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쨍쨍할 때, 우산을 준비하라

^^2007.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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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을 때 우산을 준비해야 한다.

비가 오는 걸 보고서야 우산을 찾기 시작하면 이미 늦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요즘처럼 주가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할 때, 만약을 대비한 포트폴리오를 짜 놓아야 한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상승장을 만끽하면서도 여차하면 갈아탈 수 있는 주식들을 골라 놓아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최근처럼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유동성) 주가가 급등했을 때는 갑자기 돌출한 악재(惡材)에 주식시장이 폭락할 수도 있어 더욱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만일’을 대비하는 주식들은 어떤 게 있을까.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이 추천하는 방어주 투자 전략을 배워 보자.

◆공공사업 주식으로 피난

불황이나 주가가 급락할 때 투자자가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주식은 공기업이다. 정부가 정한 선에서 수익률도 꾸준할 뿐 아니라 배당률도 높은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종목이 한국전력이다. 국민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면서도 공익사업으로 막대한 시설투자가 필요해, 다른 기업들은 함부로 이 시장에 뛰어들 수가 없다. 또 신규투자 지출에 대해서는 정부가 요금산정을 새롭게 해 일정 정도의 수익률을 보장해 준다. 이밖에 KT&G도 민영화됐지만, 여전히 국내 담배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인 위치를 지니고 있다. 더군다나 주식이 폭락하거나 불황이오면 담배 피울 일만 늘어날 테니 매출은 오히려 늘 수도 있다.

◆경기침체 때 롯데제과는 왜 오를까

쌓아 놓은 돈이 많다는 것은 버틸 힘이 크다는 뜻이다. 매출과 이익이 감소해도 견뎌낼 수 있는 자원과 힘이 있어, 기회만 주어지면 다시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 특히 주가 급락기에는 잘 될 것이라는 ‘기대감’만으로 오른 회사보다는 실적도 받쳐 주면서 주머니가 두둑한 회사들의 주가가 잘 떨어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2002년 말 부채비율이 46%에 불과했던 롯데제과의 주가는 50만원대 안팎이었다. 그러나 이 회사의 주가는 2003년과 2004년 경기가 상대적으로 좋았을 때는 거의 움직이지 않고 40만~60만원대를 반복했다. 그러던 롯데제과 주가는 경기가 침체기로 접어들던 2005년 6월 60만원대에서 오르기 시작해 작년에는 최고 139만원대까지 치솟았다. 경기가 회복기로 접어든 최근에는 110만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이종우 센터장은 “롯데제과의 주가는 경기 상승기에는 시장수익률에 미치지 못하다가, 경기가 하락하면 주가가 올라가는 패턴을 반복했다”며 “제과업종의 1등 기업이면서 현금도 풍부해, 불황이나 주가 급락기에 더욱 빛나는 주식”이라고 말했다.

◆돈이 없어도 불은 땐다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방어주는 도시가스 주식이다. 도시가스 업종의 특징은 경기가 좋아졌다고 가스 사용량이 크게 늘지 않고, 경기가 둔화됐다고 크게 줄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경기보다는 기온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여기에다 지역별 독과점이 허용되고 있어 업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하지도 않다. 변화라고 해야 삼천리와 부산도시가스는 난방용과 산업용이 고르게 분산된 반면 대한도시가스는 난방용 매출이, 경동가스는 산업용의 비율이 높다는 정도다. 물론 한국가스공사처럼 국내 가스공급을 독점하고 있는 회사가 안정적이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삼천리는 무려 51년 동안 흑자를 내고 있다. 최근 이 회사들은 해외 가스전 개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의외의 주가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주식시장이 침체일 때 주변을 살펴라

주식시장이 호황일 때는 조그만 호재(好材)에도 주가가 급등한다. 어떤 제품이 잘 팔린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전에 주가에 반영되는 것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침체에 빠지면 사정이 다르다. ‘시장이 안 좋은데 좋아지면 얼마나 좋아지겠어’라는 생각으로 투자를 미루는 것이다. 때문에 주식시장이 침체일 때 시장이나 백화점을 돌면서 어떤 제품이 잘 팔리는지를 꼼꼼히 챙겨 보고 미리 투자하는게 좋다.

예를 들어 외국 화장품 회사의 진출로 극심한 불황을 겪은 태평양은 1999년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판매조직 정비에 착수했다. 이른바 방문판매 강화전략이었는데, 그 효과는 2001년부터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태평양으로부터 1년 전 분할된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최근 70만원대로 상장 초기보다 약 2배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