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황당한 일이......!!!

★별★2003.05.25
조회414

난 혼자 산다.

아니 정확히 혼자 잔다.

내 침대는 싱글인데 워낙 체구가 쪼맨한 사람이라 밤새 뒹굴면서 잠을 자도

침대에서  굴러 떨어지는 일은 어쩌다 한번씩이다. 이런 황당한 일이......!!!

나는 잠을 잘 때 상반된 두 가지로 잔다.

하나는 몸과 맘이 지쳤을 때인데

그때는 그냥 침대 한 가운데 덩그마니 누워 잔다.

그러면 밤새도록 좁은 침대를 이리뒹굴 저리뒹굴 하다가

중심을 잘 못 잡아 한번씩 바닥으로 굴러 떨어지기도 한다. 이런 황당한 일이......!!!

또 하나는 몸과 맘이 편할 때인데

이때는 침대와 벽 사이에 낑겨 잔다.

침대와 벽 사이를 약간 띄워 그 속에 몸을 끼우고 자는 건데

몸이 3분의 1쯤 낑겨 자므로 굴러다니지 않아 떨어지는 일도 없다.이런 황당한 일이......!!!

벽 쪽을 향해서 잘 때는 여름에 시원해서 참 좋다.

그리고 침대 쪽을 향해서 잘 때는

침대를 껴안게 되므로 든든하기도 하고 허전하지 않아서 좋다. 이런 황당한 일이......!!!

그런데...

문제는 어제 밤에 일어났다.

토요일 오후 대청소를 하면서 침대 밑도 정리를 했는데

침대를 약간 건드려서 침대와 벽 사이가 약간 더 벌어졌던 것이다.

오후 내내 집안 대청소를 하고 나서 샤워를 하고 나니

고단하긴 해도 나른하고 상쾌하니 잠이 솔솔와서 일찍 잤다.이런 황당한 일이......!!!

물론 벽과 침대 사이에 낑겨서.....

그런데... 그런데...

이게 웬 일이람??? 이런 황당한 일이......!!!

한 참 자다가 침대 쪽을 향해 돌아누우려고 하는데

도대체 몸이 움직여지질 않는다.

침대와 벽 사이가 벌어져 3분의 1쯤 낑기던 몸이

반쯤 낑겨서 꽉 끼여 빠지지가 않는 것이다.

기분 좋게 자다가 이게 무슨 황당한 일인가? 이런 황당한 일이......!!!

아무리 용을 써도 꼼짝달싹을 할 수가 없다.

 빠져 나올려구 움직일수록 이마가 벽에 짓눌려 아프기만 했다.

혼자 한참을 낑낑대던 나는 할 수 없이 S.O.S를 쳤다.

침대 위에 있는 핸드폰을 집어 들어 전화를 했다.

어디로? 당연히 우리 집으로.....이런 황당한 일이......!!!

한 밤중에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리지만 아무도 안 받는다.

당연하다.

밤늦게 걸려오는 전화는 내가 젤 어른^^ 이므로

당연히 내가 받을 줄 알기 때문이다. 이런 황당한 일이......!!!

그러나 어쩔 것인가?

전화를 받을 수 없는 난 하고 또 하고 하고 또 했다.

한참 후에 조카가 전화를 받는다.

"이모야!.. 얼릉 나 좀 꺼내 줘!"

잠결에 전화를 받은 조카는 이모에게 큰 변고가 생긴 줄 알고

"이모!  어디야?? 무슨 일이야??" 난리다. 이런 황당한 일이......!!!

"여기... 내방이야.. 얼릉 와서 꺼내 줘...."

내 방으로 와서 내 꼬락서니를 목격한 조카는 어이가 없어한다.

배를 움켜쥐고 웃기만 할 뿐 빨리 꺼내 줄 생각도 않는다. 이런 황당한 일이......!!!

이모 나이가 몇인데..... (참고로 난 사십 초반이다. ^^;;)

간신히 빠져나오긴 했으나 어처구니없고 황당하여 잠이 싹~ 달아났다.

일어나서 무슨 일 했냐???

ㅋㅋㅋ 날 새도록 고스톱쳤다... ^^;;

지금 보니 이마에 푸릇한 멍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걸 누가 물으면 뭐라구 설명해야 하나.... 이런 황당한 일이......!!!

이제 다시는 침대와 벽 사이에 낑겨 자는 일은 없으리라......

밤새 굴러다니다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일이 종종 발생하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