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고 지나가는 것을 보고 우린 빠른 세월이라 말한다. 요즘엔 더위가 일찍 다가와 거리엔 온통 반 팔 차림의 모양이다. 길어져 가는 초여름의 긴긴 시간을 말없이 보내니 답답한 마음 금할 길 없다. 젊었을 적에는 아내는 집에 와서 말이 없는 게 제일 불만이었다. 직장에서 일하며 만나는 사람에게 숱한 말을 하며 지내는 낮 시간의 피곤이 집에 돌아오면 겹겹으로 몰려오기 때문이다. 생존경쟁의 세상에서 헛웃음을 웃으며 과장된 몸짓으로 식구를 위해 최선을 다해본다. 세상은 살기가 점점 어렵다. 그 어려운 세상의 파고를 넘고 넘다가 사는 것이 무엇이며, 그 의미를 다시 한번 깨닫고 그 의미를 위해 힘을 돋구기 위해 집에 온다. 나가서는 말도 잘하고 모든 사람에게 친절한데 집에만 오면 말이 없음과 무뚝뚝함이 불만일 수도 있겠지만 요즈음엔 그러려니 하며 나를 달래준다. 가장노릇이 얼마나 힘들고 강인해야 하는지를 가장이 된 자신만이 안다. 집에서 이해를 해준다하여도 아주 작은 부분일거고, 요즘처럼 세상이 급변하는 시대엔 그 변화를 인식하기도 전에 또 바뀌는 사회를 허겁지겁 따라가기도 힘이 든다. 자존심... 그것은 이미 버린 지 오래다. 얼굴에 철판을 깔고 가족의 안위를 위해 희생될 각오도 벌써 했다. 바라보는 아내와 자식들 그들에게 곤혹한 표정을 지을 수가 없다. 그들은 가장의 표정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골치 아픈 일이 있어도 묵묵해야 하고, 어렵고 힘든 일이 있어 밤잠을 설쳐도 가족에겐 이야기하지 못하는 가장도 어느 때는 나약한 모습으로 위로 받고 싶을 때도 있는데, 그것이 가장이 짊어질 삶의 무게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저녁반찬을 해놓고 아내는 바라본다. "맛이 어때요...?" "음..아주 맛있어..." 입맛이 없어도 한 입 크게 밥숟가락을 뜬다. 지친 육신을 충전하는 게 그 방법뿐이 좋은 게 없는 듯 하다. 그저 바라볼수록 처진 아내의 어깨도 세월을 탄 듯 보이고, 아내는 사랑을 풀어놓고 가장은 지친 몸을 그 사랑의 물에 몸을 담그며 피로를 풀어주려 해도, 가슴에 고독은 아내에게 더 잘해주지 못한 미안함이 밀려와 가장을 괴롭힌다. 가장에게는 말못할 고독이 있다. 세상을 바라보면 엄습해오는 불안한 마음, 기력이 쇠퇴해 지는 걸 역력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던가? 모두 말하지 못하고 가슴속에 짓누르듯 그 고독을 삭힌다. 만만치 않은 현실 앞에 서서 자신과 견주어 본 것들이 현실보다 크게 느껴질 때 고독이 밀려온다. 세상은 변하고 나라도 개혁의 물결을 타고 온 나라는 새로운 질서를 위해 모두 분주한데, 그 힘겨운 질서 속에 자리 매김을 하려는 노력이 사실 벅차다. 미래에 대한 불안함, 그것이 일시적인 거라 하지만 그것을 사랑하는 가족에게 말하지 못하는 게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책임감으로 평생을 살아온 가장은 혼자서 그것을 헤쳐 나갈 것이다. 오늘 날씨가 상쾌하다. 창 밖을 내다보며 갑자기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생각이 충동질 한다. 그러면서 어느새 지난 시간들 속에 남긴 게 무엇일까? 나는 이제껏 무엇을 했나? 더 남겨야 할 것은 무엇인가? 라는 물음을 스스로 자문자답해 본다. 무릎이 아프다는 아내를 위해 한번 더 가장의 고독을 씹어 삼켜보고... 참 열심히 일했는데... 그리고 열심히 살았는데... 앞으로도 세월에 걸맞게 살아야 한다고 다짐한다. 젊은 날에도 열심히 살았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난 후에 돌아보면 회한의 세월은 남아있게 마련인 듯...... 남은 세월은 아직도 창창하다고 생각한다. 건강 안위를 위해 남은 세월에 적금을 들듯 매일 매일 생각을 돌려본다. 그리고 더 열심히 가족의 안녕을 위해 혼자서 고독을 씹어 삼켜본다. 이 나라의 모든 가장이 고독하지 않게 되길 바랄 뿐... 그러나 고독하지 않은 지도자는 없었을 것 같아 가정의 가장 역시 고독하지 않을 수 없는 숙명 앞에 선 듯하다. 미래가 보장된 복지사회에서 열심히 일하고, 내는 세금이 복지혜택의 바로미터가 되어 다시 돌아오게 되길 바라고, 그래서 가장은 그 고독마저 낭만으로 즐길 수 있게 되길 바라는 것뿐이다. 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 특히, 이처럼 어려운 시대엔 가슴에 묻어지는 가장의 고독이 더 심한 듯 하다. 혼자만의 생각을 펼쳐놓고 바라본 아내의 얼굴에 염려와 불안과 우려가 두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 세상이 오겠지? 새 세상은 가장의 고독 같은 건 시시해서 행복 앞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되길 바랄 뿐이다.
가장의 고독
멈추지 않고 지나가는 것을 보고 우린 빠른 세월이라 말한다.
요즘엔 더위가 일찍 다가와 거리엔 온통 반 팔 차림의 모양이다.
길어져 가는 초여름의 긴긴 시간을 말없이 보내니 답답한 마음 금할 길 없다.
젊었을 적에는 아내는 집에 와서 말이 없는 게 제일 불만이었다.
직장에서 일하며 만나는 사람에게 숱한 말을 하며 지내는 낮 시간의 피곤이 집에 돌아오면 겹겹으로 몰려오기 때문이다.
생존경쟁의 세상에서 헛웃음을 웃으며 과장된 몸짓으로 식구를 위해 최선을 다해본다.
세상은 살기가 점점 어렵다.
그 어려운 세상의 파고를 넘고 넘다가 사는 것이 무엇이며, 그 의미를 다시 한번 깨닫고 그 의미를 위해 힘을 돋구기 위해 집에 온다.
나가서는 말도 잘하고 모든 사람에게 친절한데 집에만 오면 말이 없음과 무뚝뚝함이 불만일 수도 있겠지만 요즈음엔 그러려니 하며 나를 달래준다.
가장노릇이 얼마나 힘들고 강인해야 하는지를 가장이 된 자신만이 안다.
집에서 이해를 해준다하여도 아주 작은 부분일거고, 요즘처럼 세상이 급변하는 시대엔 그 변화를 인식하기도 전에 또 바뀌는 사회를 허겁지겁 따라가기도 힘이 든다.
자존심...
그것은 이미 버린 지 오래다.
얼굴에 철판을 깔고 가족의 안위를 위해 희생될 각오도 벌써 했다.
바라보는 아내와 자식들 그들에게 곤혹한 표정을 지을 수가 없다.
그들은 가장의 표정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골치 아픈 일이 있어도 묵묵해야 하고, 어렵고 힘든 일이 있어 밤잠을 설쳐도 가족에겐 이야기하지 못하는 가장도 어느 때는 나약한 모습으로 위로 받고 싶을 때도 있는데, 그것이 가장이 짊어질 삶의 무게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저녁반찬을 해놓고 아내는 바라본다.
"맛이 어때요...?"
"음..아주 맛있어..."
입맛이 없어도 한 입 크게 밥숟가락을 뜬다.
지친 육신을 충전하는 게 그 방법뿐이 좋은 게 없는 듯 하다.
그저 바라볼수록 처진 아내의 어깨도 세월을 탄 듯 보이고, 아내는 사랑을 풀어놓고 가장은 지친 몸을 그 사랑의 물에 몸을 담그며 피로를 풀어주려 해도, 가슴에 고독은 아내에게 더 잘해주지 못한 미안함이 밀려와 가장을 괴롭힌다.
가장에게는 말못할 고독이 있다.
세상을 바라보면 엄습해오는 불안한 마음, 기력이 쇠퇴해 지는 걸 역력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던가?
모두 말하지 못하고 가슴속에 짓누르듯 그 고독을 삭힌다.
만만치 않은 현실 앞에 서서 자신과 견주어 본 것들이 현실보다 크게 느껴질 때 고독이 밀려온다.
세상은 변하고 나라도 개혁의 물결을 타고 온 나라는 새로운 질서를 위해 모두 분주한데, 그 힘겨운 질서 속에 자리 매김을 하려는 노력이 사실 벅차다.
미래에 대한 불안함, 그것이 일시적인 거라 하지만 그것을 사랑하는 가족에게 말하지 못하는 게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책임감으로 평생을 살아온 가장은 혼자서 그것을 헤쳐 나갈 것이다.
오늘 날씨가 상쾌하다.
창 밖을 내다보며 갑자기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생각이 충동질 한다.
그러면서 어느새 지난 시간들 속에 남긴 게 무엇일까?
나는 이제껏 무엇을 했나?
더 남겨야 할 것은 무엇인가? 라는 물음을 스스로 자문자답해 본다.
무릎이 아프다는 아내를 위해 한번 더 가장의 고독을 씹어 삼켜보고...
참 열심히 일했는데...
그리고 열심히 살았는데...
앞으로도 세월에 걸맞게 살아야 한다고 다짐한다.
젊은 날에도 열심히 살았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난 후에 돌아보면 회한의 세월은 남아있게 마련인 듯......
남은 세월은 아직도 창창하다고 생각한다.
건강 안위를 위해 남은 세월에 적금을 들듯 매일 매일 생각을 돌려본다.
그리고 더 열심히 가족의 안녕을 위해 혼자서 고독을 씹어 삼켜본다.
이 나라의 모든 가장이 고독하지 않게 되길 바랄 뿐...
그러나 고독하지 않은 지도자는 없었을 것 같아 가정의 가장 역시 고독하지 않을 수 없는 숙명 앞에 선 듯하다.
미래가 보장된 복지사회에서 열심히 일하고, 내는 세금이 복지혜택의 바로미터가 되어 다시 돌아오게 되길 바라고, 그래서 가장은 그 고독마저 낭만으로 즐길 수 있게 되길 바라는 것뿐이다.
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 특히, 이처럼 어려운 시대엔 가슴에 묻어지는 가장의 고독이 더 심한 듯 하다.
혼자만의 생각을 펼쳐놓고 바라본 아내의 얼굴에 염려와 불안과 우려가 두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 세상이 오겠지?
새 세상은 가장의 고독 같은 건 시시해서 행복 앞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되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