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한테 맞았어요..

누나2007.07.01
조회1,885

답답한 마음에 조언을 구하고자

친구 아이디를 빌려.. 어렵게 글 올립니다...

 

집에 부모님이 계시지 않습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다툼이 많으셨고 결국 8년 전쯤 이혼 하셔서.. 따로 살고 계십니다.

저희랑 자주보진 못하고 서로 살기에 바빠 연락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남동생과 둘이 살고 있는데

저는 20대 중반의 여성이고 사정이 있어 직장을 그만두고 잠시 쉬다가 다시 일자리를 찾고 있구요

동생은 이제 20살이고 대학 진학을 했지만 지금은 군문제로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일을 해 돈을 벌때도 사정이 좋지만은 않았어요

그래서 늘 용돈같은걸 넉넉하게주지 못했는데

일을 그만두고 나서 좀 더 심하게 쥐어 짰습니다.

그게 늘 미안했어요..

친구들이랑 어울리는거 좋아하는 아이인데 늘 천원짜리 한두장밖에 쥐어주지 못했어요..

어린나이에 부모님 사랑 받지 못하고 부유하지 못하게 자란게 불쌍했지만

어쩔수 없었어요

 

하지만 정말 잘해줬습니다.

내동생 내가 잘해주는거 당연하지만...

난 비맞고 다니더라도 동생 우산은 꼭 챙겨주고..

동생이 밤에 아르바이트 하다가 춥다고 하면 외투도 버스를 3번씩 타면서 가져다 주고

끼니 놓치지 않게 먹이려고 정말 노력 많이 했어요

 

얼마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친구들이랑 술을먹고 늦은 새벽에 택시를 타고 들어왔습니다.

전 자고 있었는데 깨우더군요.. 술냄새가 진동을 했습니다...

택시비를 내달라는 거였습니다.

갑자기 화가났습니다..

 

제가 원래 잔소리가 심한 편이긴 합니다

하지만.. 여느 엄마들처럼 동생을 위해 그런거였어요..

 

안내줄수 없어 내준 후에 잔소리를 시작했습니다.

짜증을 내고 되려 화를 내고 그러더군요..

평소에도 그리 착한 녀석이 아니긴 했어요ㅡㅡ;

 

좀 심하게 잔소리를 하다 보니 언성이 높아졌어요

욕도 좀 했습니다..

저는 방으로 들어왔는데.. 곧 무슨 소리가 들리더군요

나가보니 화장실 유리를 깬거였어요...

손도 찢어 진거 같았습니다...

 

정말 놀랐어요.  술이 많이 취하긴 했지만..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싸우기 시작했어요.

얘도 화가났는지... 술기운인지... 이거서저것 날라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베란다 창문이 깨져 온 방안에 파편이 널부러지고..

가구들도 몇개 부서졌어요...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화나서 소리치는 저를 때리기 시작했어요.

정말 그때 일은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얼굴 등 다리.. 가리지 않고 때렸어요..

저도 막고 때리고 했지만.. 저보다 덩치가 2배는 되는 남자앤데....

이길수 없었어요... 정말 많이 맞았어요..

얼굴이랑 몸이랑 붓고 멍들고...

지금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다시 눈물이 나네요...........

 

그 상황에서도... 찢어져 피가 흐르는 동생의 손이 계속 신경 쓰이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누나를 때릴수가 있나요...

실수로 내려친 한대의 손찌검이 아니라.. 이건 폭행이었어요....

 

어디에 얘기도 할수 없었어요....

동생한테 맞았다는 것도 수치스럽고....

 

어떻게 그날 새벽이 지나갔는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파편치우고 피닦고 하면서...

파편에 발이 찔리진 않았을까 걱정이 되고.. 손도 걱정이 되더군요...

머리 한쪽에선 화가 엄청 나는데도 말이죠...

 

그날은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그런거라고 믿었어요. 

인정하고싶진 않지만.. 술때문에  미쳤었다고..

근데.. 좀 이상한건 나중에 정신차리고 나서도

미안해 하는 기색이나..반성하는 모습이 조금도 보이지 않는거예요..

그리고는 집을 나갔어요..

 

더 충격적인건.....

다음날인가 들어오더라구요...

집을 나가겠답니다.. 첨엔 조근조근 이야기 하려고 했어요.

그러다 다시 언성이 높아졌는데...

..................................................

또 때리는 겁니다....................

이번엔 맨정신이었는데도 말이죠.....

 

마침 옆집에 아주머니가 시끄러운 소리를 듣고 오셔서

동생을 말려주셨어요..

정말 죽고싶었습니다..

창피하고 내가 왜 얘한테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나...

얘가 미쳤나 싶기도 하고.....

 

이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이게 꿈이었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누나를 때릴수가 있나요.......

얼마나 애지중지 하면서 키웠는데......

여태 내가 뭘 위해 살았는지... 뭐때매 이렇게 늘 전전긍긍해 하면서 살았는지....

모든게 다 무너지고 사라지는거 같아요...

 

그냥 넘어가면 안되는거 맞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친구 말로는 신고를 하라네요...

근데 어떻게 그래요.....

 

처음에 한번이 어려운건데... 두번이나 그것도 친누나를 때렸으니

앞으로 사고만 치고다니면 어쩌나.. 걱정되네요...

집에 안들어올꺼라고 했는데...

그땐 저도 욱해서.. 들어오지 말라고 하긴 했지만...

진짜 안들어오면 어떻게하죠?

솔직히 지금은 저도 꼴도 보기 싫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나쁜일이긴 하지만.. 경험있으시거나 주변에서 지켜보신 분들의 조언 부탁드려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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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차리고 다시 들어와 보니..

정말 많은 응원의 글이 올라와 있네요....

막막하고 답답하던 가슴이 조금은 풀리는 듯해요~

여러 분들의 말씀대로.. 군대를 다녀오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번일을 그냥 넘기지도 않을 생각이구요...

투명인간?ㅎ 무시하는 방법도 써볼까 해요..

물론.. 집에 들어와야 시도해 보겠지만요..

 

부모님께도 조심스레 말씀 드렸어요..

그런데.. 후회되네요...

부모님은...이제 아무 힘도 없으신거 같아요...

그 모습을 미안해 하시는 걸 보니... 또 가슴이 아프네요..

저 혼자와 동생과의 싸움이 될꺼같아요.

 

답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려요..

정말 큰 힘이 되고있어요..

늘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