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그냥... 예수님 말씀만 쫓으면 안되나요..

무신론자가될테닷2007.07.03
조회9,897

전 말하자면 모태신앙이었습니다.

부모님이 모두 기독교셔서 어렸을 땐 저도 당연히 교회에 다녔죠.

열심히 나오면 성가대 시켜준다고 하고, 교회에서 친구들 만나는 것도 재밌고, 해서-

사실 재미로 다녔지 별로 신앙심이 깊고 그런 편은 아니어서,

중고등학교 다니면서는 거의 안 나가게 되었지요.

 

그리고 대학에 들어와서 엄마의 절절한 권유로 (사실은 반 협박? ㅋ)

다시 종종 교회에 나가게 되었는데,

어렸을 땐 느끼지 못했던 다소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더군요.

 

청년부로 처음 나가는거라 어른들과 같이 본당에서 설교를 들었는데,

열심히 하나님 말씀 전하시던 설교 도중에,

갑자기 공산당 얘기를 하시고- 빨갱이들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멸절시켜야 한다느니-

하시는겁니다.

처음에는 북한에선 종교를 인정하지 않으니까 싫어하나부다.. 싶었는데-

날이 갈 수록 정치성 발언이 도를 넘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한 공산정권은 우리가 절대 무릎꿇지 말아야할 하나님의 영원한 대적이라는 반공에서부터,

어떤어떤 정치인이 참 신앙심이 깊고 좋더라, 선거에서 잘 되게 해주자..

는 특정후보 지지발언까지..

 

전 제 인생에서 종교라는건, (일단 열심히 믿는것도 아니지만... 아.. 찔린다..)

속세에서 받는 아픔을 치료하는 곳이라고 생각해왔고,

먼가 그래도 성스럽고 깨끗하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정치와는 무관하리라 생각해왔는데,

그건 어린시절 철모르고 교회에 다녔던 제 착각이었습니다.

심지어 목사님이 언급한 그 정치인, 원래 찍으리라 마음먹었던 사람임에도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린시절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던 교회에 대한 알 수 없는 배신감..

 

그 이후로 전 엄마와 말다툼을 하고 밥을 못 먹을지언정 교회는 가지 않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한기총에서 아예 특정후보들 낙선운동을 한다고 하더군요.

그 이유는 그 후보들이 사학법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상식적으로 교회와 사학법이 대체 무슨 관련이 있어서 그럴까요?

 

아마 수많은 미션스쿨과 신학대학들을 종교인들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자기네들 이익에 어긋나는 일을 하니까...

 

전, 낙선운동.. 유권자의 입장에서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종교인들이, 것도 종교와 무관한 이유로 낙선운동을 해야하는 이유가 뭘까요?

그 정치인들이 기독교를 무시하거나 비방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라면 납득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추앙자들이 자신을 왕으로 추대하려고 하자 산으로 도피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그러한 행동이 사랑과 자비의 복음을 전파하고 인류를 구원하고자하는 종교의 특성상 세속적인 이해관계, 정치적 행동과는 분리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수많은 목사님들은,

많은 신자들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전파한다는 목사님들은,

예수님의 행적을 쫓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목사님들이 여전히 수많은 신자들에게 복음을 전한답시고 설교를 하고 있다니..

아주 잠시나마 그 사람들의 말씀을 하나님의 전언이라 생각하고 기도하고 공감했던 저 자신이 비참해지는 순간입니다.

 

종교는, 그야말로 세상에서 아픔을 받은 사람들이 정신적인 위로와 안정을 얻기 위해 가는 마지막 안식처의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종교인들의 정치적 발언과 정치적 행동에 크나큰 배신감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