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우..... 비슷한 분들을 이 자리에서 만나게 되는군요.

Orthogonality2007.07.05
조회156

전 아마 초등학교 중학년 때 부터 그런 대접을 받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제 기억을 너무 많이 잃어버린 것일 수도 있겠군요.

전 어린 시절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얻어맞은 기억 빼고는요.

 

공부는 그냥 적절하게 잘했어요. 매 시험마다 대개 전교에서 1~3등에 들었으니까요.

그러나 제게는 그렇게 본 시험에서 한 문제 틀렸다고

바닥 닦다 만 걸레짝으로 얼굴을 후려맞던 기억밖에 없군요.

 

아버지는 항상 바쁘셔서 신경을 써 주시지 못하고......

어머니는 절대 술을 안 하셨지만 다혈질이었죠. 항상 맨정신이었습니다.

(전 3살 때부터 계속 후려맞은 기억밖에 없습니다.)

 

글쎄요. 그 사람은 항상 벌을 정해 놓고 그 규칙을 스스로 어기던 사람이었습니다.

자기의 화를 못 이겨서 말이죠.... 그래서 굴러다니면서 맞은 기억밖에 없습니다.

 

제 주변 사람들 모두를 황당하게 했던 일이

중1 2학기 기말을 전교 5등 했다는 죄목으로 한 50대 넘게 맞고 세 달간 방에서 근신했었죠...

이런 건에 대해서 가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누구나 어이없다는 반응밖에 안 나오더군요.

 

그래도 살아야지요. 말 그대로 살아남기 위해서(맞지 않기 위해서) 공부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일은 2학년 말에 터졌지만요. 수행평가에서 밀려서 한 번 더 전교 5등을 먹은 겁니다.

그날 부녀회에서 새벽 3시에 들어와서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내 위신이 뭐냐. 그러고도 네가 내 아들이냐? 앞으로 내 아들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그리고 아침 6시에 학교가기 전에 같은 레퍼토리 3회 반복.

 

글쎄요. 그것 때문에 며칠간을 학교에서 계속 울었던 것 같네요.

차라리 이 따위로 살 바에야 어미없는 자식이 낫죠....

그때부터 더욱 심한 강박증, 공포증, 우울증 등에 시달린 것으로 기억됩니다.

(외상후 스트레스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앓아왔습니다. 받아쓰기 90점 맞았다고 한 30대 맞은 기억부터 시작해서요....허허허;;;)

전 지금 집을 완벽히 등졌지만, 제 동생만은 저를 이해합니다. 그때 그 말을 깨어나서 들었거든요.

 

급기야 3학년 2학기 중간고사를 망친 후에 행동이 거의 행동장애 수준까지 갔나 봅니다.

최초로 아버지가 나서서 절 막았습니다.

그리고 전 그동안 쌓인 내신 성적을 이용해서 기숙사 고등학교로 갔습니다.

거의 80% 정도는 도피성이었죠....

 

뭐 이런 가정에서 자라서 대인관계가 원만했을까요.

폐쇄된 고등학교에서 심하게 고생했습니다. 그래도 집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항상 들었지요......

집에 가면 거의 컴퓨터만 했습니다. 가족과의 대화가 싫었던 거죠.

 

전 항상 자연과학을 공부하기를 원했고, 이과로 진학했습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수능 모의고사가 전국 최상위권을 달렸다는 것 하나뿐....

덕분에 저는 고3 이 끝난 후 S 대와 P 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고,

일부러 집에서 먼, 그리고 전교생 기숙사를 지원하는 P 대를 선택했지요.

 

아버지가 고3 초에 사기를 당하셨을 때, 저와 어머니가 격렬하게 싸웠죠....

그 사람은 자신의 과오를 절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부모한테 이럴 수 있냐는 반응뿐...

(웃음밖에 안 나오죠. 자기가 저를 아들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한 일은 까맣게 잊은 듯합니다)

 

그렇게 대학에 진학했지만.... 주변에서 잘 살아가는 친구들을 보며 제가 느껴야 했던 것은

내가 공부를 도대체 왜 했어야 하는 것인가 하는 느낌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계속 철학을, 정신의학을 읽으면서 제 행동들의 근원을 파악해 들어갔을 때

많은 것이 분명하게 다가왔죠. 결국 전 그 해에 우울증을 이기지 못해 자살시도를 했고, 실패했죠.

 

링게르를 꽂고 병상에 누워서 그 '부모님'을 마지막으로 보았습니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았던 그 어머니라는 사람.

특별하게 살고 싶지 않았냐고 물어보더라구요. 저로서는 핑계로밖에 들리지 않았습니다.

항상 자신의 기를 이기지 못해 자신이 한 약속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륜을 포기하는 사람에게

무엇을 더 바란단 말입니까.

 

그 이후로 전 집과 연락을 완전히 끊었습니다.

아버지로부터 날아온 편지는 읽지 않고 산산히 찢어서 버렸습니다.

어찌 보면 가슴아프죠. 죄도 없는 아버지이신데. 하지만 그 악몽의 공간을 탈출하고 싶었습니다.

부모 중 어느 한 쪽과만 대화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니까요....

 

지금은 열심히 대학에 다니고 있습니다.

등록금은 모두 장학금으로 충당하며, 생활비는 과외 같은 것으로 충당합니다.

절대 집에 가지 않아도 되는 학교이기에....

하지만, 그 때 얻어 버린 수많은 정신 질환들은 지금도 치료되지 않는군요.

 

전 아직도 공부하는 이유를 모르면서도 조건반사적으로 공부합니다.

아직도 병적으로 다치는 것을 무서워하고 있죠. 계속되는 우울증에 시달리는 바람에

이번학기 끝난 상태에서는 신체 건강도 정상이 아니더군요.

 

그래도 집을 버린 지금, 우울증은 다소 완화된 느낌입니다.

동생이랑은 아직도 연락합니다. 집에서 유일하게 저를 이해하는 사람이었으니까요.

 

(그 고1인 동생이 오늘 국어 시험을 망쳤다는 사실이 제 가슴을 또 철렁하게 만드는군요......

  전 집을 완전히 떠난 지 거의 1년 가까이 된 지금도.... 악몽을 꿉니다. 중학교 시절의 그 일로요)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들에게 분노하지 않기 위해서 정말 많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기초적인 가치관 자체에 반하는 행동을 한 사람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을까요.

제가 원래 부모란 자식을 자신의 명예의 대상으로 여겨야 한다고 제 가치관을 수정할 수 있을까요.

이해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분노만을 낳을 뿐이었지요......

 

아무래도 평생 동안 용서할 수 없을 모양입니다.

이미 전 그 참을 수 없는 분노로 친척들도 모두 버렸습니다......후우.....

 

 

아참, 그래도 부모라는 말씀 하실 분들께 한마디만 더 하고 싶네요....

부모가 자신을 있게 한 존재이기 때문에 부모를 공경해야 한다고 하죠...

반대로 부모를 증오하게 되는 존재는 극심한 자기혐오에 빠지게 된답니다.

즉, 절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