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를 사무실에 데리고 나온다는거..

내가 미쳐..2003.05.26
조회951

이회사 이제 다닌지 일년 딱됐네요..
첫출근날 정말 백일정도밖에 안된애기를 데리고 출근을 하더라고요..
전 넘 놀랬죠?? 왠 애기??
사장 왈 "어머니가 어디를 가셔서 데리고 나왔다고"
음.. 전 그려려니 했죠..
그날부터 저에 스트레스 아닌 스트레스가 시작된거죠..
작은 회사다 보니 작은디자인 같은 것은 싸모가 하더라고요..
사장과 싸모 나이차이가 14살.. 싸모나이 23..
그뒤로 애기를 계속 데리고 나오더라고요..
사무실이 완전지하인데 그 어린 애기가 불쌍하더라고요..
공기도 안좋고 그렇다고 하루종일 싸모가 바쁜것도 아니고..
알고 봤더니 시어머니하고 아래윗층에 사니까 집엘 안들어가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할 일이 없어도 무조건 애기를 데리고 나오는거죠..
애기가 응가를 하면 사장님이 갈아줍니다..
애기 우유.. 사장님이 먹입니다..
한참바쁠땐 애를 봐줘야 하는데 사장님이 애업고 일합니다.. 어이가 없어서..
도대체가 엄마가 되어가지고 뭘하는지..
"오빠 애기 우유먹여요.. 애기 기저귀 갈아줘요.."
참내.. 어이가 없더라고요..
물론 아빠가 옆에서 도와주는 것 저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건 너무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심지어 거래처손님들이 와도 그럽니다..
아무리 나이가 어려서 철이 없다지만 이건 넘하는거 아닌가요.??
옆에서 보고있는 제가 민망스럽더라고요..
저.. 다닌지 몇 개월안돼서 그만두려고 했습니다..
애기가 나오는데 모른척할수도 없고 애기가 울어도 잘 달래주지도 않더라고요..
그러니 제가 달래준다고 얼르고 안아주고 그랬죠..
아무리 작은 회사라지만 그래도 직원인데.. 직원앞에서 넘하다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지낸지 몇 개월 저 다니질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언니한테 얘기를 했더니 좀더 두고보고 아니다 싶으면 그때 그만두라고 그러대요..
제가 다닌지 4개월 다돼어서 사장님이 이사를 갔습니다..
이사가기전에도 얼마나 말들도 많고 사연들도 많은지..
사장님 안계시면 싸모가(참고로 전 누구누구씨 이렇게 부른답니다..) 나에게 시댁얘길 하죠..
전 들어주고.. 그러다 보니 집안사정 그런걸 다 알아버린거예요..
제가 회사다닌면서 다짐한 것이 가정사는 아예 듣지도 말고 보지도 말고 그렇게 직장생활을 하자였는데 에구.. 내가 어쩌다..
이사를 가더니 한동안은 가끔씩만 오더라고요..
넘 좋았죠..
그동안은 일이 없어도 쉬는게 쉬는 것 같지 않았는데 맘이 넘 편하더라고요..
그러다 저희회사가 쫌더 큰 회사와 합병을 하게 되었지요..
저희 사장님이 월급쟁이 전무로..
한 4개월은 사무실 근처에 얼씬도 안하더라고요..
이젠 직원도 많이 있고 그러니까 어려워서 그랬나봐요..
우리사장 월급쟁이 전무가 되어버렸는데..
툭하면 애 예방접종 하러 병원가야된다고 오전 다 제끼고 안나오고..
우리 사무실 다른 상사가 그러데요..
"아니 애가 아프면 엄마가 데리고 가면 되지 출근도 미루고 그렇게 가야되겠냐고"
앞에서도 말했지만 아빠가 그런거 챙기는거 좋은일이죠..
하지만 이건 애가 아파서 병원가는것도 아니고 예방접종을 혼자가지 못해서 출근하는 신랑한테 병원가자고 하니.. 참 한심하더라고요..
합병전에 사장님얼굴 보기 참 힘들었습니다..
애 병원가랴.. 싸모 아파 병원가랴..
내가 보기엔 사장님 완전히 종이더군요..
의부증 걸린것도 아닌데 이사가고 나서 딱 6시에 전화옵니다..
왜 퇴근안하냐고 우리사장"지금 가고 있어"
사장님 후배들이 그걸보고 한마디씩 하더군요..
"난 너무 나이차이나는 여자하고 결혼못하겠다고 형보니까 무지하게 스트레스 받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
후후..
전 그때 이런생각이 들더라고요..
니가 어디서 나같이 나이어린 사람 만나겠냐.. 하는 맘으로 유세아닌 유세를 떠는 것 같이 보이더라구요..
싸모 그러더라고요.. 결혼할 때 나같이 어린사람하고 결혼하는데 혼수품 당연히 다 해야되는거 아니냐고.. 어이가 없어서..
하여튼 그렇게 4개월의 짧은 합병회사를 마무리짓고 저희 따로 이사했습니다..
그뒤부터 시작되는 스트레스..
이젠 애가 좀더 커서 돌도 지나고..
매일매일 출근하대요..
사장님 출근하고 쫌있다 다시 집으로 갑니다..
왜 가나 했더니 애랑 싸모데리러 가는거였어요..
애가 울어도 본체만체하는건 여전하더군요..
애랑 사무실에 딱 나오면 그뒤부턴 나몰라라 합니다..
어린 것이 우는 것이 안됐다 싶어 제가 또 안아주고요..
그동안 저희도 남자직원이 생겼죠..
우리사장 대놓고 그러대요.. "오과장 애기좀 데리고 잠깐 나갔다 오라고"
못본다고 말도 못하고 우리과장님 불쌍하대요..
거래처사람들과 사장이 얘기중이면 애를 데리고 나가던지 아님 애를 보던지 해야되는데 애는 징징대고 소리지르고 어지르고 다니고..
거래처사람들 어케 생각하겠습니까..
내가 사장이라면 나오지 말라고 할텐데..
한술 더 떠서 가서 데리고 오니.. 참내..
그래서 요즘 제가 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답니다..
애가 얌전한것도 아니고..
오면 꼭 제서랍 다 뒤집어 놓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제가 잠궈놓지요..
그럼 책장에 있는거 다 빼서 어지르고..
싸모는 어지르거나 말거나 본체만체하고 하지말라소리도 안하고.. 저 미치겠습니다..
둘째를 임신한 요즘은 아나바다에 딸래미 옷 파느라 정신없습니다..
병원에서 둘째는 아들이랬대나요..
제가 친구한테 이 얘길 하면 그럽니다..
"애엄마가 자식 하나도 못보는데 둘째나면 니네 사장 첫째 데리고 출근하겠다"
밥먹을때도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애가 낮도 가리지 않고 어찌나 얼굴이 두껍던지..
모든 손님들 다 참견하고 다닙니다..
그럼 다들 그쪽에 정신쏠려서 먹는둥 마는둥 그렇게 점심먹구요..
애를 왜 차근차근 달래고 어르지를 모르는지..
아무리 어리지만 그래도 애엄만데 어찌 철이 그렇게 없는지..
사장한테 전화는 무쟈게 하나 봅니다.. 사장 거래처 사람들하고 얘기하다 전화받으면 끊지도 못하고 만약 끊었다면 자긴 집에가서 죽는데요..
목욕탕갈땐 꼭 애를 사무실에 떼어놓고 갑니다..
우리사장님 그럼 꼼짝없이 2-3시간 애봐야겠죠..
며칠전에는 사장님 친구들이 저녁약속을 해서 사무실에 모였답니다..
그날 목욕탕 간다고 준비를 해가지고 왔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갔나봅니다..
7시가 다돼어서 일이 끝나 퇴근하려고 하니 싸모 갑자기 목욕용품이 들어있는 가방을 들고 벌떡일어나더니 저 목욕탕가요.. 그러면서 싹 나가버리데요 물론 애는 놔두고..
사장.. 쫒아나갔지만 벌써 가버렸습니다..
그날 목욕탕 못가면 온몸에 두드러기가 돗는것도 아니고..
제가 다 미안하더라고요.. 우리사장 친구들앞에서 얼굴이 뭐가 됐을까요.. 후후
담날들으니 사장님 애데리고 친구들하고 저녁먹으러 갔다고 하더군요..
물론 철없는 싸모도 문제지만 모든 것을 다 받아주는 싸장이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먹고싶은건 왜그리 많은지 점심때만 되면 이젠 사장님이 안데리러 가도 유모차에 애 태우고 나옵니다..
와서 그러죠.. "오빠 나 오늘은 뭐 먹고싶어"
그것이 저희 점심 메뉴가 됩니다..
사실 이건 문제가 아니죠..
맨날맨날 애를 데리고 나와서 완전히 사무실을 사무실도 아닌것처럼 만든다는 사실이 못견디겠습니다..
이건 가정집도 아니고.. 저 그래서 요즘 미치겠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점심을 먹고 들어오니 와있습니다..
뭔일이 있었는지 입이 댓발은 나와가지고..
쫌있다 집에간다고 애 차에 태우라고 짜증을 내더군요..
우리사장 또 살살 꼬셔서 데리고 나가더니 쫌있다옵니다.. 어떻게 풀어줬는진 모르지만 웃고 있네요..
정말 못봐주겠네요..
애는 엄마가 안놀아주니 항상 내 주위에 와서 놉니다..
어쩜 철이 없다고해도 이렇게 철이 없을 수가 있나요??

참고로 저 이 일이 좋고 우리회사도 맘에 듭니다..
앞으로 오래오래 다닐 생각으로 회사근처로 이사까지 왔는데..
언제까지 이런일이 되풀이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