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만행.. 정말 심해요..

초짜인턴2007.06.18
조회51,875

저는 올해 의대를 졸업하고 모 대학병원에서 인턴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밤잠도 몇시간 못자고 집에는 일주일에 한 번밖에 못 들어가지만,

어렸을 때부터의 꿈인 의사 일을 한다는게 그래도 좋기만 하답니다.

 

병원 컴퓨터에서 싸이가 안 되서 -_-;;

오프 날이나 쉬는 시간이면 종종 헤드라인이랑 톡톡을 보곤 해요.

매일 글만 보고 답글도 잘 안 달았었는데,

오늘은 신세한탄(?) 머.. 이런거나 해볼까 하고 글을 써봅니다.

 

사실 저도 곧 의사가 될 입장이어서,

안 그래도 비난 많이 받는 의사들.. 더 비난받을까 조금은 무섭지만,

저 혼자 알고 있기가 너무 답답해서 두려움을 무릅쓰고 적습니다.

모든 의사들이 이런건 아니고 이런 사람들도 있다는거니까...

의사라고 무조건 미워하진 마세요 ㅠ_ㅜ

 

어려서부터 꿈꿔왔던 의사 생활...

아직 뭐 전 수련중이긴 하지만, 그래도 직접 환자를 본다는게 넘 두근거렸는데,

의사 생활은 그게 다가 아니더군요...

병원에선 정말 상상치도 못한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물론 대학때부터 남녀차별 심하다.. 사람들 좀 권위주의적이다 많이 들어왔지만,

이 정도일줄은 몰랐어요.

 

특히 처음으로 수술방에 들어 갔을 때,

아.. 정말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레지던트 선배들이 환자를 두고 입에 담기도 힘든 험담을 하는거에요;;;

환자야 이미 마취된 상태니 당연히 못 듣겠죠.

성적인 농담, 음담패설은 물론이고-

 

전에 어떤 뚱뚱한 아주머니 수술할 때였어요.

수술실에서 마취된 환자를 들어서 다른 침대로 옮기는 작업을 하거든요.

그런데 원래 사람이 마취돼서 축~ 늘어지면 훨씬 더 무거워지잖아요.

그래서 솔~직히 그 날 좀 무겁긴 했어요.

근데 한 선배가

"진짜 비만은 죄야 죄."

이러는거 아니겠어요 -_-

더 웃긴건 그 선배도 뚱뚱하다는거!

저도 좀 덩치가 있는 편이라 정말 얼굴이 화악- 달아오르는데,

수술실에서 인턴 주제에 선배한테 머라 할 수도 없고... ㅠ_ㅜ

(아시겠지만 선후배 관계가 무척 엄격하답니다..

한 번 구설수에 오르면 생활하기도 힘들구요..)

 

심지어, 소문을 들으니까,

어떤 병원에서는 환자 마취 깨어나는 중인 것도 모르고 계속 음담패설 했다가,

환자가 회복실에서 완전히 마취 깨자마자 그 의사 데려오라고 난리 친적도 있다네요.

뭐.. 이건 소문일 뿐이지만...

어쨋든 그정도로 환자 눕혀놓고 심한 말 많이 한다는거에요.

 

이런 것부터 시작해서,

환자 보호자들은 당연히 자기네 병이 젤 크고 무서운 법인데,

저희 입장에선 그닥 심각하지 않으니까..

(특히 중환자실이라도 한 번 돌고 오면.. 죽는걸 너무 많이 봐서.. 무감각해집니다.

무뎌지지 않으면 힘들어서기도 하구요..)

암튼 그러면 걍 잘~ 설명해주면 되는데,

막말하고. -_-+

 

저희가 드레싱(붕대 가는거) 하러 가는걸 매일 1시간 전부터 기다리고 있는 보호자가 있었는데,

하루는 그 분이 '왜 이렇게 늦게 오셨어요~ 1시간 전부터 기다렸어요.'

랬더니, 다른 인턴 언니가

"제가 이 환자만 보는줄 아세요? 저 바쁜 사람이에요!"

이렇게 완전 쏘아붙이더군요 -_-

그냥, 원래 드레싱 시간이 이 시간으로 정해져 있다 한 마디 해주면 될 것을.

 

그래서 담번에 가서 제가 그렇게 말해드렸더니,

갈 때마다 주머니에 사탕 넣어주시고, 레모나도 쥐어주시고 ^-^;;

그냥 말 한마디였는데, 그간 얼마나 당했으면 그러실지..

 

암튼, 저도 나름 의사지만,

의사들의 이런 만행들 정말 부끄럽고 짜증납니다.

'의술' 이라는 힘을 가졌다고 환자랑 보호자들 막 대하는거 보면...

어렸을 때 의사가 돼서 꼭 아픈 사람들에게 힘이 돼주겠다던 꿈 생각하면서,

난 그러지 말아야지,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

저 혼자 잘한다고 뭐가 달라지긴 할지 모르겠어요...

 

아, 물론 이런 생각하는게 저뿐만이란건 아니에요.

충분히 존경받을만하고 멋진 의사분들도 많답니다.

일부의 이런 행태들 때문에 가슴아파할 환자들과 보호자들께 넘 죄송하고,

또 잘 하는데 괜히 이런 분들때문에 욕먹을 진짜 의사분들은 넘 안타깝고.. 그러네요.

 

남들 대학생활 즐길 때, 밤 늦게까지 시체해부하고, 매일 책만보고,

그래서 이룬 의사란 꿈인데...

몇몇 사람들은 아픈 사람 고치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의사 돼서 큰 돈 벌어보겠다는 장사꾼 마음이 더 큰 것 같아서 슬퍼요.

정말 아픈 사람 고치겠단 맘으로 의사 하면 환자한테 저렇게 할 수 있을까요...

 

이상 병원생활에 쩔은 인턴의 넋두리였습니다.

 

 

** 아, 여러분들 이 글 보시고 또 의사들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ㅠ_ㅜ

의외로 돈 벌어서 성공하려는 맘으로 의사 된 사람보다 정말 아픈 사람 돕고 싶어서 의사된 사람이 아직은! 더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