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의 눈과 귀를 막으려 하는 선관위

눈뜬장님2007.06.22
조회2,214

 

상황 1.

 

집에서 TV를 보다가 문득 대선과 대선주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진

A씨는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려다가 선거법 위반이라는 것을 기억해내고는

일부러 시간을 맞추어 친구를 불러 내어, 'ooo가 이번에 비리에 연루 되었으니

대선 때 투표하는 것을 다시 생각 해보라'는 말을 하고, 할 말 다 했으니 헤어지자.

그럼 안녕 이라고 말하며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상황 2.

 

B양은 특정 후보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잘생겨서 좋아요. 이 사람 찍을래요.'라는 글을

남겼다가 상대 후보 지지자의 신고로 선관위에 불려가 조서를 쓰고 교육을 받았다.

상대 후보 지지자는 비록 간단한 글이긴 하지만 특정 후보가 '잘생겼다'라는 글로

당락에 영향을 미치려 했으므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고현철)는 대선 180일 전인 22일부터 후보자와 정당은 물론 유권자 모두에게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선거운동의 금지.제한사항이 적용된다고 21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추천.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되거나 정당명칭,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광고, 인사장, 벽보, 사진, 문서.도화, 인쇄물이나 녹음.녹화테이프를 배부.첩부.살포.상영.게시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특히 인터넷에 올리는 글이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도 금지되는 문서로 간주되는 만큼 유권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여러분 조심하십시오.

오늘부터 180일, 그러니까 앞으로 6개월 동안

내 홈페이지, 내 블로그, 그리고 심지어 문자 메시지로 라도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나 반대의사를 밝혀서는 안됩니다.

특정 후보를 떠올릴 수 있는 상징물이나 이니셜도 써서는 안됩니다.

AB라는 글자가 특정후보의 이니셜이라면

AB라는 이니셜이 삽입된 티셔츠도 입고 다니면 안됩니다.

실제로 특정후보와 이니셜이 같은 카드회사가 경고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저 말대로라면 제가 과장해서 쓴 저 상황들도 더 이상 과장이 아니라는 겁니다.

 

선관위의 말대로라면 투표권자로서, 아무런 정보도 없이,

아무것도 보지도 듣지도 말고,

그리고 의사표현을 하지도 말고,

기자들이, 방송에서, 그리고 선거단이 하는 말을 듣고나 있으라는 겁니까?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내 홈페이지에서 내 블로그에서 당당히 의사표현조차 하지 못하다니...

어릴 때 말로만 들었던 북한주민들의 의사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을 보는 듯 하는군요.

게다가 '있는 사실' 역시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말하지 말라니,

당연히 알아야 할 사실도 알고 있지 말라는 겁니까?

 

그러면서 UCC 대선을 표방하다니, 그럼 여기서 유저는 도대체 누굽니까.

네티즌들 보고 선거단이 만든 UCC를 보고 퍼나르는 역할만 하라 이겁니까?

우리도 헌법소원 냅시다.

국민의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를 침해했으니까요.

선관위는 네티즌의 표현의 자유를 막기 위해서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개인의 기사에 대한 댓글도 블로그도 괜찮댑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나 반대의사는 밝히면 안된다고 합니다.

입 막으려고 한 건 아니지만 말은 하지 말라, 이런 뜻이죠?

 

이거 뭐...댓글 하나 달 때도 선관위에 전화해서 물어보고 달아야지

무서워서 어디 인터넷에 글 하나 쓰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