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공기가 이렇게나 시원하고 좋은 것인지 예전엔 몰랐었다. 아니 이틀 전까지만 해 도 몰랐었다. 하지만 지금은.. 지금은 모든 것이 달라져 보이고 다른 느낌들이다. 창밖으로 보이는 모든 것들이 아름답게만 보일만큼... 사랑의 힘이란 이런 것일까... 한 순간에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을 만큼 그 렇게 위대한 것일까... 인정!! 훗... 그런 생각으로 옆에 동석과 동민이 있다는 것도 잊은 채 피식하고 웃은 승희였다. 자신도 모르게 나온 웃 음이었다. 승희는 혹시라도 누가 봤을까 싶어 슬그머니 고개를 돌리며 눈치를 살폈다. 다행이도 동석은 운전을 하느라고 보지 못했고 동민은 언제나 그렇듯 창밖을 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 의 대해 모든 것이 궁금해 졌다. 아니 그와 모든 것을 함께 하고 싶었다. 생각이든 보는 시선이든... 승희 는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옮겼다. 인간의 욕심이란 끝이 없다는 말이 맞나 보다. 자신이 그토록 원하고 바라던 정말이지 꿈에서나 이루어질법한 그런 일이 현실로 이루어진지 얼마나 지났다고 이렇게 눈빛으로나마 그의 마음을 보고 자신의 마음을 전하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판인데 벌써부터 그의 모든 것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니...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 날로부터 이틀이라는 시간이 지나있었다. 해변에서의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그 날 바로 서울로 올라왔다. 뒤풀이니 쫑파티니 하는 말이 나왔지만 스케줄이 잡혀 있는 다른 배우들과 전 날 늦은 시간까지 광란의 시간을 보내고 온 사람들로 인해 다음으로 미뤄졌기 때문에 바로 서울로 출발 했다. 그렇게 서울로 출발한 세 사람. 서울까지 오는 동안 세 사람은 별 말이 없었다. 동석만이 가끔 스피커로 나오는 노래에 맞춰 콧노래를 부르거나 휘파람을 불어댈 뿐 동민과 승희는 누 가 명령이라도 내려놓은 사람들처럼 출발 할 때에 자세 그대로 창밖만을 보며 서울까지 올라왔다. 넓은 장소와 많은 사람들이 있을 때에는 몰랐는데 세 사람만이 있는 좁은 차 안에 있다보니 자꾸만 일어나는 어색함에 행여나 눈이라도 마주치게 될까봐 고개도 못 돌린 채 서울까지 왔던 것이다. 그렇게 창밖만을 보고 있던 동민과 승희는 모르고 있었다. 동석이 서울까지 오는 동안 어떠한 표정들을 지었었는지 그리 고 왜 휘파람을 불어대고 있었는지... 처음 동석은 룸미러로 들어오는 두 사람의 모습에 해변에서처럼 흐 뭇함을 느끼며 휘파람을 불어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동석에 표정은 시시각각 변해야 했다. 처음 엔 자신 때문에 그러는가 싶어서 운전에만 열중하는 모습만을 보였었다. 자기야 두 사람이 어떠한 모습 을 보이건 못 본 척 해 주면 그만이니깐 하지만... 이건 어떻게 된 것이 시간이 지나도 조금의 움직임 없 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무심하게 창밖만을 보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보고 있는 자신이 속이 터질 것만 같았다. 어느 정도 서로의 마음을 알았으면 슬쩍슬쩍 눈이라도 마주치면서 해변에서처럼 수 줍은 미소라도 한번씩 지어줘야지... 동석은 한심스러운 두 사람에 모습에 어떻게 해서든 분위기를 만들 어주고 싶었다. 무슨 말이든 꺼내야 하는데... 이런 분위기를 깰만한 그런 말... 우스갯소리 같은... 하지 만 막상 떠오르는 말들이 없었다. 가끔 생각 없이 행동하는 것으로 사람들을 웃기기는 했어도 유머랑은 거리가 먼 동석이었으니깐... 동석은 생각 끝에 표정으로 두 사람을 웃기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룸미러 를 통해 요상한 표정들을 만들어보였다. 그런데 무심한 저 두 녀석들...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채 여전히 창밖만을 보고 있었다. 휴... 몰겄다. 둘이 알아서들 해라... 동석은 두 사람에 분위기에 자신까지 휩쓸리 고 싶지 않아서 음악을 틀고는 콧노래도 부르면서 자신만의 기분을 만들며 서울까지 왔다. 그리고 지금 까지 모르는 척 두 사람에게 무신경으로 대하고 있는 중이었고 여전히 별 진척도 없이 미적지근하게 구 는 두 사람의 모습에 마음속으로 한숨을 짓고 있는 동석이었다. 승희는 창밖을 보며 승우와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때 알았지...’ 지방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가던 날... 승희는 동민으로 인해 자꾸 나오는 웃음을 억제하지 못하고 뭐하나 빠진 사람처럼 혼자서 피식피 식 웃었었다. 그 모습을 보고만 있던 가족들 모두 다 의아한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끝내는 궁금함 을 참지 못한 승우가 슬그머니 그녀의 방에 들어왔었다. “누나! 바쁘셔요?” 여전히 애교 석인 말투... “왜?” 자신의 대꾸에 슬금슬금 방으로 들어오는 승우 녀석. “아니 그냥.. 며칠 만에 보는 얼굴이라.. 좀 변했나 싶어서 함 들어와 봤어.” “인마. 나 변한 거 없으니깐. 빨리 나가. 나 잘 거야. 피곤해.” 자신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나갈 기미는 보이지 않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요리조리 자신을 탐색 하고 있는 승우 녀석. “뭐야? 내말 안 들려?” 턱을 만지작거리며 뭔가가 있다는 듯 게슴츠레한 눈으로 자신을 훑어보는 승우 녀석. “야!!” “거.. 이상하단 말이야. 무슨 냄새가 나는 것도 같고...” “차. 승. 우!” “누나.. 혹시 보너스 받았어?” 웬 뜬금없는 보너스... “뭐?” “누나가 이렇게 기분이 좋은 이유 말이야. 누나 보너스 받았지?! 맞지!” ‘흣 바보 같은 놈. 일억 천금을 줘봐라 지금의 기분이 나올지..’ 승희는 그런 생각으로 가소롭다는 듯 승우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 시선이 ‘딱 걸렸네.’ 라는 의미로 보 였는지 이 문딩이 자식이 슬슬 흥정을 해 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누나 내가 엄마한테는 말 안 할게. 거기서 쫌만 떼어주면 안 될까. 절대 말 안 할게!” “훗!” 어이가 없어 나오는 승희의 콧방귀소리... 그것도 모르고 자신의 넋두리를 늘어놓으며 애처롭게 보이려 고 하는 승우 녀석. “에휴.. 휴가를 나왔는데 지갑에 쩐이 있어야 말이지.. 어디 만날 놈들이 한둘이야? 그리고 나도 외로운 군발이라고 이제 겨울인데 옆구리가 시려.. 누나야 데이트 자금 좀 대주라.. 어? 어이이~~ 엄마는 듣는 척도 안하셔... 어? 누야~~” 윽.. 저 놈이 과연 사내자식이 맞는 것일까... 으째 여자인 나보다도 더 코맹맹이 소리가 리얼한 것일까... “야.. 너 좋은 말로 할 때 나가. 아주 속이 울렁거려서 넘어올 것 같으니깐.. 그리고 뭐? 옆구리가 시려? 인마! 네 말대로 넌 군발이야. 어?! 나라를 지켜야 하는 사명을 띠고 있는 군발이라고! 근데 뭐? 옆구리 가 어쩌고 어째 야! 정신 좀 차려. 괜히 나중에 고무신 거꾸로 신었다고 울고불고 난리치지 말고?! 그냥 얌전하게 마음 굳게 먹고 나라를 지키는 일에만 열중하셔.. 뭘 볼게 있다고 군발이인 너를 끝까지 기다 려줄 여자가 있겠냐?” 조금씩 얼굴에 인상이 굳어져 가는 승우 녀석. 내가 말이 너무 심했나? “누.. 나...” 왠지 으스스한 분위기에 목소리.. 그렇다고 내가 쫄지 아냐? 이 자슥아. “왜~~~!” “진짜 어떤 남자가 누나한테 걸릴지는 모르지만.. 훗..” 말을 다 잇지 않는 승우 녀석..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영 감이 안 잡힌다. 하지만 왠지 기분이 불쾌 해 지고 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말이 쑥 나와 버렸다. “네가 말하고 있는 그 어떤 남자가 나한테 걸렸다면?” ‘윽.. 실수다.’ 딱 잡았다는 듯 한순간 야릇한 표정으로 바뀌는 승우 녀석. “아하! 그런 이유였군.” “...” “혹시 동민이 형?” 이 자식은 동민씨하고 인사조차 제대로 나눈 적이 없으면서 왜 자꾸 친한 척 하는 거야... “아니야.. 그리고 너 왜 자꾸 동민씨한테 형이라고 하는 거야? 언제 봤다고?” 듣기 거북할 정도의 웃음까지 흘리고 있는 승우 녀석. 또 실수다. 동민씨라니.. “흐흐흐 딱 걸렸어. 동민씨?! 음...” 도둑이 제 발 저린 다고 한순간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오르고 있는 승희였다. “거참.. 동민이 엉아도 눈이 참 낮네.. 누나의 어디가 볼 것이 있다고... 참.. 딱하기도 해라...” 자신의 모습일랑 아랑곳없이 조금 전에 당한 것에 복수라도 한다는 듯 같은 말로 한방 먹이고 있는 승우 녀석이다. 으.... “야!!!!” 승우를 향해 소리치며 던질 것을 물색하고 있는 승희. 그 모습을 보고는 쪼르륵 꽁무니 빼듯 문으로 향하 는 승우 녀석. “헤.. 동민이 엉아가 불쌍혀...” 나쁜 놈에 자슥.. 끝까지 한마디 더 하고 나가버린다. 우시... 근데 저 자식은 뭘 보고 동민씨라는 것을 알 았을까.. 그리고 예전에 무슨 근거로 내게 그런 말을 했던 것일까... ‘동민이 형이 누나한테 흑심을 품고 있는 것 같아..’ 은근히 궁금해 진 승희는 나가버린 승우를 불렀다. 멍청한 건지 순진한 건지 바로 문을 열고는 얼굴을 들이미는 승우 녀석. “왜 누나?” “야. 너 근데 무슨 근거로 그런 얘기를 하는 거야?” “무슨 얘기?” “동.. 아니 그 곰탱이가 나한테 뭐 어쩌고저쩌고 하는 얘기.” 자신할 수 있다는 듯 일부러 비비 꼬아 되며 말을 하는 승우 녀석과 진지하게 승우를 바라보며 듣고 있는 승희. “음.. 여자의 직감만이 무서운 것이 아니지.. 남자의 직감도 무서운 거야. 그리고 거 뭐시냐. 더 확실히 말 해 주자면.. 있지?! 그 라이벌의식이라고 해야 되나?” “라이벌 의식이라니?” 어이가 좀 없다는 듯 비아냥거리며 말을 하고 있는 승우 녀석. 아무래도 잘못 걸린 듯싶지... “참.. 도대체가 날 뭘 로 보고..”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뜸을 들이고 있는 얄미운 승우 녀석. 시원찮은 말만 해봐라. 바로 이단 옆차기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날 누나의 라이벌로 생각했는지 무서운 눈으로 쏘아보잖아. 뭐 그때 알았어.” 생각지도 못한 승우의 얘기에 할 말을 잃은 채 멍하니 앉아 있던 승희. 고맙게도 승우 녀석은 승희의 그 런 모습을 보면서 아무런 말없이 방에서 나가주었다. 그때 알았어... 창밖을 보며 승우가 했던 말을 생각하고 있던 승희는 자신도 모르게 피식하고 웃어버렸다. 전에 바에서 건 숙소에서건 승우의 말만 나오면 이상하게 반응을 보이던 동민의 모습이 떠올라서였다. 자신의 웃음 소리를 들었는지 동민과 동석 둘 다 승희를 돌아보았다. “뭐 재밌는 일이라도 있어?” 운전을 하고 있던 동석이 궁금함에 룸미러를 보며 승희에게 물어왔다. 자신도 모르게 나온 웃음이었던지라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왠지 승우의 말을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에 승우의 얘기를 꺼냈다. “아니요. 그냥 어제 제 동생이 했던 말들이 생각이 나서요.” “그래? 무슨 얘기였는데? 뭐 우스운 시리즈 같은 그런 얘기였나 보지?” “아니요. 그냥 집 안 일이었어요.” 승희는 대답을 하며 슬며시 동민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역시나 꼿꼿하게 긴장을 하고 있는 모습.. “아! 그나저나 동생.. 이름이 승우라고 했던가?” 이런저런 생각할 겨를도 없이 동석이 물어왔다. “네. 승우여.” “승우가 휴가 나온 거라고 했지?” “네.” “복귀하기 전에 한번 봐야 할 텐데. 언제 들어간데?” “아마도 다음주에나 들어 갈 거예요.” “음.. 그래?!” 대답과 함께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것 같더니 이내 동민을 향해 말을 한다. “야 차 동민! 네가 한턱 쏴야지. 그때.. 그 친구 아니었으면 큰 낭패를 당할 뻔 했잖아.” “어! 어.. 어. 그래야지...” 역시나 당황해 하는 동민. 승희는 그런 동민의 모습을 보며 피식피식 나오는 웃음을 삼켜야 했다. “승희 네가 알아서 시간을 잡아 봐. 어차피 내일부터는 좀 한가해 질 테니깐. 되도록이면 빨리.” “풋.. 네.” 승희는 대답을 함과 동시에 크게 웃을 뻔 했다. 동민의 표정 때문에.. 동민의 표정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 는지 인상이 구겨졌다 펴졌다 자동적으로 반복되고 있었다. 동민은 옆에서 승희가 보고 있다는 것도 눈치 채지 못하며 생각에 빠져 있었다. 과연 그 녀석의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할지... 과연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석의 얼굴을 볼 수 있을지... 그 녀석이 승희에게 무슨 말 을 했건 이제 그런 건 상관없었다. 다만 그때 자신이 그 녀석에게 보였던 모습들 때문에... 휴.. 한숨이 절 로 나왔다. 그렇게 세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오전에 잡혀 있는 라디오 공개방송을 하기 위해 방송 국으로 향했고 방송국에 도착한 세 사람은 되도록이면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과의 마주침으로 당황스 러움을 느껴야 했다. -------------------------------------------------------------------------------- 안녕하셨는지요.. 송꾸락임다. ^^ 어제도 날씨가 많이 흐리더니 오늘도 흐리네요. 일기예보를 얼핏보니 비가 많이 온다고 하는 것 같던데.. 더운 날씨에 내리는 비라고 맞지 마십쇼... 머리 빠짐다. ㅎㅎ 오늘은 비로 인해 더위가 한풀 꺾일 듯싶으니 날이 흐리다고 날씨에 동요 되어서 힘없이 계시지 마시고 비오는 것을 보며 시원한 마음으로 힘차게 하루를 보내셨으면 함다. 그럼... ^^*
나의 연인은 사기꾼 스타.(79)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공기가 이렇게나 시원하고 좋은 것인지 예전엔 몰랐었다. 아니 이틀 전까지만 해
도 몰랐었다. 하지만 지금은.. 지금은 모든 것이 달라져 보이고 다른 느낌들이다. 창밖으로 보이는 모든
것들이 아름답게만 보일만큼... 사랑의 힘이란 이런 것일까... 한 순간에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을 만큼 그
렇게 위대한 것일까... 인정!! 훗...
그런 생각으로 옆에 동석과 동민이 있다는 것도 잊은 채 피식하고 웃은 승희였다. 자신도 모르게 나온 웃
음이었다. 승희는 혹시라도 누가 봤을까 싶어 슬그머니 고개를 돌리며 눈치를 살폈다. 다행이도 동석은
운전을 하느라고 보지 못했고 동민은 언제나 그렇듯 창밖을 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
의 대해 모든 것이 궁금해 졌다. 아니 그와 모든 것을 함께 하고 싶었다. 생각이든 보는 시선이든... 승희
는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옮겼다. 인간의 욕심이란 끝이 없다는 말이 맞나 보다.
자신이 그토록 원하고 바라던 정말이지 꿈에서나 이루어질법한 그런 일이 현실로 이루어진지 얼마나
지났다고 이렇게 눈빛으로나마 그의 마음을 보고 자신의 마음을 전하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판인데 벌써부터 그의 모든 것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니...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 날로부터 이틀이라는 시간이 지나있었다. 해변에서의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그
날 바로 서울로 올라왔다. 뒤풀이니 쫑파티니 하는 말이 나왔지만 스케줄이 잡혀 있는 다른 배우들과 전
날 늦은 시간까지 광란의 시간을 보내고 온 사람들로 인해 다음으로 미뤄졌기 때문에 바로 서울로 출발
했다. 그렇게 서울로 출발한 세 사람. 서울까지 오는 동안 세 사람은 별 말이 없었다.
동석만이 가끔 스피커로 나오는 노래에 맞춰 콧노래를 부르거나 휘파람을 불어댈 뿐 동민과 승희는 누
가 명령이라도 내려놓은 사람들처럼 출발 할 때에 자세 그대로 창밖만을 보며 서울까지 올라왔다. 넓은
장소와 많은 사람들이 있을 때에는 몰랐는데 세 사람만이 있는 좁은 차 안에 있다보니 자꾸만 일어나는
어색함에 행여나 눈이라도 마주치게 될까봐 고개도 못 돌린 채 서울까지 왔던 것이다. 그렇게 창밖만을
보고 있던 동민과 승희는 모르고 있었다. 동석이 서울까지 오는 동안 어떠한 표정들을 지었었는지 그리
고 왜 휘파람을 불어대고 있었는지... 처음 동석은 룸미러로 들어오는 두 사람의 모습에 해변에서처럼 흐
뭇함을 느끼며 휘파람을 불어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동석에 표정은 시시각각 변해야 했다. 처음
엔 자신 때문에 그러는가 싶어서 운전에만 열중하는 모습만을 보였었다. 자기야 두 사람이 어떠한 모습
을 보이건 못 본 척 해 주면 그만이니깐 하지만... 이건 어떻게 된 것이 시간이 지나도 조금의 움직임 없
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무심하게 창밖만을 보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보고 있는 자신이 속이
터질 것만 같았다. 어느 정도 서로의 마음을 알았으면 슬쩍슬쩍 눈이라도 마주치면서 해변에서처럼 수
줍은 미소라도 한번씩 지어줘야지... 동석은 한심스러운 두 사람에 모습에 어떻게 해서든 분위기를 만들
어주고 싶었다. 무슨 말이든 꺼내야 하는데... 이런 분위기를 깰만한 그런 말... 우스갯소리 같은... 하지
만 막상 떠오르는 말들이 없었다. 가끔 생각 없이 행동하는 것으로 사람들을 웃기기는 했어도 유머랑은
거리가 먼 동석이었으니깐... 동석은 생각 끝에 표정으로 두 사람을 웃기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룸미러
를 통해 요상한 표정들을 만들어보였다. 그런데 무심한 저 두 녀석들...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채 여전히
창밖만을 보고 있었다. 휴... 몰겄다. 둘이 알아서들 해라... 동석은 두 사람에 분위기에 자신까지 휩쓸리
고 싶지 않아서 음악을 틀고는 콧노래도 부르면서 자신만의 기분을 만들며 서울까지 왔다. 그리고 지금
까지 모르는 척 두 사람에게 무신경으로 대하고 있는 중이었고 여전히 별 진척도 없이 미적지근하게 구
는 두 사람의 모습에 마음속으로 한숨을 짓고 있는 동석이었다.
승희는 창밖을 보며 승우와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때 알았지...’ 지방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가던
날... 승희는 동민으로 인해 자꾸 나오는 웃음을 억제하지 못하고 뭐하나 빠진 사람처럼 혼자서 피식피
식 웃었었다. 그 모습을 보고만 있던 가족들 모두 다 의아한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끝내는 궁금함
을 참지 못한 승우가 슬그머니 그녀의 방에 들어왔었다.
“누나! 바쁘셔요?”
여전히 애교 석인 말투...
“왜?”
자신의 대꾸에 슬금슬금 방으로 들어오는 승우 녀석.
“아니 그냥.. 며칠 만에 보는 얼굴이라.. 좀 변했나 싶어서 함 들어와 봤어.”
“인마. 나 변한 거 없으니깐. 빨리 나가. 나 잘 거야. 피곤해.”
자신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나갈 기미는 보이지 않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요리조리 자신을 탐색
하고 있는 승우 녀석.
“뭐야? 내말 안 들려?”
턱을 만지작거리며 뭔가가 있다는 듯 게슴츠레한 눈으로 자신을 훑어보는 승우 녀석.
“야!!”
“거.. 이상하단 말이야. 무슨 냄새가 나는 것도 같고...”
“차. 승. 우!”
“누나.. 혹시 보너스 받았어?”
웬 뜬금없는 보너스...
“뭐?”
“누나가 이렇게 기분이 좋은 이유 말이야. 누나 보너스 받았지?! 맞지!”
‘흣 바보 같은 놈. 일억 천금을 줘봐라 지금의 기분이 나올지..’
승희는 그런 생각으로 가소롭다는 듯 승우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 시선이 ‘딱 걸렸네.’ 라는 의미로 보
였는지 이 문딩이 자식이 슬슬 흥정을 해 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누나 내가 엄마한테는 말 안 할게. 거기서 쫌만 떼어주면 안 될까. 절대 말 안 할게!”
“훗!”
어이가 없어 나오는 승희의 콧방귀소리... 그것도 모르고 자신의 넋두리를 늘어놓으며 애처롭게 보이려
고 하는 승우 녀석.
“에휴.. 휴가를 나왔는데 지갑에 쩐이 있어야 말이지.. 어디 만날 놈들이 한둘이야? 그리고 나도 외로운
군발이라고 이제 겨울인데 옆구리가 시려.. 누나야 데이트 자금 좀 대주라.. 어? 어이이~~ 엄마는 듣는
척도 안하셔... 어? 누야~~”
윽.. 저 놈이 과연 사내자식이 맞는 것일까... 으째 여자인 나보다도 더 코맹맹이 소리가 리얼한 것일까...
“야.. 너 좋은 말로 할 때 나가. 아주 속이 울렁거려서 넘어올 것 같으니깐.. 그리고 뭐? 옆구리가 시려?
인마! 네 말대로 넌 군발이야. 어?! 나라를 지켜야 하는 사명을 띠고 있는 군발이라고! 근데 뭐? 옆구리
가 어쩌고 어째 야! 정신 좀 차려. 괜히 나중에 고무신 거꾸로 신었다고 울고불고 난리치지 말고?! 그냥
얌전하게 마음 굳게 먹고 나라를 지키는 일에만 열중하셔.. 뭘 볼게 있다고 군발이인 너를 끝까지 기다
려줄 여자가 있겠냐?”
조금씩 얼굴에 인상이 굳어져 가는 승우 녀석. 내가 말이 너무 심했나?
“누.. 나...”
왠지 으스스한 분위기에 목소리.. 그렇다고 내가 쫄지 아냐? 이 자슥아.
“왜~~~!”
“진짜 어떤 남자가 누나한테 걸릴지는 모르지만.. 훗..”
말을 다 잇지 않는 승우 녀석..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영 감이 안 잡힌다. 하지만 왠지 기분이 불쾌
해 지고 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말이 쑥 나와 버렸다.
“네가 말하고 있는 그 어떤 남자가 나한테 걸렸다면?”
‘윽.. 실수다.’
딱 잡았다는 듯 한순간 야릇한 표정으로 바뀌는 승우 녀석.
“아하! 그런 이유였군.”
“...”
“혹시 동민이 형?”
이 자식은 동민씨하고 인사조차 제대로 나눈 적이 없으면서 왜 자꾸 친한 척 하는 거야...
“아니야.. 그리고 너 왜 자꾸 동민씨한테 형이라고 하는 거야? 언제 봤다고?”
듣기 거북할 정도의 웃음까지 흘리고 있는 승우 녀석. 또 실수다. 동민씨라니..
“흐흐흐 딱 걸렸어. 동민씨?! 음...”
도둑이 제 발 저린 다고 한순간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오르고 있는 승희였다.
“거참.. 동민이 엉아도 눈이 참 낮네.. 누나의 어디가 볼 것이 있다고... 참.. 딱하기도 해라...”
자신의 모습일랑 아랑곳없이 조금 전에 당한 것에 복수라도 한다는 듯 같은 말로 한방 먹이고 있는 승우
녀석이다. 으....
“야!!!!”
승우를 향해 소리치며 던질 것을 물색하고 있는 승희. 그 모습을 보고는 쪼르륵 꽁무니 빼듯 문으로 향하
는 승우 녀석.
“헤.. 동민이 엉아가 불쌍혀...”
나쁜 놈에 자슥.. 끝까지 한마디 더 하고 나가버린다. 우시... 근데 저 자식은 뭘 보고 동민씨라는 것을 알
았을까.. 그리고 예전에 무슨 근거로 내게 그런 말을 했던 것일까... ‘동민이 형이 누나한테 흑심을 품고
있는 것 같아..’ 은근히 궁금해 진 승희는 나가버린 승우를 불렀다. 멍청한 건지 순진한 건지 바로 문을
열고는 얼굴을 들이미는 승우 녀석.
“왜 누나?”
“야. 너 근데 무슨 근거로 그런 얘기를 하는 거야?”
“무슨 얘기?”
“동.. 아니 그 곰탱이가 나한테 뭐 어쩌고저쩌고 하는 얘기.”
자신할 수 있다는 듯 일부러 비비 꼬아 되며 말을 하는 승우 녀석과 진지하게 승우를 바라보며 듣고 있는
승희.
“음.. 여자의 직감만이 무서운 것이 아니지.. 남자의 직감도 무서운 거야. 그리고 거 뭐시냐. 더 확실히 말
해 주자면.. 있지?! 그 라이벌의식이라고 해야 되나?”
“라이벌 의식이라니?”
어이가 좀 없다는 듯 비아냥거리며 말을 하고 있는 승우 녀석. 아무래도 잘못 걸린 듯싶지...
“참.. 도대체가 날 뭘 로 보고..”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뜸을 들이고 있는 얄미운 승우 녀석. 시원찮은 말만 해봐라. 바로 이단 옆차기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날 누나의 라이벌로 생각했는지 무서운 눈으로 쏘아보잖아. 뭐 그때 알았어.”
생각지도 못한 승우의 얘기에 할 말을 잃은 채 멍하니 앉아 있던 승희. 고맙게도 승우 녀석은 승희의 그
런 모습을 보면서 아무런 말없이 방에서 나가주었다.
그때 알았어...
창밖을 보며 승우가 했던 말을 생각하고 있던 승희는 자신도 모르게 피식하고 웃어버렸다. 전에 바에서
건 숙소에서건 승우의 말만 나오면 이상하게 반응을 보이던 동민의 모습이 떠올라서였다. 자신의 웃음
소리를 들었는지 동민과 동석 둘 다 승희를 돌아보았다.
“뭐 재밌는 일이라도 있어?”
운전을 하고 있던 동석이 궁금함에 룸미러를 보며 승희에게 물어왔다.
자신도 모르게 나온 웃음이었던지라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왠지 승우의 말을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에
승우의 얘기를 꺼냈다.
“아니요. 그냥 어제 제 동생이 했던 말들이 생각이 나서요.”
“그래? 무슨 얘기였는데? 뭐 우스운 시리즈 같은 그런 얘기였나 보지?”
“아니요. 그냥 집 안 일이었어요.”
승희는 대답을 하며 슬며시 동민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역시나 꼿꼿하게 긴장을 하고 있는 모습..
“아! 그나저나 동생.. 이름이 승우라고 했던가?”
이런저런 생각할 겨를도 없이 동석이 물어왔다.
“네. 승우여.”
“승우가 휴가 나온 거라고 했지?”
“네.”
“복귀하기 전에 한번 봐야 할 텐데. 언제 들어간데?”
“아마도 다음주에나 들어 갈 거예요.”
“음.. 그래?!”
대답과 함께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것 같더니 이내 동민을 향해 말을 한다.
“야 차 동민! 네가 한턱 쏴야지. 그때.. 그 친구 아니었으면 큰 낭패를 당할 뻔 했잖아.”
“어! 어.. 어. 그래야지...”
역시나 당황해 하는 동민. 승희는 그런 동민의 모습을 보며 피식피식 나오는 웃음을 삼켜야 했다.
“승희 네가 알아서 시간을 잡아 봐. 어차피 내일부터는 좀 한가해 질 테니깐. 되도록이면 빨리.”
“풋.. 네.”
승희는 대답을 함과 동시에 크게 웃을 뻔 했다. 동민의 표정 때문에.. 동민의 표정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
는지 인상이 구겨졌다 펴졌다 자동적으로 반복되고 있었다.
동민은 옆에서 승희가 보고 있다는 것도 눈치 채지 못하며 생각에 빠져 있었다. 과연 그 녀석의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할지... 과연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석의 얼굴을 볼 수 있을지... 그 녀석이 승희에게 무슨 말
을 했건 이제 그런 건 상관없었다. 다만 그때 자신이 그 녀석에게 보였던 모습들 때문에... 휴.. 한숨이 절
로 나왔다. 그렇게 세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오전에 잡혀 있는 라디오 공개방송을 하기 위해 방송
국으로 향했고 방송국에 도착한 세 사람은 되도록이면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과의 마주침으로 당황스
러움을 느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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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날씨가 많이 흐리더니 오늘도 흐리네요.
일기예보를 얼핏보니 비가 많이 온다고 하는 것 같던데..
더운 날씨에 내리는 비라고 맞지 마십쇼... 머리 빠짐다. ㅎㅎ
오늘은 비로 인해 더위가 한풀 꺾일 듯싶으니 날이 흐리다고
날씨에 동요 되어서 힘없이 계시지 마시고 비오는 것을 보며
시원한 마음으로 힘차게 하루를 보내셨으면 함다. 그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