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각시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

일이 각시2007.06.28
조회1,135

신방님들 점점 더워지는 여름 어찌 보내고 계셔요?

이집 각시 오랜만에 들렀네요

결혼 초 부터 가끔 신방에 들어와 눈팅도 하고 사는 이야기에 울기도 웃기도 하고

제 이야기도 했었는데 아이가 생기고 배가 불러올수록 신방에 잘 못 들어오게 되었네요

그 동안 뜸했던 이 집 각시 드뎌 아이 엄마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ㅎㅎ

원래 예정일은 오늘인데요 울 이삭이 뭐가 그리 급하다고 5일 빨리 나왔네요

아기 낳고 기운 차리고 산후 조리원에서 지내는 터라 아기 모유 먹이고 틈나는 시간에 들렀네요

 

아시다시피 이 집 각시 학교 다니느라 만삭의 몸을 이끌고도 부지런히 주말 부부로 지내면서

광주에서 학교 다니느라 여념이 없었죠 18일부터 21일까지 기말고사 기간이라 신랑도 저도

하루에 서너번은 연락을 했을 텐데 것도 못하고 각자 시험 공부에 무지 바빴답니다.

목요일 시험 끝나고 신랑이 데리러 왔었죠 집에 내려가는 길에 보성에 사는 애가 있어서

데려다 주고 몇몇 애들과 같이 집에서 시험 끝난 기념으로 쉬다가기로 해서 보성에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왔죠 아기 낳을 동안 시댁에서 지내는 터라 애들이 불편할까 많이 걱정했는데

결혼 전부터 시부모님을 알고 있던 애들이라 그리 걱정할 것도 없구 잘 지냈네요

토요일에 아기 낳을꺼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목요일에 내려와서 저녁 먹고 운동삼아 산책다녀오구

금요일엔 애들이랑 시내 나가서 아기 옷이랑 젓병이랑 목욕 용품 조금 사고 점심 먹고

집에 와서 쉬다가 저녁엔 예배드리고 집에 와서 밤 늦도록 수다 떨다가 잠이 들었죠

 

그리고 토요일 아침 드뎌 일이 터졌습니다

울 시 부모님 제가 만삭이 된 이후론 저 혼자 두고 밖에 잘 안 나가시거든요

그리고 일주일에 4일은 광주에 있다가 집에 오는 데 혼자 두는 게 맘에 걸리시는지 늘 챙겨주세요

거기에 예정일이 가까워질수록 어머님은 나가시면 수시로 체크하세요 혹시 하는 맘에...

그런데 토요일 아침 같이 온 아이들이 집에 갔이 있는 터라 어머님 아버님은 심방을 가셨네요

시아버님이 목회를 하시니 심방 가셔야 하는 때는 아무리 만삭인 며느리가 있어도 어쩔 수 없잖아요

어머님 아버님 심방 가시구 신랑 출근시키고 애들이랑 근처 마트에 가서 군것질거릴 좀 사왔죠

와서 이것 저것 챙겨먹고 점심 해 먹고 아버님이 며느리 챙긴다고 과일을 잔뜩 사다놓으셔서

과일 빙수 잔뜩 만들어서 교회 분들 가져다 드리고 저희 먹고 집에서 있는데

한 4시쯤 됬을까요 뱃 속에 울 아가 슬슬 신호를 보내기 시작하네요

오전부터 조금씩 아프긴 했는데 예정일이 남아있어서 태동일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울 아가가 나온다는 신호였나봐요

무튼 그래서 시간을 제보니까 30분 간격이 되더군요 오전부터 아픈걸 생각해보니 간격이 준거였어요

병원에 체크하러 갔을때 예정일보다 좀 일찍 나올거란 말 듣긴했는데 이렇게 일찍일줄이야...

그 때 선생님이 어차피 일찍 병원오면 침대에 누워있어야 하고 병원이란 자체에 불안해질 수 있으니까

하혈이나 그런 거 없으면 10분 간격일 때 오라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병원도 차로 15분이면 가고해서

10분 간격일 때 가기로 하고 배 문지르면서 호흡도 하고 있었죠 그렇게 한 3시간이 지났을까요?

아버님 어머님도 심방 가신 곳에서 일찍 오시긴 했는데 회의가 있으셔서 가셨고 신랑은 아직

퇴근 전이구 정말 간격이 10분에 한 번씩 진통이 오기 시작하네요 애들이 다 이제 대학 입학한 애들이라

임신한 저를 첨 격다보니 저보다 더 긴장해서 있으면서 간격 체크하다가 애들이 신랑한테 전화를 합니다

동생 1 :형부, 저**인데요 언니 아기 낳으러 가야 될거같아요

신랑 :어? 아직 예정일 남았는데.. 알았어 얼른 올라갈께..

전화 끊은지 3분도 안 되서 울 신랑 집으로 올라옵니다  와서 땀 흘리고 있는 각시를 보고는

맘이 짠했는지 아님 자기도 긴장이 되어선지 괜찮다고 걱정말라면서 꼭 안아주네요

신랑이 저 챙기는 동안 애들은 제 방에 챙겨놓은 트렁크를 가지고 나옵니다

시댁이 아버님이 목회하시는 교회 2층에 있어서 1층까지 엘리베이터가 있긴 한데 평일엔 켜 놓질 않아서

신랑한테 거의 끌리다시피해서 걸어내려갔어요 교회 문 앞에서 저랑 애들 남겨놓구 주차장에 신랑

차 가지러 갔는데 아버님이랑 어머님이 오시네요 오셔서 저 보시구는 아버님 차에 태워서

어머님이랑 가구 애들은 신랑이랑 오게 되었죠 차에 가는 동안 울 아버님 혹시 며느리랑 뱃 속 손주

힘들까봐 운전도 신경쓰시구 어머님은 옆에서 괜찮다고 아무 걱정말라시면서 토닥여 주시네요

신랑 차 타도 되는데 신랑이 급한 마음에 과속할까봐 아버님 차로 태우신것 같아요

 

그 날 따라 차는 왜 그리 막히는 지 15분이면 도착할 병원을 40분이 넘게 걸려서 무튼 그렇게 해서

병원에 가는 동안 간격이 7분으로 줄어들었네요  분만 대기실에 있는데 왜 그리 눈물이 나는지...

그냥 우리 엄마도 날 이렇게 아파가면서 낳았겠구나 어머님도 신랑 이렇게 낳으셨겠지 하는 생각에

엄마한테 미안한 마음도 있고 연애 할 때 부터 지금까지 생각도 나고 괜히 그렇더라구요..

그렇게 7분 간격이 됬는데 그 때 부턴 간격도 안 줄어들고  너무 아프고 힘도 들도 그러는 동안

어머님이 시간을 보시더니 벌써 10시라고 하시네요 오전에 어머님 아버님 나가시고부터 조금씩

시작된 걸 생각해보니까 오전에 11시쯤부터 시작된 것 같네요 거의 반나절을 진통을 하고 있었네요

그렇게 있는데 선생님이 들어오시더니 초산은 원래 늦다고 하시면서 다른 산모들은 진통이 약간만

있어도 병원에 오는데 10분 간격일 때 온거 잘 했다고 조금만 더 고생하라고 하시더군요

 

아버님이랑 신랑은 저 분만 대기실에 넣어놓고 예정보다 빨리 들어가게 될 산후 조리원에 수속하러

가시구요 애들은 금방 아기 낳아서 나올 줄 알고 있었는데 안 나오니까 걱정 됬는지 잠깐씩

들여다 보고 나가고 나가고 하네요 몇 번 그러더니 저 분만실 들어갈 때 까지 보이지도 않더군요

그리고 있는데 아버님 다녀 가시구 조금 있다가 울 신랑 들어오네요

신랑 :각시야 힘들지? 선생님이 무통 분만도 할 수 있다고 하시던데 그거 할래?

        너무 힘들잖아...

각시 :그거 하면 지금 당장은 안 아파도 나중에 아기 낳고 너무 힘들어요 아프기도

        많이 아프데..

        이제 4분 간격이니까 조금만 더 지나면 되요 괜찮아...

신랑 :우리 각시 이렇게 아파하는 게 맘에 걸린다.. 내가 대신 아파줬으면 좋겠다..

각시 :나만 아기 낳을 때 이렇게 아픈 거 아니구 우리 엄마도 자기 엄마도 이렇게 힘드셨잖아요

        자궁도 거의 다 열렸다고 그러구 지금 무통 분만 하기도 어중간할꺼예요

        여지꺼 버텼는데 할려면 진작 했어야지...

그렇게 진통올 땐 아무 말 못하고 조금 지난 틈에 한 마디씩 하는 각시가 짠했는지

옆에서 아무 것도 못해주는 신랑은 그저 바라보기만 합니다..

 

그렇게 지나는데 정말 이젠 몇 분 간격이 아니라 계속 아프기 시작하네요

신랑 잠깐 선생님 만나러 나간 사이에 그렇게 됬죠 신랑이 밖에서 놀랄까봐 소리도 못 지르겠구

다들 소리 크게 안 지르는데 챙피하기도 하구 그래서 언젠가 교회 집사님이 아기 낳을 때

너무 아파서 소리 지르기엔 너무 챙피하고 해서 손목을 꽉 깨물었단 이야기를 들어서 저도 그렇게 했죠

제가 누워있는 침대 밖에 어머님이랑 아버님이랑 신랑이랑 세분이 선생님하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여지꺼 잘 참다가 소리 지르면 놀래서 들어오실 거 같기도 하고 소리 지를 기운도 없었구요

무튼 그래서 손목 꽉 깨물고 버텼죠 그러다 선생님이 들어오시더니 자궁이 완전히 열렸다고

분만실로 옮겨졌죠 신랑이 아기 낳을 때 꼭 탯줄은 자기가 자를거라고 그리고 꼭 분만실에 혼자

안 들여보낼꺼라고 그러더니 정말 분만실에 같이 들어오더라구요 근데 아무리 부부지만

그런 걸 보게 하는 게 챙피하단 생각이 들어서 맘에 걸렸는데 아기 나올 때 까진 저랑 같이 있다가

아기가 나오면 탯줄이 있는채로 아기가 안정되게 할려구 엄마 배 위에 올려놓잖아요 

그래서 그런 걸 보는 건 그렇게 많이 없었던 거 같아요 분만실에 들어갈 때도 소독이랑 다 한 다음에

신랑은 뒤에 들어왔구요 무튼 그렇게 손목 깨물고 꼭 참았는데 분만실에 들어가면 손을 묶잖아요

그래서 그것도 못 하고 선생님이 아기 머리가 보인다는 말에 선생님이 시키는 데로 신랑이랑

그 동안 배워온 호흡법 하면서 꾹 참았죠 그렇게 한 1시간이 지났을까요

 

새벽 3시 30분 드뎌 저에게도 또 하나의 이름이 생겼습니다..

한 집안의 며느리 한 남자의 아내 그리고 또 하나의 이름 아이 엄마..

저는 첫 아이는 내심 딸이길 바랬고 신랑은 딸이든 아들이든 건강하게만 태어나면 된다고 했는데

초기 때 유산기 있고 하면서는 신랑처럼 아들이든 딸이든 건강하게만 태어나길 기도했었죠

뱃 속에서 이삭이란 이름으로 10달을 무사히 지내고 나온 일이 각시의 첫 아이는 튼튼한 왕자네요

이름은 첫 손주라 아버님이 지으셨어요 둘째 때는 친정 아빠가 짓기로 하셨다네요

아기 낳기 전부터 아버님이 한 번씩 이름 생각나는 거 적어두셨다가 아기 낳고 다음 날

친정 부모님이랑 오셨을 때 가족 회의 끝에 결정했네요 첫 아이는 민석이라고 지었네요...

혹시 목회하시는 분이라 성경에 나오는 이름을 지으시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 중에 가장 축복받은 사람들의 이름을 한 자씩 따서 지으신거라네요..

 

그리고 아기 낳고 병실에 갔는데 분만 대기실에 있을 때 잠깐 몇 번 보이다가 사라진 동생들이

병실을 이것 저것 사다가 꾸며 놓았네요 예쁜 편지랑 같이요.. 아기 낳고 회복실에 있다가

병실에 올라와서 정신차려보니 아침 10시더군요 섬에 사는 애들이라 밤 늦도록 병실 꾸며놓고

신생아실에서 아침 면회 시간에 아기 보고 편지 남겨 놓고 집에 간거예요

어차피 같이 있어도 잘 때도 마땅치 않고 손님들 오고 그러니까 쉬라고 간다고 며칠 후에 딴 애들이랑

온다고 몸 조리 잘 하라는 편지와 함께 집에 갔더군요

 

저도 23살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21살 짜리들이 이런 생각을 하기나 할까 아니 기대도 안 했는데

너무 아파서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밤에 늦게 길을 모르니까 택시타고 나가서 장 봐와서

풍선 부는 펌프도 없이 밤 새도록 풍선 불어서 장식하고 새벽에 꽃 가게에 가서 꽃 사다가 장식했네요

그저 철부지 동생들인줄만 알았더니 어찌나 기특하던지...

임신해서 있는 동안도 광주에서 같이 지내면서 저 힘들다고 이것 저것 챙기더니...

 

무튼 그렇게 이틀 후 25일 부턴 산후 조리원에 가서 한 이틀은 그냥 먹고 자고 아기 모유 먹이고

하면서 쉬었네요 그리고 주일 예배 때 아버님이 저 아기 낳았다고 광고를 하셨던 터라

토요일 아기 낳고 수요일 부터는 교회에서 몇 분 다녀가시구 아버님 아시는 목사님 다녀가시구

신랑 동기들도 왔다가구 교회에서 결혼 전부터 같이 활동했던 청년들도 다녀가구요

신랑이 맡고 있는 중고등부 애들도 몇몇 대표로 다녀갔네요 그렇게 오전부터 낮까지  정신없이

손님 치르고 오후엔 산후 조리원에 운동 프로그램이랑 강좌도 하고 그래서 그거 보고 아기 모유 먹이고

3일에 한 번은 목욕도 시켜보고 그렇게 지내고 있네요

 

오늘은 학교에서 같이 공부하는 동생들이랑 언니들이랑 교수님들도 오셔서 산후 조리원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어머님 신신당부 하셨는데 날이 그렇게 춥지 않은 날씨라 배웅하러 마중하러 두번 나갔다 왔네요 교수님들이 오시면서 조리원에서도 좋은 거 많이 나오겠지만 그래도 먹으라고 장어를 사오셔서 배불리 먹구요 조금 전에 아기 보시고 가시고 동생들 두명은 남아서 조리원 방이 넓어서 같이 있다가 모레 갈려구 남았네요 내일도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교수님들 다녀가시기로 했거든요 아기 모유 먹이고 동생들

마트에 과일 사러 간 사이에 들렀네요 원래 계획은 보름만 있기로 했는데 날씨도 덥고 장마철이라

습기차고 하면 아기한테 안 좋을 것 같아서 한달정도 있기로 했네요

 

신방님들 이젠 아기 때문에 잘 들리지 못할텐데 혹시 만식이거나 아기 임신 중이신 분들

남은 기간동안 태교 잘하시구 관리 잘 하셔서 꼭 순산하시구요 늘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