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도 괜찮아...15

로맨스2007.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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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지 너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너에 소중한 모든걸 너무 쉽게 갖고 싶진 않아....한수현...아껴두자..

  니 마음도 내 마음도 저 바다처럼 깊어지면 그때 우리 몸도 마음도 하나가 되는거야...

 나한텐 너에 모든게 너무 소중해...깨어질까 조심스럽고 다칠까 불안해...그냥 난 이렇게 네게 입맞추고

 널 안고만 있어도 가슴이 터질것 처럼 벅차...하지만 한수현...나도 가끔은 너무 힘드니까...너무

 사랑스럽게 보지마...한수현...알겠지? '

 

지후는 정말 이 여자를 아껴주고 싶었다. 혹여라도 나중에 미나처럼 자신에 사랑을 바친 일이다 해도 그래도 가끔은 그 일로 자신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면 그건 자신또한 견디지 못할 것만 같았다.

엄마를 이해할수 있을것만 같았다.

어쩌면 여자란 남자에 사랑안에서 자신의 행복을 느끼는 작은 존재임을 자신이 한 여자를 지켜야 하는 남자에 입장이 되고 보니 너무나 쉽게 이해가 되고 용서가 되었다.

공항에서 출국 절차를 마치는 동안 수현은 애써 웃음을 보이려 했지만 한손으로 자꾸 손톱을 물어뜯고 있었다.

지후는 거의 뜯기고 살이 파일것 같은 손톱을 바라보다 말없이 자신의 큰손으로 수현의 작은 손을 감싸주머니에 넣어 버렸다.

 

" 불쌍한 손톱이다...주인 잘못 만나...무슨 고생이라니? "

 

" 응?? "

 

" 봐~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한수현 정신차려!"

 

" 정신...차려야지...근데 말야...전화는 자주 할거지? "

 

" 당연하지! 전화 안했다가는 다크서클이 아마 저 발바닥까지 내려갈것 같아 겁난다."

 

" 놀리지마...나 쬐끔...심각하다구..."

 

" 혼자 심각해 하기 없이...가끔 민수형한테 놀러가...그럼 잘 놀아 줄거야..."

 

" 내가 왕따니?? 너 아니면 놀 사람도 없는줄 알아?? "

 

" 대신...다른 남자 만나는거 들키면 나...바로 비행기 탄다"

 

" 헤헤....그런 방법이 있었구나? "

 

" 대신...뒷감당은 책임 못진다."

 

" 에이...근데 한지후...미국 여자가 막 꼬리치면 넘어가면 안돼?? "

 

" 그건...글쎄...나도 가끔은 글레머가...쬐끔...좋아질때가?? ..........아니야...한수현...난 그래도 우리 한수현이지..."

 

힘주어 잡고 있는 손을 수현은 놓지 않고 오히려 더 힘을 주어버립니다.

분명 입술은 웃고 있는데...자꾸만 눈에서 눈물이 나올려고 합니다.

 

" 한수현 나 이제 정말 가야 하는데....너 이러면 나 맘 약해지잖아..."

 

" 아니야...나 아무렇지 않아...그러니까...너 때문이야...니가 이렇게 만든거잖아...너없음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니가 만들어버렸잖아...나 원래 안그랬는데...다 너 때문이야...너 때문이라구"

 

아기처럼 혼자 중얼거리며 울고 있는 수현을 지후는 팔을 크게 벌려서 안아주었다.

 

" 바보야 겨우 두달이잖아....앞으로 평생을 같이 할건데 그 두달을 못견디니?? "

 

"....................."

 

" 나 잘 갔다 올께...사람들 다 본다...아...창피하잖아..한수현 때문에 이게 뭐야??  울음 뚝!!

 에이...누나가 뭐 이래? 이러면 나 군대는 어떻게 보낼거야? "

 

" 너....군대는 안갈수 있잖아...나도 다 알고 있어..."

 

" 쉿! 누나...그건 비밀이잖아...조용...들키면 나 잡아간다구~ 자...나 간다...진짜 간다..."

 

혼자 눈물을 삼키며 어깨를 들썩 거리는 작은 여자가 있습니다.

그런 여자를 두고 한걸음 한걸음 떼고 있는 남자는 뒤를 돌아보지 못하고 서서히 발걸음만 떼고 있습니다.

두달이 세달이 되고 세달이 어쩌면 일년이 될지도 모르는데....

어쩌면 그런 불길한 예감 따위는 애써 무시했지만 그래도 왠지 여기서 멀어지면 저 작지만 사랑스러운 여자를 바로 내일도 아니고 모레도 아닌 적어도 손을 꼽아 세어도 부족한 날을 보내야 볼 수 있을텐데...

지후는 처음으로 사랑이란게 가끔은 너무나 무거운 짐처럼 자신을 짓누르고 심장을 헐떡이며 괴로워하는것과 별반 다를게 없는것 같았습니다.

사랑의 깊이가 깊어질수록 그 무게또한 감당하기 힘들만큼 벅차다는걸...

그리고 몇 걸음 지나지 않아 멈춰진 지후에 발걸음이 뒤롤 돌아 자신을 향해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수현에게로 향했습니다.

어깨를 들썩거리며 울음을 참고 있는 여자에 입술에 수현은 모두가 바라보고 있는 공항 로비 한가운데서 그대로 입을 맞춰버렸습니다.

이 많은 사람들 중에 오로지 한수현만 보였고 또 그 한수현 때문에 마음이 숨을 못쉬고 금방이라도 끊길것처럼 자신의 목을 조여오는듯 했습니다.

볼에 닿은 지후에 큰 손이 힘겹게 수현을 떠나고 여기저기 웅성거리며 몰려든 인파속에 지후는 수현에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 안녕...한수현!...다시 볼때는 우리 더 아름다운 사랑하자...그때까지 건강히 잘 지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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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눈물이 났습니다.

그래 두달인데..뭐...그깟 두달...뭐...하지만 수현은 자꾸 불안했습니다.

꿈속에서 지후를 만나서 너무 기뻐서 웃으며 달려갔는데 곧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들며 점점 멀어지더니 이내 작은 점이 되어 보이지 않았습니다.

수현은 불안하고 또 불안했지만 겨우 마음을 달래고 핸드폰으로 서로 볼을 부비고 찍은 사진을 보면서 위안을 삼았습니다.

 

지후가 떠나고 일주일동안은 하루에도 몇번씩 통화를 하고 안부를 묻고 화상으로 채팅을 하며 보내도 허기진 맘은 채워지지가 않고 오히려 더 그리워만 졌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혼자서 멍하니 길을 걷고 있는데 어디선가 울리는 클랙슨 소리가 귓가를 요란하게 울려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생각없이 그렇게 몇분을 다시 걸어가고 있는데 또다시 울리는 클랙슨 소리에 고개를 돌려 나를 따라 천천히 오는 차 한대를 보였습니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한 남자가 인사를 건넵니다.

나는 한참을 다시 멍하니 쳐다보다 그제서야 그 남자가 강희라는걸 그제서야 알았습니다.

 

" 안녕하세요! "

 

" 뭘 그렇게 생각하는거야??  "

 

" 녜...그냥...."

 

" 약속 있어? "

 

" 아니요 "

 

" 그럼 잠깐 타...아마 곧 비 올거야...하늘 봐...구름이 잔뜩이잖아..."

 

그러고보니 오늘 일기예보에도 장마가 시작된다고 했는데...아니나 다를까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가볍게 목례를 하고 차에 올라탔다.

 

" 고맙습니다. "

 

" 인사는 무슨...지후랑은 잘 여전히 잘 지내지?? "

 

" .............."

 

" 왜 무슨일이라도 있어?? 표정이 어둡네..."

 

" 미국에 있어요...지후 "

 

" 미국?? 그래서 그렇게 말없이 떠났구나..."

 

" 녜?? "

 

" 아니야...어디가서 시원한거 먹는거 어때?? 말 놓는다고 기분 나쁜거 아니지?? "

 

" 녜...괜찮아요..."

 

" 그럼 앞으로 편하게 지내고 싶은데..."

 

" ..............녜..."

 

물어보고 싶었다...그때 왜 말없이 돌아갔는지...혹시 그때 그 여자가 지후와 만난 그 여자와 동일 인물인지...물어보고 싶었지만 차마 물어볼수가 없었다.

미국에 갔다는 말에 순간 굳어지는 강희에 표정이 수현을 그렇게 했다.

강희는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인것 같았다.

가끔 수현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자연스럽게 마주쳤고 그렇게 몇일이 지나자 정말 편한 사이처럼 이제는 우연히 만나도 자연스레 인사를 하고 밥을 먹었다.

하지만 수현은 가끔 이 남자에게 느껴지는 알수없는 침묵이 조금은 불편할때가 있었다.

그리고 어느날 ...한달하고 사흘이 지난 오후...지후에 엄마가 아주 편하게 눈을 감으셨다고 한다.

지후는 애써 침착하게 말하고 있었지만 너무 침착함에 묻어나오는 울먹임까지는 감출수가 없었나 보다..

 

" 안아주고 싶다...한지후..."

 

" 그러게...나도 그러고 싶다 지금 당장 달려가서 너한테 안기고 싶다"

 

" 우리 한지후...많이 슬프구나...지후야 그냥 울어...어때...나한테는 괜찮아...응??  "

 

" 남자가...무슨 눈물이냐?? 괜찮아...괜찮아..."

 

" 한수현 진짜 보고 싶다....미치겠다...한수현...조금만 기다려...그때는 나 진짜 미치도록 너 사랑할꺼야...보고 싶다..."

 

" 응...나도...말이 안나올 정도로...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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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후는 자신이 이토록 가슴이 떨어져나간듯 슬픔을 느끼리라고도 상상하지도 못했다.

자신을 보자마자 눈물을 쏟아버리는 엄마라는 여자는 너무나 가녀렸고 너무나 초라했다.

정말로 이 여자를 사랑했는지 그 남자도 울고 있었고 자신이 오고 싶었지만 한시라도 여자에 곁을 떠날수 없어 이모를 보냈다고 연신 미안하다고 했다.

손을 잡는 여자에 손이 지후에 가슴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살이라고는 없는 거의 뼈마디에 가까운 손...그 손으로 자신의 아들을 잡는 여자는 흥분하고 있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날때마다 여자에 병세는 회복되는듯 얼굴에는 혈색이 돌았고 가끔은 대화 수준에도 가까운 여러 말을 하기까지 했다.

그렇게...한달을 보내고...어느날...자신이 고이 간직한 반지 하나를 지후에 손에 쥐어주고는 한없는 여유로운 웃음을 지었다.

 

" 사랑은....아픈거란다...하지만 사랑은....나를 살게 하는 유일한 선물이었어...너한테는 아픔이었지만 이 엄마한테는 선물이어서 미안하다...지후야...하지만 너도 사랑하려므나...엄마는 그래서 아프지만 행복했단다..."

 

마지막 말을 마친 엄마는 그렇게 눈을 감으셨다.

지후에 두손을 꼭 잡은채 눈을 감은 엄마에 모습에 지후는 순간 머리속이 멍해지면서 알수없는 눈물이 눈에서 자꾸만 나왔다....멈추지가 않았다.

지후는 순간 수현이 보고 싶었다....미치도록...보고 싶었다.

그 작은 품에 안겨서라도 울고 싶었다.

 

엄마에 장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지후는 자신의 눈앞에 서있는 미나를 보았다.

어떻게 알았는지...차에 기대어 자신을 기다린 미나를 지후는 말없이 맞았다.

 

"  어떻게 알고 온거야?? "

 

" 니가 어디에 있든 난...알수 있어...넌...나한테도 사랑이니까..."

 

" 그만하자고 했잖아..."

 

" 그냥 기다릴뿐야...나에게 STOP은 없어...그냥 기다릴뿐이지..."

 

" 난...사랑하는 사람 있어...알잖아..."

 

" 괜찮아...내가 널 사랑하니까..."

 

" 그만해...나 힘들어...오늘은 쉬고 싶어...돌아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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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힘들고 얼마나 아플까...지후에 눈물이 그대로 자신에 가슴을 적시는것 같아 수현은 괜시리 눈물이 나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괜히 혼자서 우울해하고 있는게 싫어서 수현은 클럽을 찾아 민호를 찾았습니다.

가벼운 칵테일 한잔을 부탁하고 저 눈부신 조명아래 뭐가 저리도 즐거운지 서로 몸을 부비며 춤을 추는 사람들 틈에서 왠지 어울리지 않는 그림처럼 수현은 눈을 붉히며 칵테일을 마셨습니다.

 

" 오빠....나...눈물이 멈추지 않아요...지후가 너무 보고 싶어요...벌써 한달이 지났어요...근데요 정말 견디기 힘든건 그 녀석이 혼자 얼마나 힘들어 할까...혼자서 울고 있지는 않을까....또 웅크리고 혼자서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자고 있지는 않을까...걱정되고 또 걱정되요...."

 

" ...지후는 강하니까...잘 견딜거야...나도 소식은 들었어...그래도 이렇게 같이 걱정해주는 수현이 니가 있으니까...조금은 더 힘이 되지 않을까? 아마도 그녀석 몰라도 벌써 기운 차리고 있을거야..."

 

" 아니에요...얼마나 마음이 여린 녀석인데...겉으로만 강한척 혼자서 얼마나 그러는데요..."

 

" 그런가??? 나한테 왜 그런 모습을 한번도 안 보여줬나 몰라..."

 

" 원래 그 녀석이 그래요~ 근데 이 칵테일이 뭐에요? 은근히 쎄네..."

 

" 이거? 특별히 널 위한거...장미에 눈물..."

 

" 내가 장미?? 좀 심하다..."

 

" 수현이 너는 널 너무 과소평가하더라...난 그 녀석이 널 왜 그렇게도 좋아하는지 충분히 알 것 같은데..."

 

" 너무 띄우지 마요...나 금방 취해요~ "

 

" 그러면 곤란하지..."

 

발그래진 볼을 두손으로 감싼채 화장실을 찾다가 수현은 입구에 들어선 강희를 봤다.

수현을 먼저 알아본 강희가 손을 흔들었고 수현은 여전히 볼을 감싼채 인사를 했다.

그런 수현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웃음을 짓는 강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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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후는 술에 취해 있었다.

미나를 돌려 보내고 혼자서 맥주를 마시다 양주를 마시고 그러다 잠이 들었다.

새벽녁이 되어서 요란하게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가 깨우지 않았다면 아마도 아침이 되도록 그대로 술에 절어 잠을 청하고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밤새 내내 술을 마셨던것 같다.

 

" 헬로우? "

 

상대편에서 들리는 영어 발음에 지후는 비록 많이 잊어먹긴 했지만 그래도 막힘없이 나오는 영어로 통화를 이어갔다.

그리고 통화를 하던 지후에 손에 있던 전화기가 그대로 지후에 손에서 맥없이 떨어졌다.

 

"...........왜 그런거야?? 왜...도대체...왜 그런거야?? 왜...나 때문에 그런짓을 한거야?? 나같은 놈 사랑이 뭐 그리 대단한 거라고..."

 

주먹을 쥐고 있는 힘껏 벽을 치던 지후에 손등에 까여진 피부아래 붉은 핏방울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그 시간...수현은 술기운이었을까 강희가 청하는 춤에 응해버렸다.

거칠게 차를몰고 병원으로 가는 지후와....술기운에 다른 남자 품에 안겨서 지후를 생각하는 수현은 서로 어쩌면 돌이킬수 없는 길을 가고 있었다.

서로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불길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