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빈"은 본시 착한 여인이었습니다

김정미2003.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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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테레비는 왜 자꾸만 거짓말을 하지?"
"글쎄 말이다 번번히 약속을 않 지키는구나"

깊어가는 밤, 모녀 유일한 낙이 "장희빈"을 보는 것이었다

"아홉시 오십분에 시작을 한다고 했으면 약속을 지켜야지  번번히 열시를 넘기다니..."

모녀 사극에 심취해 그 시간만 눈빠지게 기다렸던 시절 이야기다

"장희빈같이 나쁜 여자는 아마 세상에 없을거야"

"글쎄 말이다 그 착한 중전을 몰아내고 자기가 그 자리를 차지하다니"

 

"엄마~ 장희빈만 보고 공부할께"

아이들도 사극에 푹 빠져있다

"장희빈이 뭐가 재미있다고 난리들이냐 ..."

"장희빈은 이쁘긴 하지만 너무 못됐어"

그 사극에 별 관심없는 척 돌아앉아  나름대로 생각에 빠져보는 엄마.

어린시절, 무심코 흥미위주로 보던 사극 장희빈.

자라면서 그 독특한 역사가 주는 줄거리에 반복해서 보던 사극 장희빈.

그러나 지금엔 달리보아지는 시각이 있어 감히 소감 한마디 해 보고 싶다

 

난 이 극을 결코 "콩쥐 장희빈"으로 보지는 않는다

대신 "양반세력에 희생물 장희빈"으로 보고 싶다

 

우선; 장희빈이 한 소행이 사약을 받을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사실.

둘째; 희빈의 소행보다는 양반이 아니라는 사실에 촛점을 맞춤.

세째; 폐비를 몰아냄이 중요함이 아닌, 역관의 딸이 중전에 올랐다는 사실에 주안점을 둠

네째; 역관의 딸에게 양반이 밀렸다는 자존심의 대결

다섯째; 양반들의 행동이 마치 정의로움에 도전하는 듯 느껴지게 함

여섯째; 그 반면 양반이 아닌 사람들의 행동은 경망스럽게 묘사하여 신분과 행동이 일치한듯 보이게함

일곱번째; 결국은 양반이 아닌자는 패배할 수 밖에 없었음.

여덟째; 장희빈의 몰락이 아닌 결국 조선시대 양반의 승리를 보여줌

 

만약 장희빈이 양반출신이었다면 그녀는 그렇게 사악하기 그지없는 여인으로,

인현왕후와 빛과 어둠의 대립으로 서지는 않았을것이다

 

내가 강조하는 것은 이제와 새삼 양반, 쌍놈 이야기를 트집잡고자 함이 아니다

양반본위에 조선시대는 아쉽지만 흘러간 역사니 우리가 어쩔 수는 없는일이라고 치고

지금 이 시대에  아직도 이런 사고방식이 잔존해 있다는 사실이다

극 전체의 흐름이 양반사회의 의식을 너무 두둔한 감이 많았다는 사실이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내용을 본다면 이 장희빈은 그리 흥미위주로 보아질 역사가 아님을 왜 모를까

양반사회에 부끄러운 단면을 보여준 것에 불과한 것을...

재탕, 삼탕 그리고 언제까지 이어질 지 모르는 저런   줄거리의 사극.

양반 싸움에 양반이 아닌 약하디 약한 장희빈만 등 터진 새우꼴이 되고 말았으니...

우리의 부끄러운 역사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시대가 변한 만큼 의식도 달라져야 하거늘,  그 흥미로와함 뒤에 이렇듯 씁쓰레한 미소짓는

시청자들이 있다는 사실들을 그들은 왜 그리도 모를까

나같이 앞서 상상하기 좋아하는 사람의 입장으로서야...

현대 사회에 있는자는 착하고 어질고 정의롭고,

없는자는 사악하고,  어리석고 나쁜사람이 되어 버리게 느껴져야 하는지

지금 극에서 몰락해가는 장희빈의 심정보다 더 답답한 심정으로 이 글을 맺는다

 

참고로 전 안동 김씨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