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살만 더 어리고 싶다.

서른여섯아줌마2003.06.02
조회919

세살만 더 어리고 싶다.

왜 아줌마들은 취업자리도 마땅치 않고, 급여는 자꾸 작아지는가?

 

27에 결혼하면서 과감히 직장생활을 때려치웠다.

살림을 잘 할 자신있고, 남편이 적은 월급을 받아도 아껴 쓸 자신만만함이 있었다.

역시 난 살림을 잘 살았다.

수입이 넉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지금 생각하니 남편의 월급이 그때 참 적었다.

10년전인데, 75만원쯤이었으니....

그래도 난 적다고 생각지 않았다. 고생해서 번돈인데...

아껴쓰는건 자신있었으니까.

내가 아껴쓰는건 주위사람들에게 다 소문이 나서 아마 내가 큰 돈을 모은줄 오해하는 사람도 많다.

사실 아끼려고 아낀게 아니고 쓸 돈이 없으니 허리띠를 졸라맷을 뿐인대...

 

어, 이야기가 다른데도 가는군.

그렇게 아끼고 살아도 형편이 나아지지 않았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도 간간이 하면서 살림에 보탰다.

그리고 결국 아르바이트 두달하러 나왔다가 관리자의 눈에 들어 벌써 2년 5개월째 일을 하고 있다.

이건 나의 업무능력과 많은 관련이 있다. 눈치가 빠르니 업무처리가 원활해진다.  직장을 다닐때건 아르바이트를 할때건 나의 업무능력은 항상 돋보였다.(내 자랑처럼 들리더라도 죄송)

 

이 일은 근무시간이 정확하고, 업무특성상 자유시간을 가질수도 있고,  책임질 일이 없어서 좋다.

근데 문제는 이일이 급여가 적고, 고정되어 있으며, 퇴직금이나 후생시설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맞벌이의 일로는 참좋다.

그러나 올해들어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고 쉬고 있어 내가 생활비를 벌어야할 형편이어서 직장을 옮기려고 맘먹었다.

노동부에도 들러보고, 구인도 열심히 훑어본다.

서른여섯의 나이에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게 쉽지 않을거라는 건 알았지만, 세살만 젊고 싶다.

그러면 더 여유를 가지고 직장을 구해보련만.

 

그리고 한가지 문제가 더 있다.

급여가 적은 이 직장도 오래 다니다보니 업무협조를 하는 쪽에서 나를 자꾸 붙잡는다.

사실 업무협조하는 쪽은 정직원인데, 나이도 훨씬 많고 업무능력도 저조해서 내가 거의 그의 일까지 처리해주는 형편이었다. 그리고 그 쪽에서 나의 계약기간을 몇번이나 연장해주는 편리도 봐 주었고...

2년이상 같이 일해왔으니 인간적 친분도 쌓여서 뿌리치기 힘들다.

남편이 벌이가 없다는걸 모르니까 이정도 급여로 수월하게 다니는 게 더 좋단 얘기다.

난 힘들어도 급여가 더 많은 곳으로 옮겨야 하는데...

세살만더 어리고 싶다.

 

그래서 오늘부터는 퇴근후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힘들겠다. 그래도 아이 학원비가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