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담담해지고 싶다.-이별후

난 바보야.2003.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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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을 흔들기만 한채, 떠나가버린 남자가 있습니다.

그남자랑 마지막 헤어지고 돌아오는날. 불도 켜지 않은 방안에서 혼자 서럽게도 울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노래 가사가 다 내이야기였고, 여태껏 잘못한 사랑에 대한 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예전 사랑에게 가서 미안하다고 무릎꿇고 빌기라도 하면 이 벌 거둬갈지 모른다는 어리석은 생각도 했습니다.

이런말 있죠.

사랑은 풍덩하고 빠져드는게 아니라, 서서히 물드는 거라고.

어느순간, 돌아보니 그에게 깊게 빠져버린 제자신이 있었습니다.

매번 다투거나 하면 한번도 전화하지 못했습니다.

난 그사람이 원하는 대로 했습니다.

그가 보고 싶다하면 봤고, 그가 오라면 하고 오고, 그가 싫어하는 행동은 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좋았했기에 나는 없었고, 온통 그뿐이였습니다.

 

헤어져야지 하면서도 결정을 못내리고, 그가 외로울까봐, 내가 옆에 있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봐 바라는거 없이 옆에 있었습니다.

헤어지기전, 그가 한말은 참으로 충격이였습니다.

사람을 어떻게 그렇게 비참하게 할수 있는지.

"너에게 마음이 가지않아"

그런거 같았습니다. 날 좋아해보려 노력하는거 같은데, 그게 안되는거 같았습니다.

사랑이란게 노력해서 좋아지는게 아닌데, 나도 모르게 끌리는 건데.

그는 날 좋아하려고 노력해야 했습니다.

비참하기도 하고 암담하기도 해서, 그래. 이젠 헤어질수 있을거 같다며 돌아서 왔습니다.

해주고 싶은게 넘 많았는데, 못해준게 많아서 넘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돌아섰습니다.

그와 헤어진날, 매일매일이 암담했습니다.

그와 꿈꾸었던 행복했던 미래가 모두 물거품이 되었고, 갈길을 잃은 사람마냥 맘속은 황폐해져 갔습니다.

보고 싶었지만, 참아야 했습니다.

몰래라도 보고 오고 싶었지만, 참아야 했습니다.

먼훗날, 그사람에 대한 마음이 정리되면 그때 편하게 웃으며 이야기 할수 있을때까지.

 

바쁘게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여행도 가고, 친구들도 만나면서 그를 잊어가려 노력했습니다.

참으로 잘된일이라고, 그사람 만났어도 쉽게 변하는 사람이라 오래가지 못했을거라며 자책하며 그를 잊어가는 연습을 했습니다.

잊어가는 듯 했습니다.

근데, 오늘은 그가 참 보고 싶습니다.

전화라도 해서 밥이라도 먹으며 편하게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그에게 많이 바뀐 내모습 보이고 싶습니다.

그를 사랑하던 여자에서 그의 흔적을 지워버린 여자로 서고 싶습니다.

아주 편하게 말이죠.

근데, 아직 때가 아닌듯 합니다.

전화를 하면 되는데, 손이 몹시도 떨립니다.

배가 아파옵니다.

긴장하면 배가아파오는 버릇이 있습니다.

이 짐 벗어버려야 하는데,

언제쯤이면 이짐 벗어던지고 그가 위대해 보이지 않고, 그저그런남자로 자리 남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