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신랑(2탄) - 노처녀 스노보드타고 시집가다.-

태풍엄마2003.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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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탄-

팔목이 부러진 울언니는 당장 직장과 시댁에서 난리가 났다.

비서실에 근무하는 언니에게 오른쪽팔 깁스는 거의 치명적이라 할수 있으니까.

시댁에는 버스에서 내리다 미끄러져 팔목이 부러졌다고 했단다.

그랬더니 언니 시어머니는 당장 형부에게 자가용 사주라고 야단을 치셨고,

사골국에 보약까지 지어오셨다. 다 몸이 허약해서 넘어지는거라고.....ㅎㅎㅎㅎ

언니는 왼손으로 잘도 사골국에 밥을 말아서 냠냠 먹고있는 꼴이 꼭 얌생이 같았다.

 

언니가 다친이후로 그 선배는 종종 언니에게 전화를 해서 안부를 묻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들은 밥도 같이먹고, 맥주도 같이 마시곤 했다.

울 언니가 다친건 좀 안됐지만, 어쨌건 다친 바람에 나만 신이 났다.

 

그런데, 이친구를 점점 볼수록, 새록새록 드는 정(情)은 흑심(?)을 품은 노처녀의 그런게

아니라 정말로 친동생을 아끼고 챙기는 그런 누나의 감정이 드는거다.

물론 꼬박꼬박 날더러 "누나"라고 부르는 그 사람탓도 있었겠지만, 네살이나 어린 상큼한

청년을 가로채버리기엔 나의 양심은 아직 너무 맑고 깨끗했다.

도시스런 외모와는 정 반대로, 소박하고 털털하고 무엇보다 맘이 무지 착한 그 친구에게

또래의 예쁜 여자친구가 생기기를 진짜루 바랬다.

마침, 여자후배 있으면 소개시켜 달라는 그 친구말에 나는 내가 아주 아끼고 좋아하는

여자후배 노 모양을  소개시켜 주고야 마는 상황이 벌어졌다.

참고로 말하면 나는 정말이지 나이많이 먹은 내자신을 탓하며, 진심으로 그친구랑 내후배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매일밤을 소주병을 부여잡고 기도했다.어린신랑(2탄) -  노처녀 스노보드타고 시집가다.-

 

두사람의 미팅이 있던날,

눈치없는 공익후배가 따라간다고 떼를 쓴다. 원래 바람잡이가 있어야 더 잘되는 법이라고.

여차여차해서 그 공익후배까지 네명이 만나는 자리.

젤로 좋은것들로 골라  입었는지 둘다 삐까뻔쩍하게 꾸미고들 나왔다.

근데, 공익후배는 왜 남의 미팅자리에 배용준 바람머리를 하고 나온걸까?

어딜가나 저런 주책바가지들은 꼭 하나씩 있게 마련인가보다.

술이 한두잔씩 오가면서 분위기 업되고, 그 분위기 고스란히 우리는 클럽으로 향했다.

무슨클럽?  나이트클럽.

그곳에서 나는 내 나이를 망각한채로, 수치심마져 잊은체 그 어린것들이랑 새벽 먼동이

틀때까지 땐서 킴의 스텝부터 철지난  회오리춤까지 선보이며 미친듯이 춤을 춘것이다.

 

담날 아침 어깨, 허리 몸 성한데가 없었다.

아픈건 둘째치고, 아니  나이 서른둘이면 물좋은 클럽엔 입장도 안되는 마당에,  가만히

앉아서 술이나 먹을껄  어쩌자고 스테이지를 누비며 망측한 행동을 하였을까 하는 자괴감에

몹시 괴로워하고 있는데.......때르릉~ 때르릉~ 

 

후배 노 모양 : 언니!  나야.

나 :  그래. 어제 잘들어갔지? 그친구 어때? 괜찮치?

후배 노 모양 : 언니야. 나 언니한테 할말이 있는데........

                     우리 어제부터 사귀기로 했어.

나 : 그래? 잘됐다. 정말로...... 잘 사귀어봐.

후배 노 모양 : 근데, 언니  그 사람말구....... 공익이랑 사귀기로 했어. 그 공익 딱 내타입이야.

                      언니, 고마워. 연락할께.     - 딸깍-

헉!  뭬야? 그친구랑 소개시켜 줬더니 공익녀석이랑 간밤에 나이트서 눈이맞아 사귀기로 했다구?

참고로 그친구랑 후배 노 모양 : 28살 동갑,  공익후배놈 : 26살

 

아~ 이를 어쩐다. 좋은일 하려다가 괜한사람 맘만 상하게 한건 아닌지 걱정이 앞섰다.

미안한 맘에 쥐죽은듯 조용히 지내고 있는 어느날.....  전화가 왔다.

 

그친구 -  누나. 나예요. 오늘 머해요?

나 -(할일도 개뿔도 없으면서) 오늘? 글쎄~~~ 뭐 할일이 있었는데......근데 왜?

그친구 -  일없으면 나랑 보드타러 갈래요?

나 - 둘이? (이게 왠 땡이냐? 땡중에서도 장땡이구만.....ㅎㅎㅎ) 둘이가면 재미 없자나......

그친구 - 그냥 둘이 가요. 할말도 있구......

나 - (헉!) 할말?   할말이 뭘까? 궁금하네.

그친구 - 끝나고 사무실로 데릴러 가께요. 이따봐요.

 

그날저녁 스키장  -  유난히도 하얀눈이 조명아래 반짝였던것 같다. 아니 내 눈이 빤짝인건가?

그친구 - 누나. 노 모양이랑 공익후배랑(사생활 보호차원에서 실명은 밝히지 않음) 만난대요.

              알죠?

나 - 어...............어떻하냐? 너 속상하지?

그친구 - 뭐가 속상해요?  난 누나가 있잖아요. 나 여자친구 생길때까지 누나가 여자친구

             해줘요. 네?

나 - (화들짝 얼굴이 벌개져서는) 내가? ......어......그럼 그러던가............ 너 여자친구 나중에

       도 안생기면 내가 계속 해주께.   부끄부끄

그친구 - 그건 됬구요. 생길때 까지만 해줘요.

나 - @@ 헉!

 

그해 겨울, 우리는 날마다 보드를 타면서 데이트를 했다.

팔목이 부러진 울 언니는 깁스를 푸는날로 또 스키장엘 따라왔다.

정말로 "스포츠는 살아있다."를 몸으로 보여주는 아줌마다.

우리는 깜깜한밤 시원한 공기를 가르며 눈위를 날으며 한껏 사랑을 키워갔고,

올해 4월에 드디어 결혼을 했다.

 

작년 11월에 첨 만나 올 4월에 결혼을 그것도 네살이나 연하인 신랑이랑 했으니,

노처녀라고 노심초사 걱정하시던 울 부모님께는 실로 큰 기쁨이요, 자랑이 아닐수

없는 우리 집안의 경사였던 것이다.

나에게 멋진 신랑과 사랑을 안겨준 스노우보드와 스키장에 감사하며,

멋진 사랑을 꿈꾸는 분들  올겨울 스키장으로 오세요.

 

감사합니다.

다음은 3탄 : 어린신랑 - 전원일기 주인공되다.

재미 없으면 안올릴께요. 정말루....