켜 세우는 동민이었다. 동석은 떽떽 이라는 소리에 기가차서 뭐라고 한마디 하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의 눈에 들어온 동민의 모습에 한순간 할 말을 잃었 다. “야! 너.. 너 얼굴이 왜 그 모양이냐?” 동민의 얼굴은 초췌하기 그지없었다. 눈언저리는 거무스름하니 그늘이 지어 있고 뽀얗던 피부는 까칠하 니 몇 년은 더 산 것 같이 퇴화해 있는 것 같아보였다. 어째 지금에 자신의 모습보다도 더 망가져 보였다. “야! 말 좀 해봐. 어제 무슨 일 있었던 거야?” “후.. 아니야.. 그냥 잠을 좀 설쳤어.” 자신이 너무 걱정스럽게 물어서 인지 조금 전에 신경질적이고 짜증난 태도에서 한풀 꺾여져 있었다. “인마. 아무리 그래도.. 도대체가 어떻게 잠을 설쳤기에 얼굴이 이 모양이 되냐?” 자신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없이 앉아 있는 이 녀석. 왠지 무슨 말인가 할 말이 있는 듯싶은데 게슴츠레 한 눈으로 자신을 잠시 바라보기만 하더니 그래도 안 되겠다는 듯 시선을 피해버린다. “그냥.. 일찍 자서 그런지 새벽에 일어났다가... 그 뒤로 좀 설쳤어... 후..” 동석은 의아했다. 분명 무슨 할 말이 있는 듯싶은데 그런 말은 하지 않고 은근슬쩍 시선을 피하면서 또다 시 잠을 설쳤다는 말만 하곤 알 수 없는 한숨을 쉬어 대는 녀석의 모습에... 동민을 보고 있는 동석의 눈 도 가늘어졌다. 분명 뭔가가 있는데... 동민은 의혹이 가득한 시선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동석을 아는지 모르는지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알 수 없는 미소가 한순간 동민의 얼굴에 스쳤다. 인마... 너도 가만히 누워서 천 마리 넘게 양을 세어봐라. 그런 다음에 밤새 이상야릇한 꿈을 꾸며 헤매 봐 이렇게 된다... 그랬다. 동민은 천 마리가 조금 넘는 양 의 수를 세다 잠이 들었었고 어느 순간부터 꿈에 승희가 등장했었다. 그런데 그 꿈속에 내용이... 에효.. 허탈함도 아니고 민망함도 아니고 아무튼지 알 수 없는 한숨이 다시금 새어나왔다. 잠들기 전에 느꼈던 감정들 때문인지 꿈속에서 둘이 보였던 행각들은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낯 뜨겁고 끈적끈적 했다. 그래서인지 꿈속에서의 느낌을 자신도 이기지 못하고 중간에 깨버렸다. 그리곤 새벽녘부터 뒤척 이다 동이 터오는 것을 보며 다시 잠들었던 것이다. 휴.. 사춘기 소년도 아니고 이게 무슨 꼴이람... 휴... “인마! 청승맞아 보이니깐 한숨은 그만 쉬고 얼른 가서 씻어! 밥이나 먹으러 가게.” 속 시원하니 털어놓지도 않으면서 혼자 한숨만 쉬어대고 있는 모습에 못마땅함을 느낀 동석이 또다시 소리쳤다. 동석에 소리에 마지못해 일어난 동민은 느릿느릿 욕실로 향했다. 그런 동민의 뒷모습을 보며 동석 또한 한숨짓고 있었다. 도대체가 뭐가 문제야?! 도무지 저 녀석의 속을 알 수가 없으니 뭘 어떻게 도와줘야 될지도 모르겠고.. 우이시... 나도 힘들어 죽겠는데 사람 신경 쓰이게 만들고 있어... 확 그냥 한 이박삼일 승희랑 한방에 가둬놔 버릴까보다.. 시... 바닷가 모래사장.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 사람들 주위로 낯 익은 얼굴들도 보인다. TV에서 보았던 얼굴들... 스타라 하는 사람들의 얼굴들이었다. “자.. 시간상 여유가 별로 없으니깐 되도록이면 엔지 없이 가보자고.” 배우들을 돌아보며 위협 아닌 위협을 하며 소리치고 있는 감독이었다. 초조한 감독의 마음을 아는지 오 전시간이 다 지나갈 무렵부터 굵은 빗줄기가 가늘어졌다. 감독은 시간상 여유가 없었기에 가랑비에도 아랑곳없이 점심도 거르다시피 하며 초스피드로 촬영 준비를 끝냈다. 어제 비 맞은 것도 모자라 오늘도 이렇듯 비를 맞고 있는 스텝들과 배우들. 원망에 눈빛들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자신들도 사정을 알고 있 었기에 가슴속으로만 삭히며 그들 또한 열심히 준비에 들어갔다. 승희는 동민의 촬영준비를 끝내고 조 금 떨어진 곳에서 그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어젯밤 방으로 들어간 승희는 그대로 침대에 몸을 뉘었었다. 술로 인한 것인지 감기의 증상 때문인지 열 도 났었는데 어지러움까지 겹쳐져서 잠시 누웠다가 잘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어느새 잠이 들었던 것인 지 눈을 떴을 때에는 날이 밝은 아침이었다. 눈을 뜬 승희는 자신의 몸 상태부터 확인해 보았다. 어제 감 기 증상이 있었던 것이 떠올라서였다. 다행이도 어제보단 열도 많이 내렸고 정신도 또렷또렷 어지러운 증상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한 순간 어리둥절함을 느껴 야 했다. 어제 분명 입은 채 그대로 누웠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는데 어떻게 불편함을 느낄 두터운 옷들은 벗겨진 채로 이불까지 얌전하게 덮여져 있는 것인지...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옆 침대를 돌아보았다. 드 라마의 FD를 맡고 있는 연숙씨가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그녀 또한 오버까지 걸친 채 널브러진 모양새로 누워 있었다. 그 모양새로 보아하니 만당 마시고 들어와 그대로 쓰러진 채로 잠들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그렇다면 그녀가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닌데.. 그럼 대체 누가... 승희는 그런 생각으로 주 위를 둘러보게 되었고 스탠드 옆에 놓여 있는 약이 눈에 들어왔다. 누군가 자신을 위해 놓고 간 것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그렇다면 약을 놓고 간 사람이 이렇게 해 놓았다는 얘기인데... 누구였을까. 내가 아프다는 것을 알고 이렇게나 해 주고 간 사람이... 그땐 정말이지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이상하 게도 무엇인가를 떠올리려고 하면 할수록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일어났었다. 마치 가슴이 설레는 것과 같 은.. 그러더니 어느 순간부턴 심장도 쿵쾅대기 시작했고 왜 그런 현상들이 나타나는 것인지 그녀로서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승희는 그렇게 풀리지 않은 의혹으로 다른 생각들은 전혀 하지 못한 채 오전시 간을 보냈었다. 그러다 조금 전 메이크업을 하기 위해 동민에게 가까이 다가갔을 때 풀리지 않던 의문들 이 조금씩 풀려나가기 시작했다. 함께 아침을 먹을 때까지만 해도 전혀 생각지도 못했었는데... 하지만 그때는 그녀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 이런 저런 생각들로 풀어나가느라고 주위에 시선이나 행동들에는 전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특히나 차 동민이라는 존재에게는 더 더욱이... 정말이지 예상 밖이 었다. 동민과 가까워 졌을 때 동민에게서 나는 스킨 향... 그 향에 스멀스멀 떠오른 어젯밤의 꿈... 꿈이었 는데도 마치 현실처럼 생생하게 느껴졌던 체온과 감촉...아침에 느꼈던 감정들이 왜 나온 것인지 그때서 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꿈속에서 맡아 보았던 냄새... 자신도 모르게 익숙해져 있던 향기... 동민이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자신을 대하는 동민의 행동이 이상했다는 것이 떠올랐다. 자신과 눈이라 도 마주칠라치면 딴청을 피우며 피했던 것. 그러다 눈이 마주치면 어색함에 어딘지 모르게 안절부절 못 하던 모습... 지금 순간 어렴풋이 떠오른 것이지만 그녀가 느꼈던 감촉이 한 가지가 더 있었던 같다. 자신 의 이마에서 느껴졌던 촉촉하면서도 부드러웠던 감촉... 그 순간 자신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나왔다. 꿈이 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꿈이 아니길 바라는 현실성 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 바보 같은 자신을 발견했기 때 문에... '세상에서 가장 둔하고도 둔한 사람... 당신은 정말이지 나쁜 사람이야.. 나보고 어쩌라고... 이렇게 당신 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드는데.. 어쩌자고 그런 거야.. 어쩌자고.. 그런 모습으로까지 꿈에 나타난 거야.. 어쩌자고...' 승희는 자신을 챙겨준 고마움보단 자꾸만 미련을 갖게 하는 동민의 행동에 원망 아닌 원망을 느끼면서 평상시의 모습으로 대본을 들여다보고 있는 동민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 안녕하셨지요.. 송꾸락임다. 맘은 언능 올리고 싶은데... 몸이 따라주질 않으니(윗쪽으로말임다.).. ㅎㅎ 항상 어딘지 모르게 뭐가 빠진 것 같은 느낌.. 알면서도 껴맞춰 넣을 수가 없네요. ㅠ.ㅠ 넓은 마음으로 이번 글도 그냥 웃으며 봐주세요. 항상 많은 사랑 보내주시는 모든 분들게 감사드리구요. 항상 행복하시길 바라면서 또 이만 물러감다. 자꾸 기다림을 드려 죄송하구요. 담편 언능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슴다~~~^^*
나의 연인은 사기꾼 스타. (76)
“아이고.. 삭신이야.. 어디 한군데 성한 곳이 없는 것 같네..”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난 동석은 몸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연신 하소연을 해댔다. 동석은 그날 새벽 두
시가 조금 넘어서야 방으로 돌아왔다. 오전까지 비가 온다는 얘기를 들은 일행들 당연 아침 일찍부터 서
두를 일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고는 만세태평 뽕을 뽑을 심산으로 늦은 시간까지 광란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 무리에 끼어 있었던 동석 또한 오랜만에 느껴보는 분위기와 기분으로 나이도 잊은 채 난리 브
루스를 치며 한 덩어리가 되었었다. 그 덕에 온 몸 여기저기가 댕기고 쑤시고 난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동석은 쑤시고 댕기는 몸을 조심스레 뒤척거리며 창밖을 내다보았다. 날은 샜지만 아직 굵은 빗줄기가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촬영을 시작하기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보였다. 아무래도 뜨거운 물로 찜
질이라도 좀 해야지 도저히 이대로는 버틸 수 없을 거 같아서였다. 동석은 댕기고 쑤셔대는 몸을 천천히
일으켜서는 욕실로 향했고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 힘없이 축져서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욕실에서
나왔다.
“에휴... 나이는 못 속이나 보다. 고거 좀 흔들었다고 이렇게 되다니... 아이고.. 죽겠다.”
동석은 댕기는 다리 때문에 어기적어기적 뒤뚱거리며 동민이 누워 있는 침대로 가서는 살포시 걸치다시
피 앉았다. 이 자식은 무슨 인상을 이렇게 박박 구기면서 자고 있는 거야? 동민은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몸을 웅크린 채로 어디 불편한 곳이 있는지 인상을 쓰며 자고 있었다.
“동민아. 그만 일어나..”
역시... 이런 약한 방법으로 일어나는 놈이 아니지...
“야..! 차 동민! 일어나라고!!!”
도저히 흔들어 깨울 수 없는 상태였으므로 동석은 있는 힘껏 소리 쳤다. 그 소리를 들었는지 몸을 뒤척이
는 동민이었다. 그런데 몸을 뒤척이며 눈을 뜨는가 싶더니 이내 베게를 머리위로 덮어 얹고는 다시 자리
를 잡는 것이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있다가...“
어쭈.. 이 자식 보게.. 이런 몸에 나도 벌써부터 일어나 있는데.. 초저녁부터 잤을 놈이.. 이시...
“야!! 빨리 안 일어나?! 벌써 해가 중천이야. 인마! 좀 있으면 촬영 들어간다고!”
은근히 화가 난 동석은 베게를 뺏어들면서 또다시 빽 소리 질렀다. 동석의 빽 소리에 슬그머니 한쪽 눈만
떠서는 창밖을 내다보는 동민. 그런데 창 밖을 한번 내다보고는 다시금 침대에 머리를 묻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야..!! 차 동민!!”
“아직 비 오잖아...”
흘리듯 힘없이 말하고 있는 동민이었다.
“이 자식이.. 인마! 비가와도 그렇지. 지금이 몇 시 인줄이나 알아? 밥도 안 먹고 촬영 들어갈래? 잔말 말
고 빨리 일어나!”
자신과는 다르게 실컷 자고도 힘들어하고 있는 동민의 모습에 못마땅한 동석은 더 소리를 높였다.
“아.. 자식..! 진짜 떽떽거리네!!!”
그때서야 짜증스럽다는 듯 신경질 적으로 몸을 일으켜 세우는 동민이었다. 동석은 떽떽 이라는 소리에
기가차서 뭐라고 한마디 하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의 눈에 들어온 동민의 모습에 한순간 할 말을 잃었
다.
“야! 너.. 너 얼굴이 왜 그 모양이냐?”
동민의 얼굴은 초췌하기 그지없었다. 눈언저리는 거무스름하니 그늘이 지어 있고 뽀얗던 피부는 까칠하
니 몇 년은 더 산 것 같이 퇴화해 있는 것 같아보였다. 어째 지금에 자신의 모습보다도 더 망가져 보였다.
“야! 말 좀 해봐. 어제 무슨 일 있었던 거야?”
“후.. 아니야.. 그냥 잠을 좀 설쳤어.”
자신이 너무 걱정스럽게 물어서 인지 조금 전에 신경질적이고 짜증난 태도에서 한풀 꺾여져 있었다.
“인마. 아무리 그래도.. 도대체가 어떻게 잠을 설쳤기에 얼굴이 이 모양이 되냐?”
자신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없이 앉아 있는 이 녀석. 왠지 무슨 말인가 할 말이 있는 듯싶은데 게슴츠레
한 눈으로 자신을 잠시 바라보기만 하더니 그래도 안 되겠다는 듯 시선을 피해버린다.
“그냥.. 일찍 자서 그런지 새벽에 일어났다가... 그 뒤로 좀 설쳤어... 후..”
동석은 의아했다. 분명 무슨 할 말이 있는 듯싶은데 그런 말은 하지 않고 은근슬쩍 시선을 피하면서 또다
시 잠을 설쳤다는 말만 하곤 알 수 없는 한숨을 쉬어 대는 녀석의 모습에... 동민을 보고 있는 동석의 눈
도 가늘어졌다. 분명 뭔가가 있는데...
동민은 의혹이 가득한 시선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동석을 아는지 모르는지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알
수 없는 미소가 한순간 동민의 얼굴에 스쳤다. 인마... 너도 가만히 누워서 천 마리 넘게 양을 세어봐라.
그런 다음에 밤새 이상야릇한 꿈을 꾸며 헤매 봐 이렇게 된다... 그랬다. 동민은 천 마리가 조금 넘는 양
의 수를 세다 잠이 들었었고 어느 순간부터 꿈에 승희가 등장했었다. 그런데 그 꿈속에 내용이... 에효..
허탈함도 아니고 민망함도 아니고 아무튼지 알 수 없는 한숨이 다시금 새어나왔다. 잠들기 전에 느꼈던
감정들 때문인지 꿈속에서 둘이 보였던 행각들은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낯 뜨겁고 끈적끈적
했다. 그래서인지 꿈속에서의 느낌을 자신도 이기지 못하고 중간에 깨버렸다. 그리곤 새벽녘부터 뒤척
이다 동이 터오는 것을 보며 다시 잠들었던 것이다. 휴.. 사춘기 소년도 아니고 이게 무슨 꼴이람... 휴...
“인마! 청승맞아 보이니깐 한숨은 그만 쉬고 얼른 가서 씻어! 밥이나 먹으러 가게.”
속 시원하니 털어놓지도 않으면서 혼자 한숨만 쉬어대고 있는 모습에 못마땅함을 느낀 동석이 또다시
소리쳤다. 동석에 소리에 마지못해 일어난 동민은 느릿느릿 욕실로 향했다. 그런 동민의 뒷모습을 보며
동석 또한 한숨짓고 있었다. 도대체가 뭐가 문제야?! 도무지 저 녀석의 속을 알 수가 없으니 뭘 어떻게
도와줘야 될지도 모르겠고.. 우이시... 나도 힘들어 죽겠는데 사람 신경 쓰이게 만들고 있어... 확 그냥
한 이박삼일 승희랑 한방에 가둬놔 버릴까보다.. 시...
바닷가 모래사장.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 사람들 주위로 낯
익은 얼굴들도 보인다. TV에서 보았던 얼굴들... 스타라 하는 사람들의 얼굴들이었다.
“자.. 시간상 여유가 별로 없으니깐 되도록이면 엔지 없이 가보자고.”
배우들을 돌아보며 위협 아닌 위협을 하며 소리치고 있는 감독이었다. 초조한 감독의 마음을 아는지 오
전시간이 다 지나갈 무렵부터 굵은 빗줄기가 가늘어졌다. 감독은 시간상 여유가 없었기에 가랑비에도
아랑곳없이 점심도 거르다시피 하며 초스피드로 촬영 준비를 끝냈다. 어제 비 맞은 것도 모자라 오늘도
이렇듯 비를 맞고 있는 스텝들과 배우들. 원망에 눈빛들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자신들도 사정을 알고 있
었기에 가슴속으로만 삭히며 그들 또한 열심히 준비에 들어갔다. 승희는 동민의 촬영준비를 끝내고 조
금 떨어진 곳에서 그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어젯밤 방으로 들어간 승희는 그대로 침대에 몸을 뉘었었다. 술로 인한 것인지 감기의 증상 때문인지 열
도 났었는데 어지러움까지 겹쳐져서 잠시 누웠다가 잘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어느새 잠이 들었던 것인
지 눈을 떴을 때에는 날이 밝은 아침이었다. 눈을 뜬 승희는 자신의 몸 상태부터 확인해 보았다. 어제 감
기 증상이 있었던 것이 떠올라서였다. 다행이도 어제보단 열도 많이 내렸고 정신도 또렷또렷 어지러운
증상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한 순간 어리둥절함을 느껴
야 했다. 어제 분명 입은 채 그대로 누웠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는데 어떻게 불편함을 느낄 두터운 옷들은
벗겨진 채로 이불까지 얌전하게 덮여져 있는 것인지...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옆 침대를 돌아보았다. 드
라마의 FD를 맡고 있는 연숙씨가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그녀 또한 오버까지 걸친 채 널브러진 모양새로
누워 있었다. 그 모양새로 보아하니 만당 마시고 들어와 그대로 쓰러진 채로 잠들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그렇다면 그녀가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닌데.. 그럼 대체 누가... 승희는 그런 생각으로 주
위를 둘러보게 되었고 스탠드 옆에 놓여 있는 약이 눈에 들어왔다. 누군가 자신을 위해 놓고 간 것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그렇다면 약을 놓고 간 사람이 이렇게 해 놓았다는 얘기인데... 누구였을까. 내가
아프다는 것을 알고 이렇게나 해 주고 간 사람이... 그땐 정말이지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이상하
게도 무엇인가를 떠올리려고 하면 할수록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일어났었다. 마치 가슴이 설레는 것과 같
은.. 그러더니 어느 순간부턴 심장도 쿵쾅대기 시작했고 왜 그런 현상들이 나타나는 것인지 그녀로서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승희는 그렇게 풀리지 않은 의혹으로 다른 생각들은 전혀 하지 못한 채 오전시
간을 보냈었다. 그러다 조금 전 메이크업을 하기 위해 동민에게 가까이 다가갔을 때 풀리지 않던 의문들
이 조금씩 풀려나가기 시작했다. 함께 아침을 먹을 때까지만 해도 전혀 생각지도 못했었는데... 하지만
그때는 그녀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 이런 저런 생각들로 풀어나가느라고 주위에 시선이나 행동들에는
전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특히나 차 동민이라는 존재에게는 더 더욱이... 정말이지 예상 밖이
었다. 동민과 가까워 졌을 때 동민에게서 나는 스킨 향... 그 향에 스멀스멀 떠오른 어젯밤의 꿈... 꿈이었
는데도 마치 현실처럼 생생하게 느껴졌던 체온과 감촉...아침에 느꼈던 감정들이 왜 나온 것인지 그때서
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꿈속에서 맡아 보았던 냄새... 자신도 모르게 익숙해져 있던 향기... 동민이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자신을 대하는 동민의 행동이 이상했다는 것이 떠올랐다. 자신과 눈이라
도 마주칠라치면 딴청을 피우며 피했던 것. 그러다 눈이 마주치면 어색함에 어딘지 모르게 안절부절 못
하던 모습... 지금 순간 어렴풋이 떠오른 것이지만 그녀가 느꼈던 감촉이 한 가지가 더 있었던 같다. 자신
의 이마에서 느껴졌던 촉촉하면서도 부드러웠던 감촉... 그 순간 자신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나왔다. 꿈이
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꿈이 아니길 바라는 현실성 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 바보 같은 자신을 발견했기 때
문에...
'세상에서 가장 둔하고도 둔한 사람... 당신은 정말이지 나쁜 사람이야.. 나보고 어쩌라고... 이렇게 당신
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드는데.. 어쩌자고 그런 거야.. 어쩌자고.. 그런 모습으로까지 꿈에 나타난
거야.. 어쩌자고...'
승희는 자신을 챙겨준 고마움보단 자꾸만 미련을 갖게 하는 동민의 행동에 원망 아닌 원망을 느끼면서
평상시의 모습으로 대본을 들여다보고 있는 동민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
맘은 언능 올리고 싶은데... 몸이 따라주질 않으니(윗쪽으로말임다.).. ㅎㅎ
항상 어딘지 모르게 뭐가 빠진 것 같은 느낌.. 알면서도 껴맞춰 넣을 수가 없네요. ㅠ.ㅠ
넓은 마음으로 이번 글도 그냥 웃으며 봐주세요.
항상 많은 사랑 보내주시는 모든 분들게 감사드리구요. 항상 행복하시길 바라면서 또 이만 물러감다.
자꾸 기다림을 드려 죄송하구요. 담편 언능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