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로 간 친구이자 가수인 그 녀석을 추억하며...

초록물고기2007.07.09
조회814

안녕하세요.

이 글은 더이상 우리에게 감미로운 노래를 들려 줄 수 없는

소중한 친구이자, 가수인 황승호(레이킹)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부디 많은 분들이 제 친구의 노래를 기억해 주기를 바라면서 글을 씁니다.

 

이 녀석과의 처음 만남은 고등학교 1학년 때였습니다.

저도 꽤나 노래를 한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장기자랑 시간에 그녀석 친구들은 "승호요~ 승호요~"라고

연이어 불러댔고, 그녀석은 앞으로 나갔습니다.

여태까지 노래를 좀 한다는 녀석들도 그렇게 제맘에는

와닿지 않고 있던 때여서  그냥 겉멋에 노래하는 애겠지...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노래를 듣는순간... 오... 잘한다... 정말 잘한다..

그때의 감동이 10년이 지나도 생각이 납니다.

우락부락한 모습은 정말 노래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는데

덩치와는 다르게, 김종국이나 조관우? 같은 필의 감미로운 목소리..

그런 목소리였습니다.

 

그후로 친구들이 같이 가요제에 나가보라고 추천하기도 하고..

혼자보단 듀엣이 나을 것 같은 생각에 용기를 내어 말을 걸었습니다.

"야.. 너 노래 잘하더라.. 있잖아 너 학교 가요제 나갈꺼니??"

"글쎄....." 그 녀석은 그냥 좀.. 어색하게 웃었고..

나는 다시.. "우리 같이 안나갈래???"

그랬더니 그 녀석이 한 말...

" 글쎄.. 내가 워낙 키가 높은 편이라 나랑 맞는 목소리가 없던데"...

나를 조금 무시하는 말 같아서 기분이 상했습니다.

그래도 다시 용기를 내어, "우선 듀엣곡으로 한번 맞춰보자.. 무슨 노래 알아?"

라고 하니 그때 부터 친구들이 옆에서

듀엣곡 가사들을 칠판에 적어가며, 듀엣을 부추겼고...

다행히 음색이 비슷해 흡족해 하며, 가요제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이별이야기였다가 그대안의 블루로 대상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멋진 듀엣을 할 수 있어서 하늘에 감사했습니다.

그 이후에 백화점 노래자랑도 내맘대로 같이 신청해 참여도 했었고

그렇게.. 그 녀석이랑은.. 노래로 인연이 되어.. 친구이자...

선생님이자 동경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가수가 꿈이었던 나에게는 넘을 수 없는 산이 너무나 많았기에

그냥 꿈인채로 맘속에 담아두었지만.. 그 녀석은...

실력도 좋았지만... 꿈을 이루려고 수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졸업 후에도 간간히 연락하고 또 만나고.. 근황을 들으면서...

잘 되길을 빌었고.... 그러다 디지탈 앨범 소식과 레이킹이라는

이름이 생겼다는 소식에 정말 마음으로 기뻐했습니다... 정말 잘 됐다고..

싸이에 음악있다고 반 강제적으로 협박해 음악을 구매하라 하고,

내 친구라고 자랑했었는데........

 

어느날 오토바이 사고 소식과.. 1주일째 의식이 없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그 후 얼마 지나.. 깨어났다고 해서... 얼마나 기뻤는지...

그리고 너랑 통화하면서... 그래 다행이구나.. 이젠 괜찮구나 안도했는데....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니 .... 그 녀석이 죽었답니다...

그 녀석이 죽었다고 전화기를 통해서

제 친구의 목소리가 그렇게 말해주더군요...

장난하냐고 그랬습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였으니까요...

근데 흐느끼는 그 친구의 목소리가 진실임을 알려줬고...

전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더군요...

 

제가 그 녀석을 마지막으로 본건.. 2005년.. 11월쯤..

남자친구와 헤어져 힘들다고 술에 취해 연락하고 술한잔하자고

연락했던 그때.. 먼곳에서 와서.. 동네까지 데려다주고...

감자탕을 마지막으로 사준게... 그 녀석과의 마지막 만남이었답니다

그리고는 서로 바쁜 나날들로 계속 엇갈리면서..영정 속의 사진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소주도 잘 못마시는 제가.. 술이 쓰지도 달지도 아무맛도 없이

물처럼 몇잔을 계속 마시고.. 그렇게 그렇게 주량을 넘겨가면서

먹고.. 끝끝내는... 통곡했습니다.. 한번만 보여달라...

믿을수 없어서.. 부르고 또 부르고.. 그 녀석의 부모님도 있는데

형도 있는데... 바보처럼.. .그 사람들 맘이 더 아플텐데 말이죠...

노래들이 그 녀석이 남긴 마지막 노래입니다...

그래서 정말 소중하고 정말 소중한 노래입니다...

친구로 인연이 되어서.. 그 녀석의 노래를.. 목소리를 좋아하게

되었고.. 또.. 동경하게 되었답니다....

이제는 없지만.. 그래도 노래만은 영원하겠죠???

또.. 제 기억속에는 항상 영원히 남아있을겁니다.................

승호야... 잘가라... 난 솔직히 아직도 안 믿어....

그냥 멀리 이사갔다고 아니.. 이민갔다고 여기고 살련다...

그래도 잘가란 말은 해야겠지???

잘가고.. 보고싶을꺼다.. 그럴땐 가끔 니 노래 들으면서

지낼꺼니까.. 가끔 너도 내 생각이 나면...

내 꿈속에 나타나서 하고픈 말.. 못나누었던 얘기 있음...

꿈에서라도 술한잔하며 만나자... 잘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