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신 조카이야기

살을빼야해2007.06.30
조회336
 

전 20대 초반부터 10여년 가까이 언니 집에서 살았습니다.

남자 조카가 두명 있는데

큰조카는 11살 올해 5학년(빨리 입학) 첫돌 무렵부터 함께 살았는데

어릴적부터 너무 안먹어서 지금은 자기 반에서 젤 작고 또 무척 말랐습니다.

그래도 다행인게 작은 고추가 맵다고 공부도 1등, 수영도 1등.. 똑똑한 큰조카.

애가 안먹고 하면 무척 속상한가 보더라구요

근데 둘째 조카는 01년 태어났는데 태어났을 때부터

무척 잘 먹는 겁니다.

그래서 언니가 좋아라하며 잘 먹는다고 잘 먹였었죠~~

7살인데 자이언트 베이비~

제 애인이 둘째 조카 먹는거 보고 식신이라고 하더군요~~ㅋ

그래서 그런지 두 형제는 홀쭉이와 퉁퉁이가 됐어요..

형아만큼의 영특함은 없지만 귀여운 이 식신 둘째 조카(호야)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먹는걸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동 비만을 걱정 하게끔 만드는 호야.

젖먹이때부터 먹성이 남달랐어요.

우유도 금방 먹어치우고 3살무렵인가

팬돌E 같이 음료수를 하나 사주고 잠깐 한눈팔고 쳐다보니

그새 다 마시고 앉아있는 걸 보고 무척 놀랜적이 있거든요.

성인인 저보다 마신 속도가 빨라서 -..-


##재작년쯤 언니랑 조카들이랑 세 명이서 저녁을 먹는데

큰 조카가 배가 아파다고 역시나 또 밥을 남겼습니다.

호야 - 엄마. 형아 남긴 밥, 내가 먹으면 안돼?

엄마 - 안돼. 넌 많이 먹었잖아.

호야 - ㅜ_ㅜ

큰조카는 씻으러 욕실로 들어가고 언니도 잠깐 욕실에서 뭘 한다고 있었죠.

거실에 앉아 티비 만화를 보던 호야가

막 뛰어왔다가 뛰어갔다가 하는게 보이더랍니다.

언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중 욕실에서 나와 보니

엄마 눈치 보면서 형아가 남긴 밥 한 숟갈 떠먹고

뛰어와 아닌 척 소파에 앉아 손으로는 입을 꼭 막으면서 오물오물..

또 엄마가 살짝 안보이면 또 뛰어가 한입 먹고 와

거실에 앉아 입막고 오물오물..ㅋ

그렇게 먹을걸 좋아합니다.

그리고 제가 늦게 마치고 집에 가서 저녁을 차려서 먹을라치면

놀고 있다가도 내 앞으로 와서

- 이모야는 좋겠다

-  ..... (전 왜그러는지 알기 때문에 일부러 못들은척)

- 이모야는 진짜 좋겠다.

- ...

- 이모야는 정말 정말 좋겠다.

- 왜?~ (마지못해)

- 맛있는거 먹으니깐!

-_-

애가 그러니깐 언니한테 애 뭐쩜 줘도 되냐고 물어보면

언닌 많이 먹었다고 안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식탁에 마주 앉아 팔포개 엎드려 목 내민체

제 밥 먹는것만 쳐다봅니다.

보통 어른들 먹고 싶어 군침이 넘어가면 참을텐데..

아직 애다 보니 통제가 안되는지

먹고 싶은걸 참느라 침 넘어가는 소리가

“꼴딱~”하고 아주~! 크게 들립니다.

그럼 언니 몰래 몇 번 같이 나눠먹고 하기도 하지요..

6살에 32키로였으면 많이 통통(뚱뚱)한거죠?

그래서 집에서 조절을 시키려하지만

먹는걸 원체 좋아하는 애인데 먹는걸로 울게 만드려니

그게 안쉽더라구요..


##그리고 울 호야 커서 되고픈 사람은....

장래 희망은...

‘쓰레기차 운전하는 사람’ 이랍니다..

'운전기사'도 아니고 '운전하는 사람'...ㅎㅎ

아침에 일어나 밖에서 들리는 쓰레기 차의

방울소리(?맞나) 같은게 들리면 베란다로 달립니다.. (이건 5살무렵부터)

그리고 목 빼고 내다봅니다..

저도 울 호야 덕에 요즘 쓰레기 싣는 풍경을 몇번 보게 됐습니다.

차 짐 칸쪽에서 지게차처럼 앞날이 내려오면..

내려가 있던 아저씨들이 그걸 들어 그 날 위에 올립니다.

그러면 그 기계가 싣고 올려서 딱 털어내고 다시 빈통을 내리고

 아저씨들은 그걸 제자리에 두고 차에 훌쩍 타시곤 다른 동으로 이동하시더군요.

울 호야 그것보고... 반한 눈으로 자기는 언제나 한번 그걸 해보나 하는 선망의 눈길로 내려다봅니다.

자기도 운전 한번 해보고 그거 한번 들어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울 조카의 꿈은 쓰레기차 기사입니다.


요 근래에는 ‘주유소 기름 배달하는 사람’도 되고 싶답니다.

형부랑 잘 아시는 분이 작은 주유소를 하시는데

울 호야를 많이 귀여워하십니다. 울 호야도 항상 큰아빠하면서 잘 따라다니구요.

주유소 기름 배달을 그 큰아빠 분이 직접 하시는데

호야 그 차를 한번 타고 나면 집엘 안 가려고 합니다.

자기의 체질(비슷한 표현)은 기름 배달하는 거라고..

그래서 어린이집 안가는 일요일만 되면 아침부터

‘기름배달’하러 가야된다고 양말 꺼내 신고

엄마 깨우면서 옷 달라고 난리가 납니다.

오늘은 토욜인데 어제밤에 미리 전화해서

(큰아빠라면서 번호까지 외우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에 안가고 기름배달 갈꺼라고..같이 가자고..

그래서 지금 이 시간 울 호야는 그 큰아빠분이랑

현장에 기름 배달하러 다니는 중이랍니다.



작년엔 고속도로에서 옆에 지나가는 큰 추레라를 보고선...

또 넋을 잃더군요..

그리곤

'아~~~ 아빠 차도 저걸로 바꿨음 좋겠다~~~~'

'왜?  아빠도 좋은차 가지고 있잖아?'

(그땐 형부차가 벤츠였었죠..짐은 그냥 렌트카 )

'아 그래도 아빠 저렇게 큰차였음 좋겠다'라는

식으로 말하더군요..

(아직 언어전달력이 정확하지 않아서리..

대충 얘기하면 다 알아듣긴 하죠.ㅋ)

덩치가 큰 트럭이나 추레라 같은 크고

긴 차들만 보면 홀딱 반하고 맙니다.

그래서 자기가 크면 저런거 몰거랍니다.

 

다른 꼬마들의 꿈은 경찰, 의사, 등등 많기만 하더만..

울조카의 꿈은 조금 남다른것 같습니다.

(큰조카는 아주 어릴적에 커서 뭐 될거냐고 뭘어보니 '호랑이!' 라고 하긴했습니다만.)

##얼마전 2월엔 이사를 했습니다.

아파트 이름이 G.-자i였는데..(바로 적어도 되려나?~)

티비 광고에서 주유소 광고 하는거 보고

집으로 가는 길에 큰소리로

“이모야 우리집이다 G.-칼텍s 자i” 라고 외치더군요.ㅋ



##그제 저녁땐 언니랑 애들이랑 엄마 옷을 사러 갔습니다.

백화점으로 사러가긴 시간이 빠듯하고 해서

어디 갈까 하다가

‘요 앞 인디언 상설 매장 큰거 생겼던데 고기 갈까?’

하면서 그곳에 갔죠..

그 말을 들은 우리 작은 조카

 혼자서 인디언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더군요.

"한꼬마 두꼬마 세꼬마 인디언........열꼬마 인디언 북 “ (보이를 북이라고..ㅋ)

매장에 도착하니 매장 직원분이

-어머 둘이 형제에요? 너무 다르다..하하 홀쭉이와 뚱뚱이?^^

어쨌든 우린 옷을 고르고 있었고

조카는 자꾸 제 손을 잡아 끌면서 뭐라 뭐라 묻더라구요.

난 옷 고른다고 그냥 흘려 들었더만

매장 직원 아가씨한테 계속 뭐라뭐라 하면서 얘기하고 있더군요.

가보니...

‘아아아아(입을 치면서) 인디안 아저씨 어딨어요?’

‘아아아아 인디안 아저씨 어디 갔어요?’ 등등..

매장 직원이 한참 웃고 없다고 하자

저한테 하도 조르길래 집에 갔나보다 하고 다시 옷 고르고 있으니깐

혼자 소파에 앉아서 훌쩍 거리고 있더군요.

맛있는거 먹으러 가자며 달래서 데리고 나왔습니다.


7살이고 내년에 입학까지 하지만

말하는 투도 일부러 그러는건 아니지만

아직까진 너무 어린것 같아요..

형아는 많이 똑똑해서 학교가도 별로 걱정이 안됐었는데..

둘째 호야는 어린이집에서도 뚱뚱하다고 애들한테

스트레스를 받는 모양입니다.

하루는 집에와서

-엄마 나 임신했나?

하더랩니다.. 아무래도 암것도 모르는 꼬마들이 놀리던지 했겠죠..

요즘엔 언니가 신경을 많이 쓰고 있긴 한데..

애가 먹고 싶어하는걸 억지로 못먹게 하는것도 참 힘든일이죠.

모든 분들에게 조카들은 너무나도 사랑스런 존재이듯

저에게도  넘 사랑스런 울 조카들.

건강하고 씩씩하고 멋지게 자랐줬음 좋겠습니다.

긴글 읽으주셔서 감사하구요~~

주말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