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첫 날부터 아주 시원하게 ~ 액땜했습니다.

액땜2007.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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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새벽이었죠.

 

 모처럼 일찍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서 이른 잠자리에 들었는데

 지난달에 방학을 맞아 지방에서 귀국(?)한 친구(여자)가 술이 잔뜩 취해가지고는

 비가 온다고 데리러 나오라고 지랄을 했습니다.

 

 자다가 받은 전화라 귀찮아 죽겠으면서도 전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나가려다가 보니 돈이 없는겁니다. 그래서 아버지 차를 몰래 끌고 나갔습니다.

 

 근데 약속장소에 도착해보니 친구가 없는겁니다. 전화 해보니까 인근 상가 화장실

 인데 토하고 있는중이라더군요. ㅡㅡ;

 

 그래서 차를 세우고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조수석 문이 덜컥 열리더니 왠 여자가

 술은 술대로 취해서 엄마, 아빠 없는 애처럼 우산도 없이 비 쫄딱 맞고, 완전히 젖어서

 차에 올라타는 겁니다. 그리고는 한마디

 

 "만수3단지요."

 

 ㅡㅡ;

 

 졸라 난감합니다. 평소 같았으면 '영업용 아닙니다 ~'하고 정중히 내리라고 하겠지만

 비도 오는데 내리라고 하기엔 좀 짠하고 ~ 그렇다고 누군지도 모르는 여자 차에 태우고

 있을수도 없고.

 

 그 때 나타난 저의 구세주. 제 친구 등장.

 

 친 구 : 얜 누구야?

   나   : 아 그러니까 주저리주저리 ~~~~~

 친 구 : 아 ~ 미친년이네 ~ 야!! 내려?! 여기가 니네 집 안방이야?

 

 아무튼 그렇게 해서 그 여자는 제 친구 손에 이끌려 차에서 하차 당하고, 그냥

 비오는 거리에 팽개쳐 놓기엔 좀 그래서 가까운 상가 건물 계단에 앉혀놓고 왔습니다.

 

 전 친구한테 무슨 기집애가 이 새벽에 술 쳐먹고 누구보러 나와라 들어가라 하냐면서

 티격태격 하는 와중에 갑자기 또 왠 미친놈이 운전석 옆 창문을 손바닥으로 팡 치는

 겁니다. 진짜 깜짝 놀랬죠.

 

 창문을 내리고 봤더니 이번엔 미친년 말고 왠 미친놈이

 

 "야 쟤 니가 저기다가 갖다놨냐?"

 

 순간 멍 ~

 

   나   : 누구세요?

미친놈 : 니는 누군데? 나 쟤 남자 친군데. 쟤 왜 니 차에서 내리냐??

  나    : 저는 저분 몰라요. 술 많이 드셔서 그런가 제 차에 갑자기 타시더라구요.

           그래서 영업용 아니라고 내리시라고 했는데 안내리길래 저기다 모셔다

           놓은거구요.

미친놈 : 야 내려봐. 내려보라고.

 

순간 직감했습니다. '또라이구나~ 어서 피하자'

 

급히 차를 몰아 골목을 빠져나가는데 정작 이 사건을 불러일으킨 당사자는 조수석에서

침까지 흘리며 쳐 자고 있더군요. 그 미친놈이 옆에서 그 시끄럽게 소리를 질러가며

떠드는 와중에도 잠이 들었더군요.

 

집 앞에 데려다 놓고, 가방 챙겨서 들여보내려는데 순간 억울한 생각이 들어서 가방에

있는 지갑에서 2만원을 꺼내서 주머니에 쑤셔 넣으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월의 첫날인데 왠지 조짐이 좋지가 않습니다. 그냥 액땜이려니 생각하고 넘어가야죠.

 

잘 계획들 하셔서 성공적인 7월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