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어처구니 없는 싸움

나원참2003.06.04
조회3,477

정말 어처구니 없는 싸움우리는 밤에 한잔씩 곧잘 한다.

어제도 우린 동키치킨 한마리 튀기가 기분 좋게 상을 차렸다.

우린 주로 맥주를 마시는데 돈 쓰느니 있는 술 마시자고 기냥 산사춘을 꺼내왔다. 몇일전 홈플러스에서 네병이나 끼워서 파격적으로 팔길래 사 둔 거였다.

처음엔 딱 한병만 마실 생각이었다. 근데 우리 하늘 술도 그만 마실줄을 모른다.

내가 모르는게 아닌데도 매번 속는다. 어제도 속았다.

정말 어처구니 없는 싸움한병 정말 어처구니 없는 싸움정말 어처구니 없는 싸움두병....정말 어처구니 없는 싸움정말 어처구니 없는 싸움정말 어처구니 없는 싸움정말 어처구니 없는 싸움 네병이나 마셨다. 그것도 혼자서. 난 솔직히 술이 싫다.

뒷날 후유증이 너무 심해서 한번씩 고생하고 나면 전혀 못마신다.

어제도 한잔 부어놓고 하늘 네병 다 마시는 동안 한잔으로 마무리했는데....

사건이 시작되었다. 술되면 나오는 표정 딱 짓더니만 어제는 갑작스레 드라마 이야기를 한다.

'아내' 염정아, 김희애, 유동근 나오는 드라마 아마 많이 알거다.

갑자기 우리가 그 입장이 되면 어떻게 할까? 나는 이런 질문 딱 질색이다.

나는 우리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는 재수없는 생각도 하기가 싫다. 게다가 전남편이냐 뒤에 남편이냐...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그래서 "넌 어떻게 할건데?" 난 두여자 다 못버릴거 같애. 세명 같이 살아야지.

이게 말이 되나? 무슨 조선시대도 아니고 남편 하나에 부인이 둘이 어떻게 같이 사노?

잔정이 많아서 사랑을 준 여자는 못버리겠다나? 조강지처를 못버리니 같이 사는 수밖에 없단다.

나원참 기가 맥혀서.정말 어처구니 없는 싸움

솔직히 이말 듣고 기분이 묘하게 나빴지만 어서 이 기분 나쁜 대화가 끝나기를 바랬다.

"니는 어짤낀데?" 저 집요함 뭐라고 대답은 하긴 해야겄는데 솔직히 한 7년동안 기억상실 되가 다른 남자 만나서 정키우고 살다가 옛날 남편 떡하니 나타나면 그 당사자 마음은 오죽 괴롭겠냐고!!!

에고 모르겠다. "나는 애 있는 남편 쪽으로 갈란다." 단순히 내 말은 전남편인 니한테 올낑께 걱정마라는 뜻이었는데 술된 남자가 곧이 받아들이기가 어렵당정말 어처구니 없는 싸움

나중에 생각 났는데~~정말 어처구니 없는 싸움정말 어처구니 없는 싸움정말 어처구니 없는 싸움우린 애를 안낳기로 했던 것이었다.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방으로 가버린다정말 어처구니 없는 싸움

거봐라 내가 그런거 물어보지 말라했다이가?????!!!!!

"알겠다. 그럼 자식 낳고 정 붙인 놈하고 잘 먹고 잘 살아라~~~!!!"

정말 어처구니 없는 싸움히히 가방 싸고 나가까? 정말 어처구니 없는 싸움그럼 저 고집불통이 나를 잡을리가 엄따.

뒤따라 가서 침대에서 고마 껴안고 날 죽이라 하고 있을 수밖에ㅠㅠ

누워서 어깨에 팔을 얹히니까 "치아라"한다. 에고 민망해.

그래도 계속 그랬다. 고마 배째라.

갑자기 나를 살피더만 잠든척 하고 있으니까 살금살금 나간다.

이 인간 필시 괴로운척 함시롱 술마시러 간다고 또 으름장을 놓을 판이다.

다시는 저 인간하고 술잔을 기울이는 날 나는 고마 칵 죽어버릴끼다.

잽싸게 뒤따라 나왔다. 지 지갑 내 가방에 있는 줄 알고 쥐처럼 내 가방 뒤적이다 민망해 한다.

현관문 열고 나가는거 배째라 하면서 나도 따라 나선다. 춥다. 반바지에 나시 입고 있는데 오늘 따라 왜이래 춥노...

"어데 갈라고? 애 하나 낳아서 그놈한테 갈라꼬?" 미치겄네.

다시 방안으로 들어가더니 "좋아, 니 자면 내가 나가지뭐" 한다.

나는 절대 안잘끼다. 어딜 가나 따라갈거다. 내가 바보가? 오늘 이래 놔두면 절대 안된다.

누워서 또 어깨에 손을 얹으니까 손 대면 나간단다. 그럼 치아야지.

다소곳이 누워서 새벽에야 잠들었다.

아침에 인생 다 산 사람처럼 주섬주섬 옷입고 고양이 강아지 똥치우고 밥주고 대문을 나섰다.

출근해서 있으니까 문자가 와 있다. "니 진짜 내 놔두고 다른 놈하고 애낳고 살기가?" ㅋㅋ

대꾸도 안했다. 회사로 전화가 온다. "니 진짜 내 놔두고 다른 놈한테 갈기가?"  "아니"

"그럼 어젠 왜 그렇게 대답했노?" "니가 오해할 줄 몰랐다"

"그래? 그럼 딴놈 한테 안갈기제?" "어"

"알겠다. 그럼 나중에 보자" "끊어라"

풀렸다. 어찌나 어린애 같은지.... 미워서 꿀물도 안타주고 그냥 왔는데 지가 좀 타묵으면 좋으련만정말 어처구니 없는 싸움

이렇게 끝났다. 이젠 이런 유치한 싸움 좀 그만하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